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제언] 유아교육에서 디지털기술 활용 방안
[정책제언] 유아교육에서 디지털기술 활용 방안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06.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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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경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더불어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이 불가피하며, 육아정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전통적으로 유아교육 분야에서는 유아들의 미디어 노출과 디지털기술 활용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최근 전례 없는 코로나19 감염병의 장기화에 따라 유아 대상 원격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송출하여 등원하지 못하는 유아들의 원활한 교육을 지원하게 되었다.

또한 유아기 디지털 역량 함양, 디지털기술 활용 관련 유아 교사교육 등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노력이 많아졌다.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교육의 필요성이 제고된 우리 사회는 유아교육 분야 또한 이미 원격교육, 교육에서의 디지털기술 활용의 쓰임이 끊임없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각 시도에서는 대부분 유아교육을 위한 원격교육 방식으로 교육 동영상 및 콘텐츠 시청, 실시간 쌍방향, 강의형 교육, 놀이꾸러미 활용 등의 다양한 학습 유형을 2개 이상 활용하고 있다.

이 중 놀이꾸러미, 쌍방향 교육, 시청 방식을 함께 사용하는 지역이 가장 많은 편이며 이러한 유아 원격교육은 기본적으로 활동 내용을 제시하는 교사를 주체로 하여 학습을 지원하는 시도가 가장 많았으나, 가정의 연계가 필요한 유아 활동을 위해 부모도 함께 원격교육의 주체가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시도별 원격교육을 위한 소요시간은 큰 차이가 있는 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상황이 비교적 잦은 서울과 인천의 경우 1일 4~5시간, 유치원 전면 등원으로 다시 대면 수업이 일상화된 몇 지역은 필요에 따라 주별 1.5~3시간 이내의 유아 원격교육을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아 원격수업 지원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과 콘텐츠의 현황으로, 온라인학습 플랫폼으로는 줌(ZOOM)과 유튜브를 가장 많이 활용하며, 키즈노트와 학교종이 등의 유아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앱 또한 주된 교육 플랫폼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 학습 콘텐츠로는 교육부의 ‘누리과정포털(i-누리)’나 ‘EBS 우리집 유치원’에서 제공하는 놀이, 학습, 안전 등의 온라인 교육 자료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후 계속되는 원격수업의 운영과 수요로 인해 2020년에 비해 2021년에는 연수 시행 횟수가 증가하였으며 연수의 주제로는 ‘디지털기술에 대한 교원의 업무 역량 강화’, ‘원격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활용 방법’, ‘원격수업에서 활용되는 콘텐츠의 제작과 활용 방법’이 차례로 높은 시행 빈도를 보고하였다.

한편 2021년에는 전년도와 달리 여러 시도에 AI와 VR, 메타버스 활용, 저작권, 개인정보보호, 정보보안 등의 연수 주제가 추가되었다. 이러한 연수의 시행 주체는 주로 각 시도교육청과 유아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였으며, 연수비용의 경우 각 시도마다 지원 여부에 차이가 있었다. 유아교원 연수에서 교원의 디지털기술 역량과 관련하여 교원마다 디지털기술 활용능력과 인식에 큰 격차가 있으며, 이에 대한 맞춤형 연수, 실제 활용 방안 교육 등의 필요성이 제시되었다.

현재 과반수 이상의 시도에서는 교육부가 공시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021년도 유치원 등원수업 및 원격수업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한 지역별 유아 원격교육 지침을 마련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이외에 지역 자체의 원격수업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기술 활용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한 각 시도교육청의 항목별 보고에 따르면 가정에서 아이 활동을 돕기 위해 필요한 부모・보호자의 시간 부족, 유아용 디지털 학습 기술 및 자료 부족, 유아 대상 디지털 기술 사용에 대한 유아교사들의 불신(저항) 등이 지적되었다.

