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어린이집 원장, 복지부 감사 앞두고 투신 사망

창원 아파트 가정어린이집 운영...전수조사에 심적부담 어린이집단체 “쥐꼬리 지원해 주고 감사라니?” 분통

2018-10-28     김복만 기자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경남 창원의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이 보건복지부의 감사를 앞두고 투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가정어린이집 원장들은 10명 안팎의 원아를 받아 운영하는 작은 어린이집조차도 감사대상으로 선정하는 등 무리한 감사방침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며 분노하고 있다.

창원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40분쯤 창원시 의창구 한 아파트에서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정모(49·여) 원장이 어린이집이 있는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정 원장은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최근 감사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중 가족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남기고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했다.

정 원장은 최근 유치원과 어린이집 비리 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가족들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장은 자신의 주거지인 아파트 1층에서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었다.

정 원장은 투신하기 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을 잘 키워줘서 고맙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정 원장이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사대상이라는 통보를 받고 힘들어 했다는 유족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어린이집의

경상남도가 복지부로부터 통보받은 지도점검 대상 어린이집은 3000여곳 중 261곳으로, 정 원장이 운영하는 가정어린이집도 포함돼 있었다.

복지부는 지난 22일 “내년 상반기까지 전체 어린이집을 조사하고, 그와 별도로 부정 수급이 의심스러운 어린이집 2000여 곳을 골라 12월 중순까지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어린이집 단체들은 정 원장의 투신 사망과 관련해 “세금 많이 들어가는 국공립어린이집이나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영유아 몇명이 있는 곳이 무슨 감사할 것이 있느냐”면서 무리한 감사방침이 가정어린이집 원장의 투신자살을 불러왔다고 분노했다.

이들은 “보육료 모두 들어와도 일반 회사의 직원 월급 한 명분도 안되는 돈으로 운영하는 곳에 무슨 감사할 것이 있다고 감사를 하느냐”면서 “아이들 급간식비로 하루 1745원 쓰라고 하고 급간식대도 보육료에서 주라고 하면서 감사할 게 있느냐”고 반발했다.

이들은 또 “영유아 한 명이 있든 몇명이 있든 백명 있는 어린이집과 똑같이 서류는 해야 하고, 150 종류가 넘는 서류와 감사에 치여 병을 얻은 원장들이 많다”며 열악한 가정어린이집의 현실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