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논단] 김종필 소장 “어린이집 8시간 보육 법제화 필요”

2016-04-27     정재민

보육의 질 개선을 위한 어린이집 운영 및 지원체계 개편 요구
보육업계 “맞춤형 보육사업 실시 연기해야 한다” 강력 주장

[베이비타임즈=정재민 기자] 정부가 7월 1일부터 이른바 ‘맞춤형 보육정책’을 실시키로 한 가운데 전국 4만3,000개 어린이집을 대변하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등 보육기관들은 충분한 시범사업 후에 시행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맞춤형 보육제도는
학부모에 대한 지원체계와 어린이집의 운영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것으로, 정부와 학부모, 어린이집 운영자와의 소통 및 협의과정이 필요함에도 사전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어총은 영아, 학부모, 교사가 모두 행복한 영아보육 정책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도 적절한 영아반 보육비용의 산출, 영아반 보육교사의 처우개선 등 보육현장 운영 정상화를 위한 맞춤형 보육제도 재편성 및 표준보육시간(8시간)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종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은 4월27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300여명의 어린이집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육현장 운영 정상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맞춤형 보육제도 재편성 및 표준보육시간(8시간) 법제화’ 방안을 발표했다.

 


다음은 발표문 요지.

◇ ‘양적 성장 불구 신뢰할만한 어린이집 부족’ 인식
=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지 20여년 만에 어린이집 이용 영유아는 약 25배, 최근 10년간 보육예산은 약 10배가량 증가 등 그간 우리나라의 보육은 양적 성장을 보여 왔지만 아직 학부모는 일선 어린이집에 대해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은 부족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세상’을 보육비전으로 선포하고 영유아중심, 국가책임제 보육, 신뢰구축이라는 3대 보육정책전략과 부모의 비용부담 완화, 수요자 맞춤 지원, 어린이집 질제고 및 균형배치, 보육교직원의 전문성 제고, 전달체계의 효율화, 보육사업 지원체계 구축 이라는 6대 과제의 추진을 통하여 보육의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육정책은 준비되지 않은 무상보육의 전면 실시로 현재까지 보육예산의 85%이상이 보육료 지원 등 영유아와 부모의 비용부담 경감을 위해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수요자 편향주의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보육정책은 보육의 수요자 중심이라는 명분과 국민에게 보육체감도를 높이고자 하는 정치적인 동기 등으로 보육의 주체를 철저하게 외면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또한 수요자 중심의 예산정책과 아울러 어린이집에 대한 규제정책으로 인하여 보육예산은 계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어린이집 수는 급격히 줄어 들고 있다. 지난해에만 가정어린이집은 1,244개소가 폐원했다.

◇ 정부, 맞춤형 보육사업 7월1일 시행
= 정부는 보육정책의 질적 성숙을 유도하고 부모 및 어린이집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7월1일부터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보육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맞춤형보육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으나 주로 보육서비스 대상자의 욕구나 환경에 기반하여 대상자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보육정책의 질적 성숙을 유도하고 부모 및 어린이집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보육정책 추진은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0-2세의 가구 특성, 선택에 따라 어린이집을 종일형(12H), 맞춤형(6H, 8H)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보육료의 현실화 및 보육교사 근무환경 개선 등을 통한 보육서비스 질 제고를 유도해야 한다.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를 잘 양육할 수 있도록 양육정보 제공, 시간제보육 및 일시 보육 확대, 적정 양육수당 지원 등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 맞춤형 보육 시범사업에서 부모의 90% 종일형 선택 = 맞춤형 보육을 3개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함으로써 부모 만족도 및 시설운영방식 변화 등 정책 효과성 분석했다.

시범사업의 결과를 보면 부모의 90%이상이 종일형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평의 경우 전체 750명 중 10명만 반일형을 선택하고 740명은 종일형 선택했다.

맞춤형을 선택하는 경우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나 월 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혜택을 주고, 종일형을 선택할 경우 전일제 보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할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해 신청절차를 까다롭게 했는데도 학부모는 대부 분 종일형을 선택했다.

