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첫째와 둘째를 다르게 키워야 하는 이유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첫째와 둘째를 다르게 키워야 하는 이유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11.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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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누구나 집안에서 첫째나 둘째 등 순서를 가지고 태어난다. 출생순위는 가정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갖게 하고 부모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첫째나 둘째를 대하는 양육 태도가 달라 그에 따른 성격이 형성되게 된다.

부정적으로는 아이가 형이나 언니가 되면서 동생을 향한 심한 질투심으로 생긴 마음의 상처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자라서도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들은 출생순위에 따른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 아이들이 열등감이나 애정 부족으로 인한 상실감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 또는 과잉보호로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들진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출생순위에 따라 나타나는 성격 차이

1. 첫째 아이

첫째아이는 대부분 부모의 모든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자라게 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의 모든 행동이 새롭고 신비롭게 느껴지며 하루하루 아이가 커가는 모습에 감탄한다. 부모들은 대개 첫째의 행동에 대해 과대하게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내 아이가 천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도 첫째인 경우가 많다.

아이를 키워 본 적이 없는 부모의 미성숙한 태도 때문에 첫째 애들이 정서적인 혼란을 느끼는 경우도 흔하다. 많은 부모가 동생을 낳으면 큰아이가 갑자기 크게 느껴진다고 한다. 1~2세경으로 아직 아기인데도 부모의 눈에는 갓난아이인 둘째에 비해 크게 느껴지고 의젓하게 반응하길 기대하게 된다. 이런 기대는 큰아이에게 마음의 부담이 될 것이다.

해결책으로 부모들은 동생이 태어난 후 첫째 아이가 느낄 수 있는 상실감을 잘 극복하도록 세심하게 아이의 마음을 배려하고 최선의 노력으로 도와줘야 한다. 둘째의 출생을 앞두고 있다면 임신초기부터 첫째에게 동생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시켜야 한다.

반면 첫째아이들이 유리한 점으로는 부모의 무조건적인 시간적, 금전적 투자로 지적이고 호기심 강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책임감과 배려심이 남다르고 모임의 리더가 되는 안정적인 성격으로 자랄 수 있다.

2. 둘째 아이 또는 중간 아이

둘째 또는 형제 순위 중 중간에 속한 아이들은 손위 형제가 모델이 되기 때문에 발달이 빠르다. 손위 형제와 비교당하기 때문에 경쟁심이 강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 요즘엔 자녀가 많아도 둘인 경우가 흔해서 둘째이자 막내인 경우엔 막내 아이의 심리로 봐야 한다.

세 명 이상의 형제 중 둘째인 경우는 위아래의 형제에게 치여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자라면서 반항심으로 문제행동을 일으키거나 심리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는 경우도 형제간 가운데인 경우가 가장 많다.

둘째들은 부모의 사랑과 칭찬을 받기 위해 무조건 자신의 감정을 누르고 시키는 대로 하는 ‘착한 아이’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자라면서 사춘기 시절에 이런 억압된 부정적인 감정이 폭발하여 여러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우울증 등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들은 둘째 아이에 대해 항상 사랑을 표현해야 하고, 다른 형제들과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 형제들 없이 단둘만 시간을 내어 아이에게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경험을 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3. 막내 아이

많은 경우 부모들은 막내를 마지막 자녀로 여겨 과잉보호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아이가 과도하게 의존적인 성격으로 자라게 된다. 반면 손위 형제들에게 보고 배우는 게 많아 발달이 빠르고, 많은 애정을 받고 자라게 때문에 긍정적인 성격을 갖게 되기도 한다.

막내는 동생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충격을 경험하지 않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의존적이고 응석받이로 자라게 된다. 독립심이 부족하고 항상 열등감에 시달릴 수도 있지만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예술가나 스포츠 스타로 자랄 수도 있다.

따라서 부모들은 막내를 기를 때는 과잉보호에 대해 경계해야 하고 다소 엄격한 태도로 양육해야 한다. 엄마의 일이나 집안일에 대해서 돕게 해서 책임감과 함께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직한 형제간 터울은 몇 살일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형제간 터울은 3~4세 사이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 연년생: 만약 형제자매가 연년생이라면 큰아이는 동생에게 심한 질투심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두 명의 아기를 한꺼번에 키워야 하는 부담이 있다.

• 2~3살 차이: 형제간 부모 사랑에 대해 공유하며 경쟁하는 것은 결정적시기(CRITICAL PERIOD)에 가장 심각하게 보이게 된다. 결정적시기는 대게 2~3세 경으로 이 시기에 동생이 생기면 가장 크게 질투하게 된다. 동생에 대해 적개심을 가지고 노골적인 적개심을 보이는 것도 2, 3세 차이 동생을 둔 아이들이다.

• 4세 이상: 4세 이상 차이가 나면 아이들은 더 이상 동생과 부모의 사랑을 가지고 경쟁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공감되는 놀이를 함께 할 수 없게 되어 친한 친구로서 형제 관계를 갖기가 어려워진다.

 

동생을 질투하는 아이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모든 아이는 동생이 생기면 잠시 퇴행하는 행동을 보인다. 퇴행 증상은 크게 세 가지로 ▲동생을 때리고 꼬집는 등 노골적인 적대감 ▲퇴행 현상으로 잘 가리던 대소변을 실수하고 다시 우유병을 물고 다니는 행동 ▲사랑을 빼앗긴 분노와 우울 등의 감정을 속으로 삭이려 두통이나 복통 같은 신체 증상 등을 보이게 된다.

1. 동생이 태어나기 전부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시키기

아이들은 아기 때부터 형제 관계를 통해 성격이 형성되며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형제자매간 관계에 대한 장기간 연구에 의하면 아기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본인과 다른 형제들에게 보이는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아이가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것이란 생각은 잘못됐다.

• 임신초기부터 엄마의 신체 변화에 대해 알려주고 동생이 엄마의 배 속에서 자라고 있다고 알려준다.

• 출산일이 가까워지면 산후조리기간 동안 큰아이와 헤어져 있어야 하는지, 누가 돌봐줄 것인지도 알려준다.

• 동생이 태어나기 전부터 “앞으로 너와 똑같이 소중하고 예쁜 동생이 태어날 텐데, 우리가 동생을 반갑게 만나서 모두 함께 돌봐야 한다.”고 미리 일러주어 동생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시켜야 한다.

2. 동생에게 보이는 적개심이나 퇴행 행동이 성장 과정임을 인정하고 기다리기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형제지간에 경쟁하고 적대감을 드러내는 형제간 경쟁( sibling rivalry)은 가족관계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따라서 아이가 동생에게 심한 질투심을 보이거나 퇴행 행동을 보일 때는 자연스럽게 받아주어야 한다. ‘아기놀이’라고 하면서 퇴행 행동을 엄마와 함께하는 놀이처럼 잠시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생이 낮잠 자는 시간 등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아이에게 충분히 사랑을 표현하여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어야 한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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