학교생활은 ‘별로’, 가족관계는 ‘좋아’...코로나19가 바꾼 청소년 일상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코로나19로 가득했던 지난해, 청소년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개학이 미뤄지다가, 학교에 갈 수 없게 되고, 급기야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청소년들의 삶을 이전에 없었던 방식으로 바꿔놓았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는 21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0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만 9~24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시행됐고, 총 7170명의 청소년이 면접을 통해 조사에 응답했다.
◆ 학교와 멀어진 학생들...“가족관계는 긍정적”
코로나19로 청소년들은 어떤 변화를 느꼈을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변화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학교생활’(부정적 48.4%, 긍정적 11.4%)이나 ‘사회에 대한 신뢰’(부정적 43.7%, 긍정적 8.3%), ‘진로 및 취업에 대한 전망’(부정적 41.6%, 긍정적 7.0%)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다만 ‘가족관계’(긍정적 22.1%, 부정적 9.6%)는 좋아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실제로 ‘저녁식사’ ‘여가활동’ 등 부모와의 활동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와 매일 30분 이상 대화하는 비율도 76.2%로 늘었으나, 아버지와 30분 이상 대화하는 비율은 40.6%로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는 청소년의 생활방식도 바꿔놓았다. 지난해 청소년의 신체활동은 일주일 평균 2.1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대비 1.7시간 감소한 수준이다. 일주일간 야외에서 신체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비율도 60.9%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평소 주중 수면시간은 약 8시간 20분으로 과거보다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원격수업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결혼은 선택’ ‘아이 필수 아냐’...달라진 사회 인식
그렇다면 달라진 일상 속에서 청소년들은 어떤 가치관을 주로 갖고 있을까.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하는 청소년은 전체의 39.1% 수준이었다. 이는 이전 조사(2017년 51.0%)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비율이다.
‘결혼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60.3%로, 2017년(46.1%) 대비 크게 증가했다.
우리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라는 응답이 62.8%, ‘공정한 사회’라는 응답이 47.6%를 차지했다.
청소년들이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자신의 능력’(37.8%)이 가장 우선이었다. ‘자신의 적성’(16.8%)이나 ‘경제적 수입’(6.8%)을 기준으로 꼽은 비율은 2017년과 비교해 줄어들었다.
만 13~24세 청소년 중 일하는 청소년의 직업은 서비스직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임금 근로자 중 71.6%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업무 수행 중에 손님으로부터 폭언,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응답도 15.2%에 달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향후 계획은?
여성가족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청소년의 역량을 높이고 전인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가부가 주목하는 부분은 ‘디지털 프로그램’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비대면 활동이 확대되고, 기술 진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의 ‘디지털 체험관’을 통해 모험 활동을 VR 콘텐츠로 개발해 보급하는 등, 청소년 친화적 체험 프로그램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청소년들이 역량을 키우고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과 진로 체험 기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가부는 청소년수련시설을 활용해 청소년들의 사회 진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모의면접이나 컨설팅, 교육 등 사회적 경제활동 거점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서는 직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일이룸학교’ ‘청소년 비즈쿨’ 등을 통해 다양한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근로청소년의 권익 보호를 위해 온·오프라인 상담과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청소년근로보호센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부당처우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전망이다.
여가부는 가족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청소년의 성장과 정서 안정에 가족은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여가부는 지역 기반의 가족센터를 운영하는 등 가족 형태와 구성원의 생애 주기에 맞는 가족상담, 교육,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지역 중심 돌봄 체계를 정착해 나갈 계획이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응해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고, 청소년들이 미래지향적 잠재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이 꿈과 역량을 키우고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