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체중이 많이 나가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건강칼럼] 체중이 많이 나가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2.07.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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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열세 번째 건강이야기
소아청소년학과 류인혁 교수
서울성모병원 류인혁 교수

소아 비만의 증가는 원래도 큰 사회적 문제였는데,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오랜 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아이들의 실내 생활 시간이 늘어나고, 운동량이 줄어든 것이 큰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이미 국내 연구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소아청소년의 체중이 많이 증가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실제 외래에서도 아이들의 비만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아이들의 비만에는 좀 너그러운 분위기가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마른 것보다는 통통한 것이 더 좋다거나, 어릴 때 살은 키로 간다는 말도 많이 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영양 결핍이 많던 시기의 문화이지 더 이상 적용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확실하게 '비만=질병'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비만이 왜 문제일까요?

소아청소년 시기의 비만이 중요한 이유는 이 시기에 비만을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평생의 건강 문제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비만인 아이들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게 될 확률은 비만이 아닌 아이들에 비해 5배 이상이고, 당연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염, 심혈관계 질환 등의 합병증의 위험도 매우 높아지게 된다. 게다가 성인병이라고 불리던 이러한 비만 합병증이 최근에는 성인이 되기 전에 발생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고, 심한 경우 소아청소년 시기에 이미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케이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어린 시절의 비만은 아이의 키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보통 살이 찐 아이들은 사춘기 이전에는 키가 더 빨리 크는 것 같지만 이후에 성장이 느려져 최종 키는 원래 클 수 있는 키와 비슷하거나 일부의 경우 더 작을 수도 있다. 그리고 비만이 아이의 자신감이나 사회성 등에 미치는 정서적인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소아청소년 시기의 가장 중요한 건강 문제 중 하나로 생각해야 한다.

체중 많이 나가는 우리 아이,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그런데 막상 우리 아이가 살이 많이 쪘다고 생각을 하고, 이것을 해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아직은 어리니까 괜찮을 것 같은데... 우리 아이가 비만일까?

어릴 때 찐 살은 키로 간다는데 괜찮지 않을까?

약간 통통한 정도이지 비만은 아닐 것 같은데...

당장 다이어트라도 시켜야 하나?

이 정도로 병원을 가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이 아닐까?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 수 밖에 없다. 오늘은 아이가 체중이 많이 나간다고 생각이 들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1. 신체 계측을 통한 객관적인 평가 (신장별 체중, 체질량지수(BMI) 확인)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살이 찐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약간 통통해 보여도 정상 범위에 있는 경우도 있고, 생각 외로 비만인 경우도 있다. 외래에서 보면 실제로 아이의 키, 몸무게, 체질량지수의 정확한 백분위수를 말씀드리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대한소아과학회에서는 과체중, 비만을 '2017년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를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만 2세 미만에서는 신장별 체중이 95백분위수 이상을 과체중, 만 2세 이후에서는 연령별 체질량지수 85~95백분위수를 과체중, 95백분위수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하고 있다. (95백분위수 체질량지수의 120% 이상이면 고도 비만) 아이가 비만의 기준(특히 고도 비만)에 들어간다면 적극적인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

*신체 계측치의 백분위 수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성장상태 측정 계산기’ 검색)

2. 비만 합병증 평가

비만 합병증에는 고혈압, 당뇨(or 전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염, 다낭성 난소 증후군, 담석증, 폐쇄수면 무호흡, 흑색가시세포증 등이 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아이들에서는 소아 시기에 비만 합병증이 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아비만이 늘어나고, 또 심해지면서 성인이 되기 전에 이미 비만 합병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로 외래에서도 지방간염, 고혈압, 당뇨 등의 비만 합병증으로 치료받는 소아, 청소년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일부 아이들은 합병증의 정도가 심해 약물 치료를 포함한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하기도 한다. 따라서 체중이 비만 기준에 들어갈 정도라면, 특히 고도 비만 기준 이상의 심한 비만이라면 적어도 한번은 병원 진료를 통해 비만 합병증 평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식습관, 생활습관 평가 및 개선

비만 치료의 기본은 식습관, 생활습관 개선과 운동이다. 식습관, 생활습관의 평가와 교육을 통해 좋지 않은 식습관, 생활습관을 고치고, 효율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는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급격한 다이어트는 권고하지 않고, 점차적으로 체질량지수가 개선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병원 진료를 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노력은 필요하지만, 객관적인 자료와 검사를 보여주며 적절한 자극을 주고, 뚜렷한 목표를 설정해 주고 또 효율적인 식습관 개선 방법, 운동 방법을 알려주면 잘 따라와 주는 아이들도 의외로 많다. 

소아에서는 다이어트 약물 처방을 우선시 하지는 않는다. 심한 비만 합병증이 있어 꼭 필요한 경우나 적극적인 노력에도 개선이 어려운 경우에서만 약물 치료를 고려한다. 그래도 작년부터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효과적인 ‘삭센다’ 주사약이 12세 이상의 소아청소년에서도 사용이 허가되어 그래도 치료의 옵션이 늘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러한 약제는 비만 치료의 보조적인 도움일 뿐, 여전히 비만 치료의 기본은 식습관, 생활습관 개선과 운동이다. 

결론

우리 아이가 비만의 기준에 들어갈 정도로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비만이지 확인하고, 비만의 기준에 들어간다면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적절한 진료를 통해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것은 아닌지, 혹시 다른 비만의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후 식습관, 생활습관 개선과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운동 계획을 통해 소아비만을 해결해야 한다.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개선하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다.

<류인혁 교수 약력>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졸업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수료

-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 전임의

-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 전임의

- 현)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 임상진료 조교수

- 현) 대한소아과학회 정회원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정회원

- 현) 소아소화기영양분과 세부전문의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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