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면 취업문 열립니다”…‘경단녀’ 끌어안기 앞장선 기업들
“두드리면 취업문 열립니다”…‘경단녀’ 끌어안기 앞장선 기업들
  • 서주한
  • 승인 2014.12.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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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유니클로 매장 80명의 여성 점장과 슈퍼바이저들이 ‘제1회 유니클로 여성 리더스 포럼’에서 기업의 일원, 여성 리더로서 느끼는 고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베이비타임즈=서주한 기자]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경력 단절 여성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이하 경단녀)은 197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 증가했다. 회사로 돌아가기도, 아이를 다 키운 뒤 재취업하기도 어려운 이들은 채 꿈을 펼치지 못하고 고이 접어두게 마련이다. 

각고의 노력으로 직장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임금과 복지 수준은 결혼 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의 여성경제활동률은 17%로 OECD 평균보다 턱없이 낮다. 여성인력 활용의 비효율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경력단절 여성을 적극 채용하거나 남성들과 동등한 승진 기회를 제공하는 등 ‘경단녀’를 끌어안기 위한 일부 기업들의 노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유니클로, 출산·육아 휴직 장려…복직 후에는 동등한 승진 기회   

유니클로는 단순한 법규 준수에 머무르지 않고 출산·육아휴직 대상자가 마음 놓고 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등 바른 조직문화 구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육아 휴직에서 돌아온 여성 직원들이 불이익없이 휴직 전과 동등한 기준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경력이 단절된 주부 사원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등 여성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새 삶의 기회를 부여한다. 유니클로는 3개월의 출산 전후 휴가, 1년 육아 휴직 뿐 아니라 하루 2시간 단축 근무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운영한다. 

조은정 유니클로 인사팀장은 “패션업 특성상 여성 직원의 수가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단순히 입사 때 숫자가 많은 게 아니라 이들이 장기고용으로 이어져 오래도록 유니클로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다른 업무를 하다 경력단절을 겪은 주부 사원을 적극 채용해 본인 능력 여하에 따라 점장까지 할 수 있도록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사다리를 마련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유니클로의 여성 직원 고용 비율은 업계 평균인 50.94% 보다 약 8% 높은 58.66%, 여성 관리자 고용 비율은 업계 평균(23.13%)보다 월등히 높은 62.69%다.

유니클로는 근무 중인 여성 직원들의 회사 생활 만족도를 더욱 향상시키고자 올해 2월 서울 명동 로얄 호텔에서 ‘제1회 유니클로 여성 리더스 포럼’을 개최했다. 전국 유니클로 매장에서 근무 중인 80명의 여성 점장과 슈퍼바이저(SV)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업의 일원, 여성 리더로서 느끼는 고충에 대해 서로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과 생활의 밸런스(균형)’ 등 5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여성으로 직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고민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지혜를 공유하는 장이 됐다.

▲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동에서 복직 훈련을 마친 뒤 가족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선해 김선희 이주연 배성혜 부사무장.

 


◇아시아나항공, “경단녀는 없다” 인간 중심 ‘가족친화 경영’  

아시아나항공은 인간중심 경영이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방침에 따라 다양한 가족친화 정책들을 시행 중이다.  

지난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매주 금요일은 ‘패밀리 데이’로 지정해 임직원들이 주말을 가족들과 여유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오후 5시 정각에 퇴근하도록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임직원 1만여명 중에서 여직원은 5500여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여성인력에 대한 배려로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해 일과 가정을 어려움 없이 양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출산·육아로 3년 이상 휴직한 직원들도 다시 회사로 돌아와 ‘워킹맘’이 되기 위한 복직훈련을 받고 비행에 투입된 승무원들도 많다.

복직훈련을 마친 김선희(36) 부사무장은 “회사가 산전·출산·육아 휴직을 잘 보장해주고 있고, 복직하는 승무원들에 대한 기업 문화나 제도가 잘돼 있어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선해(33) 부사무장은 “육아와 복직을 두고 고민하던 중, 휴직을 경험한 선배들의 조언이 컸다. 회사도 권유해 복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승무원이라는 직업 특성도 육아에 도움이 됐다. 배성혜(35) 부사무장은 “매일 출퇴근하는 워킹맘과는 다르게 비행이 없는 날은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부사무장도 “승무원은 직업 특성상 야근이 없고,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근무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공감했다.

▲ CJ제일제당, ‘톡톡(Talk Talk) 주부평가단’ 모집 포스터

 


◇ CJ제일제당, ‘톡톡(Talk Talk) 주부평가단’…소비자 참여형으로 인기 

CJ 제일제당은 요리에 관심이 많고 조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및 감각을 지닌 주부들을 대상으로 ‘톡톡 주부평가단’을 모집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25~49세 주부 중에서 월 1회 정기모임 참석은 기본이고 6~12개월 이상 활동이 가능하면 누구든지 지원 가능하다. 

‘톡톡 주부 평가단’은 ‘The 즐거운 모니터’와 ‘The 행복한 모니터’로 구분된다. 월 모임 횟수와 활동 기간, 모임 장소는 다르지만 활동 내용은 동일하며, 활동비는 1인 1회 4만원이 지급된다. ‘The 즐거운 모니터’는 서류 전형만으로 총 200명을, ‘The 행복한 모니터’ 역시 서류 전형만으로 총 180명의 최종 합격자를 각각 선발했다. 

최종 선발된 ‘톡톡 주부 평가단’은 정기 모임을 통해 기존 제품이나 신제품을 맛보고 솔직하게 평가하고, 가정 내에서는 직접 요리를 해보고 가족들과 함께 제품을 평가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또한 아직 출시되지 않은 CJ제일제당의 신제품을 먼저 맛볼 수 있는 특별한 혜택도 주어진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연구기획팀 주재영 부장은 “‘톡톡 주부 평가단’은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 개선에 참여하고 기업은 이를 바로 적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윈-윈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톡톡 주부 평가단’은 2003년 ‘주부 모니터’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해 11년째 운영 중인 CJ제일제당의 대표 소비자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그 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많은 제품의 맛이 개선되었고, 활동 결과를 통해 신제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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