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청소년 절반, 보호자로부터 폭력학대 경험
위기청소년 절반, 보호자로부터 폭력학대 경험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2.04.2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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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대상 첫 실태조사
위기청소년 10명 중 3명 우울감 경험, 9.9%가 자살시도
일자리, 직업훈련, 건강검진 등의 서비스 제공 희망

[베이비타임즈=김정아 기자] 위기청소년의 44.4%가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으며 가출의 주된 원인은 가족과의 갈등(69.5%)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년간 위기청소년 10명 중 3명은 우울감을 경험했으며 2명은 자해시도, 1명은 자살시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29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10개 지원기관을 이용한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2021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를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첫 실태조사다. 여성가족부는 가출, 자살, 비행 등 다양한 위기 상황을 경험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고, 청소년의 심리·정서적 위험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복지 정책을 개선하고자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쉼터 등과 같은 위기청소년 지원기관을 이용했거나 입소한 경험이 있는 만 9세에서 18세 이하 청소년이며, 이들의 가정 안팎의 생활경험과 심리적 특성, 위기상황 등을 조사했다.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위기 여성청소년 온라인 인권침해 경험 두 배 높아

위기청소년의 절반 정도는 부모 등으로부터 신체폭력(44.4%)과 언어폭력(46.0%)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대상 중 청소년쉼터 및 청소년자립지원관을 이용한 청소년의 경우 신체폭력이 72.1%, 언어폭력이 72.9%로 조사자 중 피해경험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출원인은 가족과의 갈등이 69.5%로 가장 높았고, 자유로운 생활 44.3%, 가정폭력 28.0% 등이 주된 이유였다. 청소년쉼터 및 청소년자립지원관 이용 청소년의 경우 부모·형제 등 가족과의 갈등(70.6%)이나 폭력(49.4%)과 같은 가족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가출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생활형 청소년쉼터를 알고 있는 청소년은 66.0%이고, 알고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 중 59.6%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용자 중 청소년쉼터가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93.8%로 조사됐다.

위기청소년의 19.8%는 디지털 성범죄 및 개인정보유출 등 온라인 인권침해 피해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청소년보다 여성청소년이 두 배 높은 피해경험을 보여 온라인 인권침해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모르는 사람(61.1%)이 가장 많았다.

흡연·음주·환각성 물질 등 유해약물 이용 경험은 각각 33.5%, 29.6%, 0.9% 등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조사대상 중 소년원 및 보호관찰소 입소 청소년의 경험률(흡연 72.7%, 음주 44.6%, 환각성 물질 1.1%)이 높게 나타났다.

폭력 피해 경험도 높게 나타나 위기청소년의 15.9%는 최근 1년 동안 친구 또는 선후배 등으로부터 폭력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었고, 성폭력 피해도 4.3%로 조사됐다.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자살시도 주된 이유 심리불안, 가족간 갈등·학대

위기청소년의 심리·정서적 특성을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우울감을 경험한 경우는 26.2%로 조사되었고, 여성청소년 32.1%로 남성청소년(20.6%)보다 높게 나타났다. 기관유형별로는 청소년쉼터 및 청소년자립지원관 이용 청소년이 35.6%로 우울감 경험률이 가장 높았다.

위기청소년 중 여성청소년(남성대비 자해 21.6%p 높음, 자살 7.8%p 높음)이 남성청소년보다 더 높은 자해·자살 시도 경험을 보여 이 문제에 보다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의 주된 이유는 절반이 심리불안을 꼽았다. 가족간 갈등·학대도 26.3%로 비중이 높았다. 청소년쉼터 및 청소년자립지원관(45.2%) 및 아동보호전문기관(59.2%) 이용 청소년의 경우 가족간 갈등과 학대가 주요한 원인으로 조사됐다.

가정 밖 생활을 하는 동안 위기청소년 10명 중 7명은 친구 또는 선후배에게 도움을 받았다. 폭력피해를 당한 후 청소년기관, 학교, 의료기관 등 기관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는 위기청소년은 37.8%에 불과했고,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도 9명 중 1명으로 조사되었다.

위기청소년 지원기관을 알고 있는 경우와 알고 이용한 경우는 (Wee)클래스 또는 위(Wee)센터가 많았다. 이용했을 때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91.6%로 가장 높았다.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미래에 대한 불안... 위기청소년의 가장 큰 어려움

위기청소년들의 가정 밖 생활 중 어려운 점은 생활비 부족’(54.0%), ‘갈 곳·쉴 곳이 없음’(42.4%), ‘우울·불안’(33.3%), ‘일자리 없음’(20.9%) 순으로 조사되었고, 가정 밖 청소년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은 생활비 등 경제적 지원’(37.1%)숙식제공 등 생활지원’(34.3%)으로 나타났다.

위기청소년의 절반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을 꼽았다. ‘진로를 찾기가 어려움’(30.9%), ‘가족과의 갈등’(27.2%), ‘무기력함’(22.2%), ‘생활 불안정’ (19.5%) 등도 높은 응답을 보였다.

희망하는 지원 서비스로 일자리 제공’(77.6%), ‘직업교육훈련/자격증취득’(76.6%), ‘건강검진 제공’(76.4%), ‘경제적 지원’(75.4%), ‘각종 질병 치료’(75.0%), ‘일하면서 겪는 피해에 대한 보호’(73.4%), ‘상담 제공’(73.2%) 등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기청소년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복지·보호 정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기청소년이 보다 편리하게 필요한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청소년상담1388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및 청소년쉼터 등 위기청소년 지원기관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다.

청소년의 자해·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시·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임상심리사를 각 2명씩 배치할 계획이고, 정서·행동문제 청소년을 전문적·종합적으로 치유하는 청소년치료재활센터를 기존 2개소 외 호남권에 올해 신규 건립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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