17개 시도교육청 조사 결과, 향후 유아교육에서 디지털기술 활용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되어야 할 우선 과제로는 유아교원의 디지털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다음으로 디지털 플랫폼 구축으로 파악되었다,

이외에 부모교육과 유아 대상 디지털기술 활용 및 역량 강화에 대한 인식 개선, 시설장비 구축이 유사하게 3순위 우선 과제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콘텐츠 개발과 보급은 일부 시도에 국한되어 우선과제로 응답되었으며, 이는 2020년과 2021년에 이미 콘텐츠 개발에 우선적으로 투자하여 이후에는 활용을 위한 시설 및 플랫폼 구축이 더 요구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급변하는 사회변화 속에서 교육의 디지털 전환 과정은 개인 간의 사회, 경제, 교육 전반의 격차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국가의 포용적인 정책적 지원과 적절한 원격학습 체제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OECD 국가 사례분석을 통한 유아교육에서 디지털기술 활용 방안 연구’ 결과에 따른 정책 제언은 다음과 같다.

가장 우선적으로 유아교원 디지털 역량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 및 연수 강화다. 원격수업 및 디지털 역량 연수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며, 방법적인 측면에 앞서 원격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만 이후 교사 개개인이 원격수업의 방향성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교육 전문가의 대집단 강의 및 소집단 토의를 통하여 내면화가 필요하다.

또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완화를 위한 취약계층 유아와 가정에 대한 우선적 지원이다.

OECD G20 보고서에 의하면, 40%의 응답국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필요한 지원 제공 및 특수유아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17개 시도교육청 조사결과에 의하면 취약계층 유아, 특수유아, 다문화 유아에 대한 별도의 디지털 콘텐츠와 원격교육이 지원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적합한 콘텐츠는 물론, 특정 유아 대상으로 가장 효과적인 교수법이 무엇인지 규명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가 수준 누리과정에 디지털기술 활용 명시 및 교수법 강화가 필요하다. 핀란드 사례(Hakalisto, 2021)에서 명확히 알 수 있듯이 국가수준 유아교육과정에서 ICT, 디지털기술 관련 내용을 명시하고, 교수법 활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유아대상 플랫폼의 접근성 제고(인프라) 및 디지털 콘텐츠 개발 확대도 요구된다. 현재의 유아 원격교육 콘텐츠는 적합성, 난이도에 대해서는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수많은 자료가 산발적으로 존재한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플랫폼별로 제공하는 서비스 영역이 다름에 대한 불편함, 또한 유아 연령 특성상 플랫폼 활용의 어려움 등 접근성에 대한 문제, 비용문제가 지적되고 있으므로 무상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교육 시스템 안에 포함되지 않은 유아교육과 보육의 경우, 디지털기술 활용의 공적 지원의 범위(예: 인터넷 무상사용 등)는 아직 미지수다.

다음으로는 유아 대상 효과적인 디지털기술 규명 및 활용이다.

G20 국가의 50%가 유아 대상 효과적인 유형으로 방송기술을 활용한다. 유아 놀이중심 개정 누리과정 운영과 연계하고, 운영의 질 제고를 위한 활용 방안을 발굴해야 한다.

개정 누리과정의 교육 방향과 원격수업 방법의 괴리로 인한 문제 상황 해소, 유아의 직접 놀이 경험을 통한 배움이 원격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영상 콘텐츠 및 원격 자료 개발과 방법에 대한 연수가 필요하다. 즉 교사가 준비하는 영상 콘텐츠 위주가 아니라 그 영상을 통해 유아가 놀이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 중심의 실제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하여야 한다.

유아원격교육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지원 강화도 요구된다. G20 국가의 설문결과, 대부분 유아대상 원격교육의 질적 수준에 대한 점검은 미비하며, 17개 시도교육청 조사결과도 유사하다.

개별유아의 변화 및 진전도를 추적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유아 원격교육 및 디지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질 유지에 필요한 요소 또는 지표에 따라 모니터링 및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본 정책제언은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OECD 국가 사례분석을 통한 유아교육에서 디지털기술 활용 방안 연구’ 보고서(공동연구 문무경 선임연구위원, 정호연 연구원)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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