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환의 건강강좌①] 임산부의 알레르기 비염과 대처법
[안영환의 건강강좌①] 임산부의 알레르기 비염과 대처법
  • 지성용
  • 승인 2015.03.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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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영환 한림대학교 내과 전문의

 


임신과 출산은 가정에 기쁨이며 크나큰 축복이다. 하지만 임신 후 산모에게는 많은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며 기저 질병의 악화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번 시간에는 흔하고 불편하지만 태중 아기에 대한 염려로 치료를 미루는 질병 중 하나인 임산부 알레르기 비염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임신 시에는 비강점막이 충혈되는데 이전에 알레르기 비염이 없던 사람 중에도 20-30%가량은 코막힘과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가지는 임신성 비염이 발생하게 된다. 임신성 비염은 대부분 출산후 2-4주가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게 되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임산부 알레르기비염은 앞에서 언급한 임신성 비염과는 다르게 임신 전 알레르기 비염을 가지고 있던 환자에서 병발되는 경우가 많고 출산 후에도 완화되지 않으며 임신 중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서 증상에 따라 치료가 필요하다.

임신 중에는 혹시 태아에게 문제가 될까 하는 걱정에 치료가 꺼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산모의 알레르기 비염 자체가 태아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도 악화된 비염증상으로 인한 코골이나 저산소증이 산모의 혈압을 높이고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등의 스트레스 상황을 초래하여 장기적으로는 태아에게 이롭지 않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능한 유용한 치료인 생활습관 교정부터 임신 시 안전한 약물치료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좋은 치료는 회피요법으로 즉, 알레르기비염에 원인이 되는 물질을 피하는 것이다. 이전에 병원에서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 받고 원인 물질을 알고 있다면 임신 기간 중 노출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써서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전에 병원을 방문하지 못하였거나 원인 물질을 모르는 경우는 병원을 방문하여 원인 물질에 대한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 할 수 있다.

기본적인 병력청취부터 피부반응검사, 혈액검사까지 다양한 검사법이 있다. 알레르기 검사에서 많이 시행되는 피부 반응 검사는 임산부 및 태아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임산부의 피부 여러 곳을 바늘로 찌르는 검사를 하는 것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이기에 피부반응 검사를 무리하게 진행하기 보다는 보통 혈액검사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혈액검사와 병력청취만 가지고 원인 물질을 모두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검사의 제한성에 더하여 여러 가지 이유로 출산 후나 수유가 끝날 때까지 검사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이 원인 물질에 대한 판단이 힘든 경우는 일상 생활에서 알레르기 유발환경 교정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카페트나 인형 등의 페브릭 제품을 집안에서 치우는 것이 좋으며 침구류 등은 뜨거운 물로 세탁하는 것이 좋다. 청소기 사용시 헤파필터를 사용하고 환기를 자주하여 미세먼지 및 집먼지 진득이를 제거해주고 깨끗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가습기나 환기를 통한 50% 내외의 적절한 습도유지도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교정과 원인 물질에 대한 회피에도 증상이 악화 될 때는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그 첫 번째 방법으로 생리식염수 세척술이 있다. 세척 방법은 양쪽 콧구멍에 생리식염수를 각각 200cc씩 넣어 세척하는 것으로 하루 1-2회 실시한다.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고개를 약간 숙인 상태에서 식염수 분사 시에 입으로 "아" 하고 소리를 내면서 반대쪽 코로 흐르도록 하는 방법이 추천된다.

시중에 다양한 제품이 있으며 식염수와 분사기 모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유의할 점은 분사기내 세균 증식 등에 의한 이차감염의 발생을 막기 위해 적어도 2-3주에 한번은 분사기를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이러한 식염수 세척은 비점막에 지저분한 분비물 제거와 점막의 수분유지에 도움이 되어 비염 증상의 완화뿐만 아니라 감기 및 축농증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투여 방법만 숙지한다면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치료이다.

두 번째 방법은 먹는 약물 치료이다. 콧물과 재채기가 심할 때 복용할 수 있으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기약들이 이에 속하는데 주요성분으로는 비충혈제거제와 항히스타민제가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임신 중 감기약은 조심해서 복용해야 하며 특히 임신초기 14주까지는 가능한 약물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비충혈제거제는 임신초기에는 금기이며 임신 중기 이후에는 증상에 따라 사용 가능하다.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 항히스타민 보다는 2세대 이상의 항히스타민 제제가 추천되며 세트리진, 로라타딘등의 약물이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먹는 스테로이드의 사용도 증상이 심하다면 고려해 볼 수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스프레이 약물치료이다. 스프레이 성분과 종류에는 크로몰린소디움, 페닐에프린, 스테로이드 스프레이가 있는데 앞의 두 성분의 약물보다는 스테로이드 제제가 여러 가지 면에서 추천되는 약물이다.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먹는 스테로이드 제제와 비교하여 전신적 부작용이 적지만 효과가 충분하며 특히 코 막힘 증상의 완화에 효과가 좋은 약물이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스프레이 제제가 임산부에 대하여 안전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며 부데소나이드 성분의 스테로이드 제제는 임산부 천식 환자에서도 쓰이고 있으며 해외 여러 연구와 논문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어 있어 임신 중에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써 투여 가능하다.

투약 방법은 하루 1-2회 양쪽 코에 스프레이 제제를 분무하는 것이며 스프레이 방향은 코의 바깥 벽을 향하게 한다. 증상에 호전여부에 따라 투약 횟수를 조절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면역치료가 있는데 임신 중에 면역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것은 추천되지 않지만 이전부터 면역 치료를 받던 환자라면 임신 중에라도 스케줄대로 투약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임산부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는 다방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며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증상이 발생하면 가능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단계에 따라 치료 받기를 권유하며 위에 임신시 비교적

안전한 약물들을 소개 하였으니 치료 시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 안영환 한림대학교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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