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스텝’이 지나간 자리...환율·증시 전망은?
‘자이언트 스텝’이 지나간 자리...환율·증시 전망은?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2.09.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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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권거래소. (출처=픽사베이)
뉴욕 증권거래소. (출처=픽사베이)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재차 단행했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은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연속 세 번째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한국 시각으로 22일 새벽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p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2.25~2.50%인 미국 기준금리는 3.00~3.25%로 올랐다.

FOMC 위원들의 점도표의 중간값이 올라간 점도 주목된다. 점도표는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 6월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 중간값은 3.4%였지만 이번 FOMC 점도표에서는 4.4%로 올랐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2%(연준 목표치)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올해 두 번의 FOMC를 남겨둔 상태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시장에도 여파를 미치는 모양새다. 22일 장 시작부터 코스피는 하락세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기도 했다. 특히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13년 6개월여만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런던과 뉴욕 장에서 달러/원 NDF 1개월물이 위안화나 싱가포르 달러와 비교하면 나름 선방했다”면서도 “최근 결제수요를 위시한 저가 매수가 유입되고 있고 아시아장에서 위안화 약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늘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22일 오전 9시 10분경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22일 오전 9시 10분경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주춤한 미 증시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히 파월 의장이 경기 침체 이슈와 주택 관련 인플레 장기화 우려를 표명하는 등 여전히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달러 강세 기조가 확대된 점, 장기 국채 금리가 경기 침체 이슈를 반영하며 하락한 점 등은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온건한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상향된 내년 실업률 전망에 대해 과열 상태의 노동시장이 균형을 찾아가는 ‘온건한 실업률 상승’으로 본다고 답했고, 높은 금리 수준이 영향을 줄 실물경제에 대해서는 연준이 생각하는 충격의 크기가 예상하는 경제성장 궤적보다 크지 않다고 답했다”며 “기자회견에서 특별히 매파적으로 느껴지는 발언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의 일관적인 태도가 시장의 우려를 해소시켜주지는 못했다고 봤다. 황 연구원은 “지금 연준의 스탠스는 물가 안정에 대해 ‘보고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며 “물가 지표가 또다시 높게 나오면 이를 보고 추가적으로 상향 대응하는 연준의 입장 변화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다시 역전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간 수차례 금통위를 진행하면서 예상 시나리오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0.25%p씩의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연준이 점도표 중간값 등 연말 최종금리에 대한 기대를 올리면서 이 기조가 달라지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의 금통위를 남겨둔 상태다.

이 총재는 22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면서 “미국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4% 수준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졌다”며 “다음 금통위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이런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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