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재우 삼동소년촌 원장
[인터뷰] 현재우 삼동소년촌 원장
  • 맹성규
  • 승인 2015.02.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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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우 삼동소년촌 원장

 


엄마가 키울 수 없어 맡겨진 남아 70명의 보금자리 '삼동소년촌'

[베이비타임즈=맹성규 기자]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가 아기를 놓고 갈 수 있도록 생명을 살리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곳이 베이비 박스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 교회 ‘베이비박스’.

이곳에 버려진 아기들은 교회 측이 한 달쯤 보호하면서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그 이후 구청과 협의해 입양처를 찾아보고, 입양처가 없으면 서울시 아동복지센터로 옮긴다. 아동복지센터는 아기들을 보호하다 시내 32개 보육원 중 자리가 빈 곳에 보낸다.

따라서 베이비타임즈는 32개 보육원 중 한 곳인 삼동소년촌 현재우 원장을 만나 베이비박스 아이들이 어떤 지원을 통해 잘 자라고 있는지 들어봤다.
▲ 삼동소년촌 전경

 

- 삼동소년촌은 어떤 곳인가

한국전쟁 이후 1953년 7월 정식으로 시설인가를 받고 남자 아이들만이 생활하는 도시(마을)란 뜻인 ‘삼동소년촌(BOY'S TOWN)'으로 이름을 지었다. 정원 70명에 현재 70명의 남자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베이비 박스 출신 아이들의 경우에는 올해 3년차로 만 3살 미만의 영유아들이 17명 양육 받고 있다. 월이나 연 평균으로 아이들이 입소하지 않고, 결원이 생기면 입소한다. 그래서 보통 고등학교 졸업 이후 자립퇴소하면 그 인원만큼 충원이 된다. 중도에 가정이 회복이 돼서 원가정복귀 귀가하는 경우도 있다.

-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삼동소년촌으로 들어오는지?

서울 관악구에 접수가 되면 서울시립 아동복지센터를 통해 접수가 된다. 그 이후 시립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설에 결원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배치되는 시스템이다.

-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가장 먼저하는 일은 건강검진을 받고 정식호적을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 가명이랑 의료보호수급을 위한 임시번호가 부여되는데 보통 가명이 정식이름으로 간다. 그 이후 호적을 얻기 전 취적절차가 있다. 취적허가를 받기 위해서 가정법원에 성·본 창설 허가를 청구한다. 그리고 가정법원에서 허가심판서를 받은 다음에는 이를 첨부해 취적허가를 신청한다. 이 과정을 통해 허가가 나면 취적허가 결정문을 갖고 시(구)·읍·면장에게 1개월 이내에 취적신고를 하면 호적을 받을 수 있다. 진행절차 기간은 빠르면 한 달 정도 걸리고 호적이 부여되고 나면 대한민국 일원으로서 아이들의 일생이 시작된다.

- 정부의 어떤 제도적 지원을 통해 양육되고 있는지?

정부의 제도적 지원은 생계수당과 육아 양육수당이 있다. 생계수당은 일인당 월 20만 4,903원 받고 있다. 양육수당은 0~12개월까지 20만원, 24개월까지 15만원, 36개월 10만원을 받고 37개월부터는 지원되지 않는다. 그래서 외부 단체의 후원이 없으면 분유 급식도 하기 힘든 현실이다. 

- 아이들이 몇 세까지 양육을 받고 일정한 나이가 되면 어디로 가게 되는지?

고3 (만 18세) 졸업할 때까지는 양육이 의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만 3세부터 18세까지는 유치원(어린이집)과 초, 중, 고등학교 등 공교육은 물론 특기적 성교육과 정서교육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또 대학(전문대 포함)에 합격한 아이들은 생활 연장이 가능하다. 만약, 아이가 스스로 자립하기 힘든 지적 상태나 신체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24세까지 연장 수용이 가능하다. 그 이후부턴 홀로 서기다. 

 

- 만약 입양을 보낼 경우에는 어떤 절차를 받는지?

우리는 입양면허가 없다. 그리고 여기서 양육 받고 있는 아이들은 남자아이이기 입양을 원하는 가정이 없다. 유교적인 배경을 중요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남자아이들의 혈연과 가문을 이어가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한 예로 입양을 할 때 까다로운 집안은 아이의 유전자가 우수한지 살피기 위해 아이의 혈액형, 원부모의 학력까지 따지면서 입양하는 경우도 있다.

-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첫 번째는 의료보험이 안 되는 의료비용 지출이다. 아이가 정상적으로 취적하기 전까지는 3차병원(세브란스, 서울대학교, 삼성 서울병원 등) 의료보호를 받을 수가 없다. 여기서 양육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의료보호증이 나오는데 기본수가(응급상황, 질병일 경우)안에선 무료지만 기본수가를 넘으면 금액이 발생하는데 상당히 고가의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MRI, CT촬영 등 의료보험이 안되는 의료비지출 부담이 크다. 고3아이가 갑상선이 의심돼서 MRI를 찍었는데 97만원이 들었다.

두 번째는 인력부족 문제다. 법적으로 사회복지사들이 1인당 2인을 양육하게 돼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5명을 두 명이서 24시간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또 영아들이 야간에 응급상황이 발생해 간병하러 가게 가면, 한사람이 7-8명을 돌봐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세 번째는 환경개선이다. 양육을 하기 위해서는 먹이고, 재우고, 입히는 것 뿐 아니라 아이들 정서를 위해서 환경개선이 필요한데 그 비용지원이 안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유아전용 침대 등 아기정서에 적합한 물품 등이다. 주로 후원자에 의존하거나 거의 포기한 상황이다.

-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고개도 잘 못 가누었던 아이들이 첫 말문이 틔었을 때와 잘 자라줘서 돌잔치를 했을 때 뿌듯하다. 또 비장애(선천적 요도 기형, 수술을 요하는 탈장) 아이들도 오는데 큰 수술을 통해  완치되었을 때다. 또 명절만 되면 여기서 양육 받았던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해서 오는 경우다.

- 향후계획은?

양육 환경개선이다. 아기들이 살기 편한 방 꾸미기를 하고 싶다. 각 발달 시기에 맞게 올바른 돌봄을 제공함으로써 자립퇴소 할 때 까지 양육하고 싶다. 그래서 아이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자기 재능을 맘껏 발휘 하면서 꿈을 펼치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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