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손가락이 ‘찌릿찌릿’? 혹시 ‘수근관 증후군’?
[건강칼럼] 손가락이 ‘찌릿찌릿’? 혹시 ‘수근관 증후군’?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2.06.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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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근관 증후군 “야간에 통증이 더 심해져... 수면의 질까지 떨어질 수 있어“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김영환 교수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김영환 교수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주부 이 씨(49세, 여)는 오래전부터 엄지와 검지, 중지의 저림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최근 찌릿찌릿한 느낌이 잦아지고 물건을 들다가 자주 떨어트렸다. 특히 야간에 심한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는 등 증상이 심해져 병원에서 검사받았다. 검사 결과, 손목터널증후군이라 불리는 ‘수근관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손목의 손바닥 쪽에 위치한 ‘수근관’은 손목뼈와 횡수근 인대 사이에 있는 터널 형태의 작은 통로로, 엄지의 움직임과 엄지·검지·중지 및 약지의 엄지 쪽 반절 감각을 관장하는 ‘정중신경’과 힘줄이 지나간다.

여러 원인에 의해 수근관 내 압력이 증가하면 정중신경이 압박받아 손바닥과 엄지·검지·중지의 저림, 감각 이상, 무지구 근육(엄지손가락의 움직임에 관여하는 손바닥 근육) 위축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수근관 증후군’이라고 한다. 특히 야간에 통증이 더 심해져 잠에서 깨는 등 수면의 질까지 떨어질 수 있다.

수근관 증후군은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환자가 가장 많고, 손목을 반복적으로 장시간 사용하는 미용사, 요리사, 주부 등 직업적 요인이나 임신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를 우선 시행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근전도 및 신경 전도 검사를 한다.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위해 방사선 또는 초음파 검사를 하기도 한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 기간, 원인, 전신 상태를 고려해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증상이 적고 오래되지 않았다면 부목 고정, 약물, 스테로이드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된 경우와 비수술적 치료에 실패한 경우는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손바닥 쪽의 횡수근 인대를 잘라 수근관 내 압력을 줄이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적 치료는 피부를 3~4cm 정도 절개해 시행하는 ‘최소 절개 수근관 유리술’이나 ‘내시경적 수근관 유리술’ 등이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김영환 교수는 “수근관 증후군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다양해 예방이 쉽지 않다.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발성 환자의 경우, 손목과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구부리고 펼 때 생기는 ‘수근관 내 압력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손목과 손가락을 반복해서 사용하거나, 손목이 꺾인 상태에서 장시간 일하는 경우는 가능한 중간중간에 스트레칭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 비스듬히 누워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눕는 자세나, 손을 베고 엎드려 자는 자세 등은 수근관 증후군에 좋지 않은 자세이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근관 증후군은 늦지 않게 적절히 치료받으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중년 주부들이 일상적인 통증으로 여겨 증상을 상당 기간 방치했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이미 감각 소실, 근 위축 등 치명적인 손상이 발생해 수술 후에도 일부 증상이 남을 수 있으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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