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양시 공무원 ‘학교용지 기부채납’ 포상금 1억원 ‘절도 미수’
[단독] 고양시 공무원 ‘학교용지 기부채납’ 포상금 1억원 ‘절도 미수’
  • 이성교 기자
  • 승인 2022.07.25 22: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균형개발과 등 담당 공무원 5명 각각 2천만원씩 포상금 신청
지난 3월 과장급 중심 자체 심사 통과·4월 본심사에서 최종 부결
고양시장인수위 업무보고 “고철용, 학교용지 환수 80% 역할했다”
고철용 “시민운동가 공적 가로채고 포상금 신청한 것은 절도행각”
고양시 공무원 5명이 학교용지 환수 공로를 내세워 1억원대의 포상금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요진개발로부터 기부채납받아 지난해 2월 23일 고양시로 이전 등기한 학교용지. (베이비타임즈 자료사진)
고양시 공무원들이 학교용지 환수 공로를 내세워 1억원대의 포상금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요진개발로부터 기부채납받아 지난해 2월 23일 고양시로 이전 등기한 학교용지. (베이비타임즈 자료사진)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고양시 도시균형개발과 등 공무원들이 ‘학교부지 기부채납’을 받아냈다는 공로를 내세워 무려 1억원에 이르는 ‘혈세’를 포상금으로 가져가려다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시민단체와 언론이 ‘요진개발의 휘경학원에 대한 학교용지(부지) 무상증여’에 따른 탈세 문제를 세무당국에 집중적으로 거론함으로써 학교용지의 기부채납을 최종 성사시켰음에도, 그 공적을 공무원들이 가로채려 했다는 점에서 도덕적·윤리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게다가 1억원대의 포상금을 신청한 공무원들이 그동안 요진와이시티 개발 관련 학교용지 3600여평을 영영 돌려받지 못하게 할 수도 있는 내용의 ‘고양시·요진개발·휘경학원 삼자합의서’ 등을 작성하는 등 기부채납을 지연시키는 ‘배임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거꾸로 형사 고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고양시와 고양시행정게시판에 따르면 도시균형개발과는 평가액 1800억원 상당의 학교용지 환수에 기여했다는 명분으로 해당 업무 관련 공무원 5명에게 각각 2000만원씩 총 1억원의 포상금(성과급)을 주는 내용의 공적조서를 지난 3월 초 작성해 예산담당관실에 올렸다.

공적조서에 이름을 올려 포상금을 받겠다고 신청한 공무원은 도시균형개발과에서 이모씨, 손모씨 등 2명, 도시교통정책과 조모씨, 덕양구청 채모씨, 법무담당관 정모씨 등 5명으로 알려졌다.

이에 예산담당관실은 지난 3월 24일 기조실장을 심사위원장으로 하고 예산담당관실 과장 등 10명의 실무 과장이 참석하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자체 심사를 한 뒤 고양시 제1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본심사위원회에 해당 포상금 지급 안건을 상정했다.

이후 고양시 제1부시장을 비롯해 국장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4월 26일 열린 본심사에서 ‘학교용지 기부채납 성과급 지급 안건’은 공적평가 점수 65점을 받음으로써 이들에 대한 1억원대 포상금 지급이 보류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요진개발이 고양시에 기부채납하기로 약속했다가 휘경학원으로 무상증여한 학교용지를 되찾아올 당시 실질적으로 큰 공로를 세운 고철용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장 등 시민들의 공적에 대한 내용은 공적조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고양시 담당 공무원들은 학교용지 기부채납 관련 수차례의 합의서 작성 및 법정 소송 등을 통해 사실상 기부채납을 받기 더 어렵게 만들어 놓았음에도, 오히려 재산을 되찾아왔다며 공적조서를 거짓으로 꾸미거나 부풀려서 기술하는 등 국민의 혈세를 빼먹으려 했다가 실패한 것이다.

도시교통정책과 조모씨와 덕양구청 채모씨는 2020년 4월 24일 휘경학원에서 고양시로 직접 증여에 의한 소유권을 이전하는 내용의 ‘요진-휘경-고양시 삼자합의서’를 만들어 오히려 학교용지 기부채납을 지연시킨 장본인들이다.

특히 휘경학원에서 고양시로 학교용지 소유권을 이전하려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용도변경 및 처분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사립학교법 제29조 제6항 제2호에 의해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이들은 삼자합의서를 체결했고 이 때문에 학교용지 기부채납은 1년 이상 지연됐다.

삼자합의서를 작성해 학교용지 기부채납을 더 어렵게 만든 이들은 성과급 지급 대상이 아니라 거꾸로 징계대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월 10일 열린 ‘제253회 고양시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당시 국민의힘 이홍규 고양시의회 부의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요진학교부지 기부채납 이행을 위한 3자합의서는 요진개발과 휘경학원의 이익을 대변한 측면이 있었음을 강하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배임행위라고 비판했다.

고양시가 요진학교부지의 기부채납을 성사시킨다는 명목으로 요진개발, 휘경학원과 체결한 이른바 ‘삼자합의서’는 요진개발·휘경학원의 증여세 탈루를 방조하고 돕는 ‘배임행위’라는 것이다.