서귀포의 경우 종일형 선택이유를 물었을 때 “다자녀 가정이어서”가 50.8%로 가장 많았고, “맞벌이인 경우”가 37.9%였다. 이밖에 한부모가정·조손가정·임신·취업 준비 등을 이유로 내세운 부모가 11.2%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일형 신청자가 많았던 이유는 보육의 과잉수요가 아니라 사회적 양육지원이라는 보육의 가치와 역할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 보육현장 “어린이집 운영자와 소통 필요”
= 맞춤형 보육사업은 학부모에 대한 지원체계와 어린이집의 운영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것으로 정부와 학부모, 어린이집 운영자와의 소통과 협의과정이 필요하다고 보육현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시범사업 중간결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학부모와 어린이집 운영자 등과의 사전 논의가 부족했던 맞춤형 보육사업은 학부모의 외면과 운영자의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맞춤형보육은 보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영유아와 보육교직원의 욕구와 바람에 맞춘 것이 아니라 돈과 시간에 대한 맞춤에 그친다는 반응이다.

특히
전업맘과 워킹맘의 갈등을 조장하고, 전업맘과 워킹맘을 구분하는 기준이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해 워킹맘, 시간제 근무자에 대한 역차별적 요소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간제 근무자, 자영업자 등은 근로증빙이 어려워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육아부담이 가중
될 우려도 있다.

대부분의 학부모
는 기존의 보육체계를 종일형과 맞춤형으로 구분하더라도 이용시간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맞춤형의 경우 기존과 이용시간에는 차이가 없는데 단가가 내려가면 보육의 질적 수준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 보육업계 “맞춤형 보육사업 실시 연기해야” 주장 =
보육업계는 보육료가 현실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맞춤형, 반일형 아동이 많은 어린이집은 운영난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면서 맞춤형 보육사업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의 운영난은 보육의 질적 저하로 이어져 결국 영유아가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종일반 이용제한을 받지 않는 3~5세 유아와 비교할 때 전업맘 영아에 대해 종일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맞춤형 보육 시범사업 기간 중에 예산안을 맞춤형 보육사업기준을 토대로 편성한 것은 절차상 문제
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따라서 지난해 실시한 절차상 시범사업과 별도로
정책의 효과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범사업의 실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보육수요 내지
어린이집 이용률은 각 월별로 변동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으므로 연간 보육수요 및 소요예산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간 시범사업을 거치는 것 이 적절하다고 강조한다. 최소한 맞춤형보육사업의 실시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표준보육시간 8시간 법제화 필요하다” = 보육업계는 종일형을 12시간으로 설계한 것은 현재 12시간 운영에 따른 문제인식 결여의 결과로, 유치원 운영시간과 근로기준법상 1일 8시간 근무원칙, 낮은 보육료 등을 고려하여 어린이집의 경우에도 종일형 8시간 운영을 원칙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운영시간과 보육시간을 분명하게 구분하여 보육체계는 유치원의 경우와 동일하게 보육(교육)시간을 중심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맞춤형을 6~7시간으로 하고, 보육료를 20% 감액한 것은 어린이집 운영현실과 보육과정에 비추어 볼 때 부당
하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보육료가 현실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맞춤형 보육을 받고 오후 3시30분에 하원하는 영유아의 경우 종일형 영유아와 동일한 정도의 보육서비스, 특별활동, 급간식을 이용하게 되므로 보육료를 감액해서도 아니되며 또한 감액요인도 없다는 것이다.

종일반 이용제한을 받지 않는 3~5세 유아와 비교할 때, 전업맘 영아에 대해 종일반 이용을 제한하는 것 역시 형평성 침해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보육료와 급여수준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맞춤형, 반일형 교사는 근무시간에 연동해 급여가 낮아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는 종일형반과 맞춤형반을 별도 편성하지 못하고 종일형 교사가 맞춤형 영유아를 동일반에서 통합하여 보육하게 되므로 교사의 업무량 역시 증가
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
영유아반 보육료 현실화 절실 = 정부는 종일형(12시간)을 기준으로 6% 인상하되 맞춤형(8시간)의 경우 현행 보육료에서 20% 감액해 편성했다.

하지만 서민가구의 보육료 부담경감을 명분으로 한 지난 수년간 보육료 동결정책으로 인해 일선 어린이집의 운영환경과 보육교직원의 처우수준은 매우 열악한 상태이며, 이는 직접적인 보육의 질 저하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책임 하에 안심보육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영유아와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고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보육료 현실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종일형을 기준으로 2011년 이후 물가상승률, 최저임금인상률(2015년 ↑7.1%, 2016년 ↑8.1%), 최저생계비인상률(2015년 ↑2.3%)과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비용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여 최소 16.3% 이상 인상해야 한다.

맞춤형 보육을 이용하는 영유아의 보육료를 감액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맞춤형 보육단가는 최소한 2015년 보육료 기준선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