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자체·종교계 등 각계 다자녀 가족 지원 확산
기업·지자체·종교계 등 각계 다자녀 가족 지원 확산
  • 임지영 기자
  • 승인 2023.05.1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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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소멸 위기 속 저출생 문제 극복 ‘희망의 불씨’ 심어
포스코그룹, 다둥이 가정에 출산지원금·다인승차량 지원
SK온·롯데웰푸드·KB국민은행 등 기업·과천시 지원 동참
인천시 계산교회 등 종교계와 친목단체 ‘계화회’도 참여
서울대학병원, 출산 우호적 문화 조성 목적의 행사 개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4월 15일 국내 최초로 자연분만으로 네쌍둥이를 출산하고 육아 휴직 중인 직원 부부의 집을 방문해 격려하며 아이들에게 무릎 꿇고 눈 맞춤 인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 직원 김환 사원의 아내 박두레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4월 15일 국내 최초로 자연분만으로 네쌍둥이를 출산하고 육아 휴직 중인 직원 부부의 집을 방문해 격려하며 아이들에게 무릎 꿇고 눈 맞춤 인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 직원 김환 사원의 아내 박두레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베이비타임즈=임지영 기자] 합계출산율 0.78명으로 ‘국가소멸 위기’가 커진 가운데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종교계가 앞다퉈 다둥이 가정 지원에 앞장서면서 초저출생 문제 해결에 희망의 불씨를 심고 있다.

17일 베이비타임즈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 SK온, 롯데웰푸드, KB국민은행 등 기업들과 과천시, 인천 계산교회 등이 최근 네쌍둥이와 세쌍둥이 등 다둥이를 출산한 가정에 출산지원금과 육아용품을 지원하며 ‘출산 우호적 문화’ 조성에 나섰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 13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운동장에서 다태임신 가족 1800여 명을 초대한 다둥이 잔치 ‘제1회 쌍둥이 플러스 홈커밍데이’를 개최하고 국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서울대병원은 저출산 시대를 맞아 출산 문화에 대한 사회적 환기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처음으로 교류의 장을 만들게 됐다고 행사 개최 취지를 밝혔다.

국내 최고의 다태아 분만 전문가인 전종관 산부인과 교수는 다둥이 가족 앞에서 “저출산 고령화는 우리나라 존립을 위협하는 국가적 난제다”면서 “오늘 이곳은 저출산의 암울한 분위기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다둥이 가족을 축복했다.

내년 퇴직을 앞둔 전 교수는 “지금까지 2만5000건의 분만을 진행했는데 힘닿는 데까지 3만 건까지 받을 생각”이라며 다태아 출생을 더 돕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부평구 소재 계산교회는 지난 3월 조이헌·조이담·조이완 세쌍둥이(사진)를 출산한 조사무엘 목사·송지숙 씨 부부에게 400만원의 출산지원금과 육아용품을 전달했다. (사진=송지숙 씨 제공)
인천시 부평구 소재 계산교회는 지난 3월 조이헌·조이담·조이완 세쌍둥이(사진)를 출산한 조사무엘 목사·송지숙 씨 부부에게 400만원의 출산지원금과 육아용품을 전달했다. (사진=송지숙 씨 제공)

인천시 부평구 계산교회(담임목사 김태일)는 지난 3월 서울대병원에서 세쌍둥이를 출산한 조사무엘·송지숙 씨 부부에게 400만원의 출산지원금과 육아용품을 전달했다.

아울러 세쌍둥이 아빠로 계산교회에서 중고등2부 담당 목사를 맡는 조사무엘 부목사에게는 100일간 공적 성인예배 설교 배정 제외, 지방장례 참석 제외, 세쌍둥이 외래진료 시 근무조절 등을 통해 교회 차원에서 육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태일 담임목사는 “1953년 계산교회 창립 이래 세쌍둥이 출생은 처음 있는 경사”라며 “저출산 시대에 다자녀 출생은 가정은 물론이고 교회에도 큰 축복”이라면서 교회가 저출생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 대한교회(담임목사 윤영민)는 부모와 함께 유아세례를 받는 아이 1명당 1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교회 및 지역 사회에서 육아 가정을 지원하고 다자녀 출산을 격려하고 있다.      

경기 과천시는 최근 SK온 직원 가족으로 관내에 거주하며 국내 최초 초산 자연분만으로 네쌍둥이를 출산한 송리원·차지혜 씨 부부에게 1800만원 상당의 지원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지난 11일 송리원·차지혜 씨 부부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도서관에서 이들 부부를 만나 임신 축하금, 출산장려금, 출산 축하 용품, 산후조리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등을 전달하고 네쌍둥이 출산을 축하했다.

과천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과천지산원피에프브이도 이 자리에서 송리원·차지혜 씨 부부에게 1000만원의 후원금을 건넸다.

