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보다] 꿈은 이루어진다! 《올빼미 기사》
[그림책을 보다] 꿈은 이루어진다! 《올빼미 기사》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3.05.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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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데니스 글·그림, 노은정 옮김, 비룡소 출판, 2023년 4월. (이미지=비룡소 제공)
크리스토퍼 데니스 글·그림, 노은정 옮김, 비룡소 출판, 2023년 4월. (이미지=비룡소 제공)

알을 깨고 나온 그날부터 꼬마 올빼미의 꿈은 오직 하나, 기사가 되는 것입니다. 용감하고 지혜롭고 친구가 많은 기사가 되는 것이죠. 어느 날 무시무시한 용이 나타나 마을을 불태운다는 소문이 돌고 기사가 하나둘 사라지자 기사 학교에서는 기사를 모집합니다. 올빼미는 얼른 지원서를 내고 합격해 열심히 훈련받아 당당히 기사가 됩니다.

올빼미는 올빼미에게 딱 알맞은 업무인 밤에 성을 지키는 일을 맡았습니다. 초보 기사라 조금 무서웠지만 성벽 위에 홀로 서서 성을 지키고 있노라면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밤 푸드덕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니 올빼미 뒤로 무시무시한 용이 나타납니다. 용은 배가 고프다며 올빼미를 잡아먹겠다고 해요. 올빼미 기사는 바들바들 떨렸지만 용기를 내 작은 올빼미 대신 더 든든한 야식을 먹으라며 커다란 상자를 내밉니다.

《올빼미 기사》 본문 이미지. (이미지=비룡소 제공)

그건 바로 ‘오븐에 갓 구운 나이트 피자’.

용은 피자를 무척 좋아했어요. 용과 올빼미 기사는 밤새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 후론 기사가 한 명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올빼미 기사는 여전히 캄캄하고 고요한 밤에 성을 지켰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용감하고 지혜롭고, 무엇보다 친구가 많이 생겼거든요.

《올빼미 기사》 본문 이미지. (이미지=비룡소 제공)
《올빼미 기사》 본문 이미지. (이미지=비룡소 제공)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소설은 경험해 볼 수 없는 세계의 이야기라 흥미롭게 보곤 합니다. 그림책으로 만나기 힘든 세계를 재미있게 그려낸 올빼미 기사의 이야기는 시대적 배경을 뛰어넘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꼬마 올빼미의 방에는 기사와 관련된 온갖 물건들이 있어요. 나무로 된 기사 인형, 용 장난감, 기사 책, 기사 포스터, 기사 휘장, 나이트 피자 광고지와 올빼미의 꿈속까지 기사로 가득합니다. 기사가 되고 싶다는 올빼미의 소망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올빼미 아빠가 들고 있는 ‘올뺀 신문’에는 용을 본 사람들의 목격담과 사라지는 기사에 대한 소문이 실려있고, 기사 학교 수강생 모집 포스터 옆에도 용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문 광고란과 포스터 옆, 올빼미 방 벽에는 나이트 피자 광고가 있습니다. 피자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피자가 큰 역할을 할 거라는 힌트는 그림에서 찾을 수 있어요. 이렇게 그림 속에 숨겨놓은 이야기를 찾아 전체 이야기를 맞춰 나가는 재미는 그림책만이 주는 즐거움입니다.

《올빼미 기사》 본문 이미지. (이미지=비룡소 제공)
《올빼미 기사》 본문 이미지. (이미지=비룡소 제공)

용과 마주쳤을 때 무섭지만 용기를 내어 위기를 넘긴 올빼미의 지혜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힘보다 더 강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배고픈 용의 입맛을 사로잡은 맛있는 피자라니 다소 엉뚱하지만 아이들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순수함에 빙그레 웃음 짓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하하호호 이야기를 나누면 금세 모두 친구가 된다는 건 변함없는 진실인가 봅니다. 그 덕분에 성과 기사들을 지켜낸 올빼미의 기사도 정신이 한층 더 빛이 납니다.

항상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잘하지 못해도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올빼미의 모습은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줍니다. 작은 꼬마 올빼미도 해냈는데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더 잘 해낼 수 있다면서요.

오늘 밤(night)에는 《올빼미 기사(Knight Owl)》 그림책 한 번 더 읽고 야식으로 피자 한 판 주문해 먹어야겠습니다.

 

 

 

글쓴이·김선아

그림책씨앗교육연구소 대표

그림책을 좋아하여 여러 사람들과 그림책을 나누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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