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정서발달, 학교폭력·왕따 만들어”
“잘못된 정서발달, 학교폭력·왕따 만들어”
  • 김아름
  • 승인 2013.01.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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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아이 한명 한명에게 집중하는 보육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아기를 잘 관리해 건강한 아이로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도 중요해지고 있다.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신아동발달상담연구센터 이경숙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한신아동발달상담연구센터 이경숙 센터장

 

“요즘 엄마들은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해요, 그래서 우리 아기가 다른 아이와 조금만 다른 행동을 하면 바로 상담센터에 와요.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인다고 하는데, 민감한 게 아니에요.
 ‘내가 잘 키우고 있는 건가’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스스로 드는 거에요. 출산 전 양육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문이 생기는 거죠”

이경숙 센터장은 경험한 적 없는 양육으로 엄마들의 육아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반응과 발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미래에 아이들이 잘 지낼 수 있을까’ ‘내가 잘 키우고 있는 걸까’ 등 아이 반응을 지나치게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육아스트레스, 아빠 역할 중요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 10명 중 5명은 아이발달이 아닌 엄마의 ‘육아스트레스’ 때문에 와요. 아이를 키우는 일은 힘들어요. 하지만 엄마들은 부정적인 영향에 항상 노출돼있어요”

아이는 엄마와 관계를 맺고,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만약 엄마가 육아스트레스 때문에 우울감, 불안감으로 아이에게 집중하지 못한다면, 아이는 연령에 알맞은 반응을 갖지 못하게 된다.

엄마의 육아스트레스는 전업주부와 직장맘, 동일하게 받는다. 전업주부는 집안에서 아이만 키우는 것에 대한 고립감과 외로움으로, 직장맘은 직업에 대한 안정성과 양육에 대한 두려움 등 이중적인 스트레스를 겪는다.

“아빠들의 역할도 중요해요. 흔히 ‘집안에서 애 하나 키우는 게 뭐가 힘들어’ ‘집에만 있는데 아이도 안보고 뭐 했어’ 등 엄마의 자존감을 낮추는 이야기를 해요. 이런 말은 엄마에게 양육을 제대로 못한다는 죄책감, 무력감을 심어줘요. 힘든 육아, 스트레스, 무력감, 불안감은 엄마들의 스트레스를 3배 이상 가중시켜요”

이 센터장은 육아스트레스에 있어서 아빠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힘든 엄마들에게 아빠는 정신적인 버팀목이 돼야 하는 것. 양육으로 힘든 엄마에게 아빠는 ‘유치원에 가면 편안해진다’ ‘많이 힘들지 조금만 더 노력하자’ ‘내가 많이 노력할게’ 등 엄마를 위로해줘야 한다. 양육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완화시켜줘야 한다.

아이 정신건강, 부모 역할 중요

▲ 한신아동발달상담연구센터 이경숙 센터장

 

“그 외 5명은 사회성, 언어 발달 등 다소 느린 아이들이 와요. 이때는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부모교육을 진행해요. 집에서 어떤 스케줄을 보낼지 의논·조언하고, 아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요. 아이와의 상호작용은 엄마와 아기의 친밀감을 생성하기 때문이에요. 또 좋은 상호작용은 아이 정서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요”

이 센터장은 아기가 성장하면서 인지, 신체발달보다 정서, 감정발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기에게 울고 웃는 일(정서)은 자신 욕구표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정서발달이 잘 되지 않으면, 지금 당장은 아무 문제가 없어도 아기가 자라고 청소년기가 되면 문제가 발생해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 학교폭력도 아기 때 애착형성이 잘못 돼 정서적 문제가 생긴 거라고 할 수 있어요”

정서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과 애착이다. 아기 옆에서 부모가 욕구를 충복시키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어 아기에게 안정감을 준다. 또 빠른 욕구충족은 아기에게 애착을 형서애착형성은 아이 정서발달이나 성격을 만드는데 좋은 영향을 끼친다.

결국 마음이 건강한 아기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 키우는 것이다. 엄마는 아기와 잦은 스킨십, 빠른 욕구충족으로 안정감을 주고, 아빠는 엄마의 양육스트레스를 완화시켜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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