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선에'인물난'고심
총리인선에'인물난'고심
  • 박경래
  • 승인 2015.05.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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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박경래 기자]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고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후임자 인선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이 다소 길어지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이 전 총리의 사표가 수리된 이후 14일 현재까지 총리 공백상태가 18일이나 이어지며 국정운영에 대한 차질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결심은 아직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에서 돌아온 뒤 건강문제로 일주일간 공식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는 도중에도 인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무진의 보고를 받으며 후보군들의 선택에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통령의 업무복귀를 계기로 총리 후보자 인선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도 아무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박 대통령이 고심 중에 있다고만 전할 뿐 후보군이나 인선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청와대는 지난해 정홍원 전 총리의 후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후보군을 축적하고 인사검증도 실시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대통령의 결정만 남은 상태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럼에도 자신이 여당 대표로 있을때 추진했던 인사검증 시스템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질 못하고 어느 때보다 엄격해진 국민의 눈높이로 인한 인물난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임 총리 및 후보자들이 역사관, 전관예우, 자녀 병역의혹 등 다양한 이유로 낙마하면서 후임자가 갖춰야 할 자격조건들이 하나둘 쌓여 인물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금품수수 의혹으로 불명예 중도 퇴진한 와중이어서 어느때보다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박 대통령이 '털어도 먼지 안날 사람'을 찾고 있는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도 "신임 총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보다 청렴성과 도덕성이다"며 "이 전 총리 사태가 이같은 덕목에 최우선을 두도록 하고 있는 것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현재의 상황에서 인사청문회 부담이 큰 점도 대통령에게는 심각한 고민거리다.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문제로 여야 관계가 대치하면서 야당의 검증 칼날이 매서워질 것으로 한층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박 대통령이 정치·사회개혁을 제대로 실천할 정책능력까지 겸비한 인물을 찾느라 시간을 더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인물들이 내부 검증에서 걸러지거나 검증은 통과했지만 청문회에서 입을 상처를 우려해 본인이 고사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핵심인사는 총리후보와 관련, 상대적으로 '논란'소지가 적은 법조계 인사발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법조인들이 대체로 자기관리에 철저한 성향이라는 점과 대통령이 선호해온 직업군이라는 측면에서 이 같이 분석하는 측면도 있다.

한편에서는 지상에서 여론검증을 하면 생각하지도 않은 엉뚱한 인물을 골라온 지금까지의 전례에 비추어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내부에서는 '신상털기식'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논리는 이얼령 비얼령에 지나지 않는다 하겠다.

다만 청문회제도의 개선 문제가 자칫 핑계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기가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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