이 부의장은 또 ‘요진학교부지TF’ 경과보고를 하면서 “삼자합의서는 이행할 수도 없었으며 불필요했고 올바른 방식도 아니었다”면서 “그동안 요진개발과 체결했던 최초협약서, 추가협약서, 공공기여 이행 합의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삼자합의서도 부실하게 작성되었다”고 지적했다.

요진개발이 휘경학원을 대상으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기 청구소송’ 판결문과 관련해서도 이 부의장은 “휘경학원이 학교용지를 고양시에 직접 기부채납하려던 삼자합의서가 요진개발과 휘경학원이 체결한 증여계약을 ‘부담부 증여계약’으로 판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 부의장은 “고양시, 요진개발, 휘경학원이 체결한 삼자합의서로 인해 증여세 탈루 의혹이 아니라 오히려 학교부지 기부채납의 진정성으로 재판부가 인식했고, 결국 요진개발이 휘경학원에 학교부지를 증여한 것이 ‘부담부 증여계약’으로 판시함으로써 증여세 탈루에 면죄부를 주게 된 것”이라며 ‘삼자합의서’ 작성 배경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 부의장은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기 청구소송’ 제기 시점을 볼 때도 요진개발과 휘경학원 간 모종의 협의 의혹이 다분함에도 고양시는 이를 적극적으로 덮어주거나 방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학교용지 기부채납 공로로 2000만원의 포상금을 신청한 도시균형개발과 이모씨의 경우, 고양시의 등기원인 무효소송 보조참가 결정(2020년 12월 3일), 준비서면 등 재판 절차 종결(2021년 1월 15일) 등 재판이 사실상 종료되고 2021년 2월 18일 판결만을 앞둔 시점인 1월 18일 균형개발과장으로 부임했기에 등기 이전 서류 작성을 빼고는 실질적으로는 기부채납에 기여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허위 공적조서’ 의혹까지 제기된다.

앞서 이들 고양시 공무원들은 휘경학원이 요진개발에 되돌려준 학교용지를 기부채납 받아 2021년 2월 23일 고양시 재산으로 이전 등기한 직후인 지난해에도 예산성과급 지급 신청을 했으나 절차상 하자로 반려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진개발로부터 시가 1800억원대 학교용지를 불법 증여받고 약 900억원의 증여세를 탈세했다며 휘경학원과 요진개발을 동대문세무서에 탈세 신고하고 있는 고철용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장. (사진=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 제공)
요진개발로부터 시가 1800억원대 학교용지를 불법 증여받고 약 900억원의 증여세를 탈세했다며 휘경학원과 요진개발을 동대문세무서에 탈세 신고하고 있는 고철용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장. (사진=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 제공)

한편, 고양시행정게시판에는 익명의 작성자가 ‘인수위 업무보고’라는 제목으로 학교용지 환수와 관련한 인수위 업무보고 내용과 고철용 본부장이 80% 정도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게시자는 지난 6월 28일 올린 글에서 “얼마 전 구청 업무보고에서 모 인수위원이 예전 감사과에서 근무했던 00팀장님을 불러 백석동 학교용지 환수의 공적을 치하하며 고0용 민원인의 역할에 대해 물어봤다고 한다”면서 “실제로 학교용지 환수에 그 민원인이 얼마나 역할을 했냐는 질문이었고 00팀장님은 그 민원인이 학교용지 환수에 80% 정도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감사부서에 근무한 만큼 일반 직원들과는 섭렵하는 정보의 양이나 질이 다를 수 있다는 점 인정하나, 그동안 학교용지 환수에 대해 들어왔던 사실과 너무도 다른 내용이었기에 내심 궁금해지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게시자는 “그 민원인이 한 80%의 역할은 무엇일까? 모든 직원들이 알 수 있도록 그 역할에 대해 감사부서나 00팀장님께서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고, 만약 그 정도의 역할 했다면 인사부서에서는 그 민원인을 설득해서 계약직으로라도 채용을 해서 앞으로의 일을 전담시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다른 익명의 게시자는 “현장에 계셨던 분들이 많으니 그분들이 증명해 주시겠죠. 팩트일지 아닐지 궁금하다. 그리고 팩트라면 이유를 알고 싶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게시자는 “인수위원회 위원이 고00씨가 잘한 것처럼 이야기 하고, 000팀장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 같냐고 묻자 000팀장이 80%라고 답함(팩트)”라고 인수위 보고 현장의 상황을 댓글로 전했다.

이와 관련, 요진개발로부터 학교용지와 업무빌딩 기부채납을 받아내기 위해 단식투쟁을 했던 고철용 본부장은 “학교용지 기부채납을 더 어렵게 해 고양시에 해를 끼친 담당 공무원들이 공적조서를 통해 1억원의 포상금을 신청한 데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실질적인 공로자들인 본인(고철용)과 시민들, 언론의 공로를 가로채고 공무원들이 포상금을 타내려고 했던 것은 혈세를 도둑질하는 절도행각”이라고 비판했다.

고 본부장은 “요진개발로부터 학교용지 및 업무용 빌딩 기부채납을 받아내기 위해 2017년 9월 단식투쟁까지 했고, 시가 1800억원대인 학교용지를 불법 증여받고 약 900억원의 증여세를 탈세한 휘경학원과 요진개발을 국세청에 탈세 신고하고 특별세무조사를 요구함으로써 마침내 학교용지를 되찾아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