신 시장은 “네쌍둥이의 탄생은 과천의 큰 경사로, 아기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과천시는 이날 지급한 지원금과 물품 외에 네쌍둥이가 만 8세가 될 때까지 아동수당과 부모 급여 등으로 8000만원 가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계용 과천시장(왼쪽 두 번째)이 11일 경기 과천시 원문동 한 아파트 단지 도서관에서 네쌍둥이를 출산한 송리원·차지혜 씨 부부(왼쪽 세 번째·네 번째)에게 지원금과 물품을 지원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과천시 제공)
신계용 과천시장(왼쪽 두 번째)이 11일 경기 과천시 원문동 한 아파트 단지 도서관에서 네쌍둥이를 출산한 송리원·차지혜 씨 부부(왼쪽 세 번째·네 번째)에게 지원금과 물품을 지원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과천시 제공)

네쌍둥이 아빠 송리원 씨가 다니는 SK온도 송 씨 부부의 네쌍둥이 출산 소식을 사내 방송으로 회사 전체에 알리고 출산 기념 선물로 육아도우미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회사 지동섭 사장은 “한 사람이 오는 것은 한 우주가 오는 것”이라며 “소중한 네 우주를 만나게 된 아빠로서 가정에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쓴 친필 카드와 선물 바구니를 보내 네쌍둥이 출생을 축하했다.

송 씨 부부는 “SK온의 복지 제도 덕분에 육아 부담이 줄었다”면서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아이들을 큰 걱정 없이 잘 키울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기업시민 대표사업으로 선정한 포스코그룹은 다둥이 가족을 활발하게 지원하며 출산 친화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4월 15일 국내 최초로 자연분만으로 네쌍둥이를 출산하고 육아 휴직 중인 직원 부부의 집을 방문해 격려하며 아이들에게 무릎 꿇고 눈 맞춤 인사를 해 화제가 됐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네쌍둥이를 출산해 1년 먼저 태어난 아이까지 다섯 아이를 키우고 있는 포항제철소 화성부 소속 김환씨와 그의 아내 박두레씨 부부를 이날 직접 찾아가 아이들을 위한 웨건형 유모차와 적지 않은 용돈을 직접 전달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9월에도 김환 사원·박두레 씨 부부에게 출산장려금 2000만원과 200만원 상당의 육아용품을 지원하는 등 지난 2021년 태어난 첫째 아이와 네쌍둥이 등 다섯 자녀를 양육하는 부담을 덜어줬다.

포스코는 또 김환 사원과 아내 박두레 씨 가족을 위해 9인승 승합차를 선물한 데 이어 네쌍둥이가 첫돌을 맞이할 때까지 자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저출산 해결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2018년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후 기업이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사회문제의 하나로 저출산을 선정해 기업 차원의 해법 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최 회장은 “저출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포스코가 먼저 출산 친화 기업문화를 조성하고자 국내 최초로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 시행 등 다양한 육아 친화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포스코는 출산 관련 기업문화를 조성해 저출산 문제 및 양육, 육아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양원준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이 다섯 쌍둥이를 낳은 서혜정(가운데)·김진수(오른쪽) 대위 부부에게 다인승 차량을 선물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양원준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이 다섯 쌍둥이를 낳은 서혜정(가운데)·김진수(오른쪽) 대위 부부에게 다인승 차량을 선물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의 출산 친화 기업문화 확산을 위한 다둥이 가족 지원은 소속 직원에게만 국한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진행하면서 다른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월에는 다섯 쌍둥이를 출산해 양육하고 있는 육군 17사단 소속 김진수·서혜정 대위 부부에게 병원과 아동시설 등을 방문할 때 쓸 수 있도록 기아의 2022년형 카니발 9인승 차량을 선물했다. 다섯 쌍둥이의 안전한 이동을 돕기 위해 5개 좌석에 유아용 카시트도 설치해 지원했다.

김진수·서혜정 대위 부부는 지난 2021년 11월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여아 4명과 남아 1명을 차례로 출산했다. 국내에서 다섯 쌍둥이가 태어난 것은 1987년 이후 34년 만이며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국내에서 34년 만에 태어난 다섯 쌍둥이의 육아를 돕기 위해 KB국민은행과 롯데웰푸드(옛 롯데푸드), 시민단체도 발벗고 나섰다.

KB국민은행은 김진수·서혜정 대위 가정의 다섯 쌍둥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매년 1000만원의 육아 비용을 열린의사회를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다섯 쌍둥이에게 파스퇴르 영유아식과 배냇저고리 등을 전달한 데 이어 아이들의 수유 종료 시까지 필요한 영유아식 일체와 이유식 등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김진수·서혜정 대위 소속 제17사단 주둔지역인 인천시 계양구 친목단체인 ‘계화회’는 다섯쌍둥이 육아를 돕기 위해 이들 부부 가정에 500만원을 지정 기탁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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