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칼럼] 우리 아기의 겨울나기
[김성희칼럼] 우리 아기의 겨울나기
  • 온라인팀
  • 승인 2015.02.2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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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습도·피부 습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

긴 겨울이 지나가는 듯하더니 다시 한파가 찾아왔다. 아직은 심술꾸러기 겨울이 쉽게 우리 곁을 물러서지 않을 듯하다.

올해는 유난히 건조하고 기온의 변화가 심한데 이 역시 추운 겨울 만큼 우리 아이들에게는 여러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20여년간을 두 남자 아이를 키우며 소아과를 운영해온 경험으로 볼 때 겨울 진료실에서 가장 오래가고 진료하기 힘든 병은 코와 피부질환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린 아기에게 약을 오랫동안 먹이는 것이 많이 걱정이 되기도 하고 또 방치하면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염려가 되기도 한다.

코감기는 적절한 환경관리가 절실히 필요한 질환 가운데 하나다. 실내온도를 22~24도, 습도는 50~60%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내온도가 유지되더라도 위아래 온도 차가 크다면 바람이 많이 들어오는 곳을 차단해서 방 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습도 유지는 젖은 빨래나 적절한 가습기 사용 등을 통해 유지하면 된다. 가습기는 보통 좀 높은 곳에 두고 가습의 방향도 위로 하시는 것이 좋다.

아기와 같은 위치나 근접한 곳에 두면 가습의 찬 공기로 아기의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다. 가습기 청소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주방세제로 해주고 햇볕에 건조시키면 좋다.

가습기의 물은 끓여서 식힌 다음 사용하면 가습기 사용으로 인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건조·기온변화가 아이들에게 여러 질환 유발

감기가 들었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아기 목욕이다. 젖은 상태는 아이의 체온을 앗아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고, 또 그냥 두자니 위생 문제로 감기를 악화시킬 수 있어 조심스럽다.

아기를 목욕시킬 때는 목욕 전에 목욕탕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실내 히터를 목욕 전 10분 정도 가동시키거나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은 후 문을 닫고 그 물이 목욕 시킬 정도의 온도로 식은 다음 사용하면 된다. 목욕 후 먼저 아기의 머리를 말려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진료실에 볼이 발간 상태로 심할 때는 진물이 나 많이 안쓰러운 모습으로 오는 아기들이 많은데 이런 증상은 겨울철 건조함과 침, 이유식 등이 자극이 되어 많이 발생한다. 실내 습도와 피부 습도(보습)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아기에 많이 발생하는 자극성 피부염 특히 볼 주위는 이물질이 묻었을 때 물 티슈가 아닌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 닦아주고 가볍게 두드리듯 마른 수건으로 건조시킨 후 바로 보습을 해 주어야 한다. 겨울철에는 좀 더 보습 효과가 뛰어난 크림 타입이 좋다.

특히 피부의 지질층인 세레마이드가 파괴되면 건강한 피부를 잃게 되므로 세레마이드 성분이 함유된 보습제 사용을 권하고 싶다.

많이 건조한 곳은 수시로 보습을 해야 하며 각질층이 생긴 곳은 로숀과 오일을 6:4 정도 섞은 후 사용하시면 도움이 된다.

피부염은 청결을 유지하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목욕시 사용하는 비누가 피부의 건조함을 앗아가기도 하지만 약해진 피부의 감염은 더 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약산성인 피부 PH 와 유사한 비누 거품을 이용해 자극없이 부드럽게 맛사지 하듯 씻어 주는 게 좋다. 거품으로 세정효과는 높이고 자극은 줄일 수 있다.

미지근한 물로 헹군 다음 가볍게 닦아 주고 3분 내로 보습을 충분히 해주면 된다. 목욕은 2~3일 한 번 정도 해주면 된다.

또한 기저귀 발진이 생기면 아이들이 보채는데 가렵고 쓰린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울음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기저귀를 손가락 두 개 정도가 들어갈 정도로 좀 더 느슨하게 채우고 바꿔 줄 때 통풍을 좀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편하게 슈트를 입히는 경우가 많은데 온도를 높이고 통풍이 안돼 기저귀 발진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진료하면서 제일 마음 아프게 하는 것이 치료시기를 놓쳐 피부염이 많이 심해져 오는 경우다.

보습과 환경으로 모든 것이 관리되지는 않는다. 피부 연고제 사용에 대한 ‘괴담 같은 부풀리기’에 현혹돼 초기에 연고제 사용을 하지 않을 경우 치료시기를 놓쳐 좀 더 강한 치료제와 시간, 고통을 동반하는 사례도 많다.

적절한 피부연고제의 강도와 시기를 잘 저울질해 사용한다면 큰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의사와 상담을 통해 적절하게 사용하면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없이 아기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김성희 소아과전문의(김성희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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