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협박·치료의사 고발 등 보험금 안주려는 ‘꼼수’
[베이비타임즈=허경태기자] 동양생명, H보험 등 보험사들이 입원 환자들을 협박해 치료 중단을 유도하는 등 육체적·정신적으로 심약한 환자들을 상대로 심각한 ‘갑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찾아가 지급받은 보험금을 환수 당할 수 있거나, 과잉치료 및 보험사기로 형사 고소될 수 있으니 다른 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받으라고 압박하는 등 환자들의 진료 및 치료 권리를 심각하게 위협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험사들이 환자들을 협박해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거나 적게 지급하려고 ‘꼼수’를 부린 것이다.
보험사의 손해사정인이나 심사 및 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환자들에게 보험금 지급 명목으로 조기 퇴원을 유도하거나 ‘보험금 환수’ 발언 등 치료를 방해하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
24일 남양주우리병원(원장 신형철)에 따르면 지난 8월 동양생명 심사팀 이모씨는 우리병원 입원환자 김모씨를 상대로 “병원장이 6개월 내에 구속된다” “다른 병원에서 진단을 받으면 인정해준다” 등 수차에 걸쳐 환자의 치료를 방해하고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유는 우리병원의 의사가 다른 병원에서는 나오지 않을 진단명으로 진단을 과다하게 해 보험사로 하여금 보험금을 지급하게 했다는 것이다.
보험사 직원들의 보험계약 해지 요구 및 보험금 지급 거부에 화가 난 환자 김씨는 홧김에 보험을 해약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TCD 및 MRI, 경동맥 초음파, 동맥경직도 등의 검사를 통한 근거에 의거해 의사의 양심을 걸고 진단을 내린 것이지 절대 허위 진단이나 과다 진단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병원 측은 지난 9월 초 동양생명 직원 이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에 이르렀으며, 이씨는 지난 12월2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벌금 30만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보험사 직원들이 환자들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우리병원은 입원환자들이 퇴원하는 등 지역 병원으로서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의 환자와 병원을 상대로 한 협박과 회유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지난해 H손보 조사실장 윤모씨는 우리병원 환자 정모씨를 상대로 병원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으며, 모 기관에서 수사 중에 있다는 등의 말로 다른 병원으로의 이전을 권하는 등 환자의 치료를 노골적으로 방해했다.
앞서 2011년 11월에는 여러 보험사들이 남양주경찰서에 우리병원에 대해 허위진단서를 작성 발급하는 등 보험금을 편취하였다는 혐의로 고발했으나, 혐의가 없어 내사종결 되기도 했다.
우리병원 측은 “우리병원에서는 각종 검사 등을 통한 명확한 근거를 갖고 양심을 걸고 환자에 대한 진단을 내리는 등 의사의 고유권한을 행사하고 있는데 보험사들이 보험금이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환자들을 회유하고, 협박하는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고 있다”며 “일단 찔러나 본다는 식의 보험사 횡포는 없어져야 할 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측은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둘러싸고 의료기관을 상대로 횡포를 부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의사협회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가입자를 상대로 수사 중이라든지, 다른 병원으로 이전을 권유하는 것은 보험가입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면서 “해당 보험사에서 법을 위반했는지 파악해 엄중하게 다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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