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배달 속도 경쟁 ‘그만’...이륜차 실시간 모니터링 시작
위험한 배달 속도 경쟁 ‘그만’...이륜차 실시간 모니터링 시작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9.28 17:2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안전보건공단 제공)
(사진=안전보건공단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역 전문 배달업체 A에 소속된 배달 종사자 김씨는 금요일 저녁 갑작스런 주문 폭주에 정신이 없다. 20분 뒤 픽업하라는 자동 배정 알림이 동시에 2개나 떴지만 음식점 간 거리가 멀어 어디부터 가야 할지 난감해졌다. 목표 시간이 점차 줄어들면서 시간을 표시하는 글자도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이제 김씨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륜차 속도를 높이는 것뿐이다.

소비자들은 ‘예상 배달 시간’에 민감하다. 자연스럽게 배달 노동 종사자들은 시간에 쫓겨 안전을 놓치게 될 때가 많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안전보건공단은 이륜차 과속 등 위험한 배달 실태를 파악하고 안전한 배달 시간을 산출하기 위해 ‘이륜차 실시간 모니터링사업’을 시작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이륜차 실시간 모니터링사업은 배달 종사자들의 운행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사업이다. 실시간으로 안전 배달 시간을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기초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운행 데이터는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 광주 등 5개 지역의 배달업 종사자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집한다. 약 4개월간 이륜차에 LTE 통신 모듈이 부착된 IoT 장비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수집할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GPS 신호 및 6축 센서(가속도 3축, 자이로 3축)를 이용해 배달 속도를 측정하고 이륜차의 위험한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도록 직진·회전 시 속도 변화 정보 등을 수집한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수집한 데이터를 한양대학교(교통물류공학과)와 함께 분석해 사고 위험·다발 구역을 설정하는 등 안전 운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한 실시간 안전 배달 시간을 계산해 길을 찾아주는 ‘안전 배달 시간 산출시스템’을 개발해 오픈 API 방식 등으로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문도 안전보건공단 미래전문기술원장은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배달 수요와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며 “새로운 재해예방 사업체계를 기획하고 사업장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급해 이륜차 배달 사망사고를 점차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