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학교 폭력에 관한 생각
[교육칼럼] 학교 폭력에 관한 생각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3.03.14 15: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요즘 사람들이 학교 폭력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예전에는 일부 연예인들에 국한되어 학교 폭력 문제가 이슈화됐다면 요즘은 야구 선수, 배구 선수 등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학교 폭력이 이슈화되고 있다.

학교 폭력은 학교에 다니는 학창 시절에 발생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한다고 하더라도 학교 폭력이 끝나는 건 아니다. 심지어 시간이 많이 흘러 지금까지도 피해자에게 사과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사람들의 여론은 절대 호의적이지 않고 부정적이다.

일선 교사에게도 학교 폭력은 매우 큰 부담이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업무가 바로 학교 폭력과 관련된 것이다.

예전에는 학교 폭력을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직접 처리했었다. 학생들의 학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에 교사들은 많이 부담스러워했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 일선 학교에서 진행이 됐던 학교 폭력 업무를 해당 교육지원청에서 일괄적으로 맡기 시작하였다.

예전에 비하면 학교 폭력을 담당하는 일선 교사의 부담은 양적으로는 줄어들었을 수 있으나 아직 학교에서 기본적인 조사 등을 담당하고 있기에 교사의 현실적인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학교 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등의 신체,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범죄 행위를 의미한다.

흔히 학교 폭력이라 하면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학교 폭력은 학교 밖에서 발생하는 폭력도 포함한다. 실제로 학교 폭력 사건들을 보면 학교 밖 공간인 학원, 놀이터 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이 있다.

또 학교 폭력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학교에서 발생한 폭력이라도 어른과 어른 사이에 발생한 것은 학교 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학교에 오랜 시간 머무른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그만큼 학교는 학생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학교 폭력은 오랜 시간 머무르는 공간인 학교를 어두운 공간으로 만들어 피해 학생에게 몸과 마음의 상처를 준다.

피해를 받은 학생의 상처는 가해 학생의 사과 등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학교 폭력으로 인한 후유증은 평생 나타날 수 있다. 학교 폭력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통계를 보면 최근 2년간 학교 폭력의 발생 비율은 예전에 비해서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학교 폭력이 감소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학생들이 학교에서 대면으로 보는 날짜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난 현재, 학교 폭력의 발생 빈도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예전의 학교 폭력 유형은 주로 학생을 때려서 상처를 입히거나 협박하는 등 현장에서 보이는 종류의 유형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현재의 학교 폭력 유형을 보면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SNS와 관련된 학교 폭력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초등학교에서의 학교 폭력은 신체적 접촉에서 시작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신체적 접촉이란 학생들 간의 손이나 발 등을 통한 접촉을 의미한다. 쉬는 시간에 학생들을 보면, 학생들은 서로 손을 이용해 타인을 때리고 도망가는 장난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장난이 학교 폭력으로 변하는 것은 순간적이다.

친구들 사이에 서로 때리고 가는 장난을 하더라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면 이는 서로 간의 합의된 장난이다. 하지만 평소처럼 친구들 간 때리는 장난을 했다가 그 친구 중 한 명이라도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하면 이는 학교 폭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 같이 장난을 한 학생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하겠지만, 장난으로 맞은 학생이 기분이 나쁘고 아팠다고 느꼈다면 이는 폭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학생들에게 장난이라도 서로 몸으로 때리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라고 지도한다. 위의 사례처럼 평소에는 장난이었을지라도 학생이 기분이 나쁘면 학교 폭력의 시작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고학년 학생들을 지도할 때 카카오톡, 디스코드 등 다양한 종류의 SNS 플랫폼 기반의 단체방을 만들지 말도록 지도한다. 요즘 학생들은 현실 공간보다는 온라인 공간에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카카오톡 등은 단체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단체로 소통하는 공간에서 온라인 학교 폭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비속어 사용 등이 있다. 학생들은 일상 공간보다 온라인 공간에서 비속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사용된 비속어 등이 학교 폭력의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단체방에서 특정한 학생을 대상으로 비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학교 폭력의 유형 중에서 온라인상에서의 따돌림에 해당한다.

학생들이 서로 온라인 공간에서 소통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학생들에 있어서 이는 당연하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에서 학교 폭력 문제는 단체 공간에 있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이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학교 폭력은 발생한 후 사후 처리를 하는 것보다 발생하기 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상처를 받기 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가정에서의 노력도 많이 필요하다. 학교 폭력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발생하지 않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같이 노력한다면, 학교 폭력이 점점 사라지리라 생각한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