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춘근 칼럼] 물고 빠는 우리 아이 문제인가요?
[한춘근 칼럼] 물고 빠는 우리 아이 문제인가요?
  • 한춘근 소장
  • 승인 2012.12.0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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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춘근 한국아동발달센터 대표

 

Q : 물고 빠는 아이 때문에 고민인데요. 물고 빠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아이. 문제가 있는 걸까요?

아동이 물고 빠는 행동은 발달기상 일어날 수 있는 행동입니다. 빠는 행동을 제지하기보다는 빨 수 잇는 물건을 제공해 주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빨기를 계속적으로 한다면 멈추도록 해야 합니다. 빠는 행동이 치아가 올바르기 자라는데 방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죠. 만일 이러한 행동이 계속 일어난다면 심리적 불안이나 욕구만족이 되어 있지 않을 수 있어요. 계속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해요.

아이의 빨기는 다양한 것으로부터 일어납니다. 가장 쉬운 손가락부터 무슨 사물이든 다 빨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법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애착을 보이는 물건이 있나요?

모든 아이들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들이 존재해요. 물건에 집착하는 것은 정상적인 발달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문제는 그 정도가 심한가 그렇지 않은가예요.

아이들이 집착하는 대상은 다양하죠. 담요, 베개, 폭신한 인형, 장난감은 물론 공갈 젖꼭지도 대상이 될 수 있어요. 많은 문헌이 이런 현상을 정상적인 성장 과정의 ‘과도기 현상’으로 말해요. 담요 등 아이들이 떼어놓지 않으려는 물건 역시 ‘과도기 대상’으로 성장에 큰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엄마 혹은 양육자에게 분리, 독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인 거죠.

과도기 현상은 생후 약 8개월부터 관찰되는데 만 3세 정도면 자연스럽게 대상에서 멀어지게 되죠. 점차 엄마가 눈에 안 보여도 불안감이 사라지게 되는 거예요. 만일 만 4, 5세까지 관찰돼도 큰 문제는 아니에요.

문제는 만 5세 이후에도 ‘건강한 분리’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인데요. 분신처럼 여기는 물건을 뺏으면 자지러지고 떼를 쓰며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지기 때문이죠. 대체로 심적·정신적으로 나약한 아이일수록 과도기 대상과 이별이 힘들어요. 지나치게 의존적이어서 자립심이 부족하고, 자기주장이나 자신감이 없는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 해 과도기 현상이 심하고 오래가는 것이죠.

맞벌이 부모에 의한 아이의 방치, 신체적·성적 학대, 부모의 우울증 등이 정신적으로 충격을 준 것일 수도 있으니 관심이 필요해요.

“억지로 뺏지 마세요”

만일 부모님들이 보았을 때 “저 물건이 없어지면 괜찮아 지겠지” 하시더라도 강제적으로 빼앗는 것은 좋지 않아요. 아이들이 생각하는 집착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집착과는 다르거든요. 아이들의 집착은 자신의 전부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일단은 여유를 가지고 부모의 행동을 바꾸어 보시는 게 먼저 아닐까요.

아이들의 집착 대상은 절대적이어서 단계를 밟아 서서히 존재감이 줄어들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요. 집착 대상과 결별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방법은 부모의 관심, 즉 스킨십이랍니다. 아이가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다독여 항상 곁에 엄마·아빠가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죠.

아이가 집착을 보이는 대상을 부모님도 인정을 해주세요. 시간이 흐르면서 부모님의 행동에 따라 아이들은 변화하겠지만, 아이들이 소중하게 다루는 물건을 부모님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더욱 집착을 보일 수도 있어요.

만약 아이가 그것이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 주저 말고 먼저 아이에게 건네주세요. 잃어버렸다면 같은 것을 구해주는 것이 좋아요. 일부러 떼려고 할 경우 더욱 집착을 할 수 있어요. 인정을 해 주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니 걱정하지 마세요.

만 5세가 지나도 집착이 심하면 분리불안장애를 의심해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때 아이와 함께 부모의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는 걸 알아두시면 더욱 좋겠죠. 부모의 양육 방식, 가정환경 등 외부 요인도 크거든요.

과도기 대상을 강제로 떼어놓는 연습을 하는 것은 금물이예요. 아이에 따라 공포심을 느끼고, 자칫 불안감이 커져 성인이 된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어디 보내버린다’ ‘버린다’ ‘없앤다’는 등 아이를 겁주거나 위협하는 말도 피해 주세요.

만일 집착이 텔레비전 광고나 자동차 바퀴처럼 일반적이지 않고 특정한 소리나 놀잇감의 부분을 좋아한다면 3세 이후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요. 커가면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발달기상의 일들이 아닌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거든요.

나쁘다는 행동을 없애는 게 좋겠지만 그러한 시기를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한다면 물건에 집착하는 행동을 이용하여 사회성부분을 키워줄 수도 있어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소중하게 여기는 다른 물건에 대해서 인정을 해주고 타인의 것을 알아가는 학습의 기회가 돼요. 비교설명하기 좋은 예가 될 수 있거든요. 또한 특정한 곳에는 가지고 갈 수 있고, 어느 곳에는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을 알아가면서 사회성발달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초기에는 집착을 하면서 무조건 떼를 쓰겠지만 점점 필요한 곳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나가면 문제가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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