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발달이 늦은 우리 아이, 괜찮은 걸까?
[건강칼럼] 발달이 늦은 우리 아이, 괜찮은 걸까?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1.08.3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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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두 번째 건강이야기
정신건강의학과 유재현 교수

어린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우리 아이의 발달 수준이 정상 범위 안에 있는지 궁금해 하셨을 것 같습니다. 신체 발달은 나이에 따른 기준이 잘 알려져 있지만, 언어, 인지, 사회성 등의 심리사회적 발달의 경우 그렇지 않아 당황하시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어떤 경우는 인터넷이나 육아서적에서 말하는 발달이 나타나지 않아 고민인데, 주변에서는 기다려 보면 나아질 수 있다고도 하시죠? 이럴때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봐야 하는지 아닌지 부모님들이 고민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부모님들께서 간단히 체크할 수 있는 정상 발달의 수준과, 점검을 위하여 병원 방문이 필요한 경우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1. 정상적인 언어, 인지발달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언어 발달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체계인 표현 언어와, 뜻을 이해하고 인식하는 체계인 수용 언어로 나눌 수 있습니다. 

표현 언어의 시작은 생후 약 8주 경 나타나는데 이때 아이들은 옹알이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첫 단어는 보통 만 1세경 나타나는데요. 인물, 동물, 움직이는 대상 등을 맘마 (엄마), 빠빠 (아빠), 까까 (과자) 등의 한 단어로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만 18개월부터 단어의 수가 급증해서 만 2세 쯤에는 150개~300개 정도의 단어를 습득하게 되며, 두 단어를 이어서 말하기 시작합니다. 만 3세 경에는 3단어 이상의 문장을 구사하게 되면서 점차 문법을 이해하고 정교해집니다.

언어 체계의 발달에 따라 인지 기능도 같이 발달하게 됩니다. 수용 언어, 놀이 양상, 수 개념 발달 등을 따라서 인지 발달을 추정해볼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만 1세 경 부터 간단한 단어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고 원하는 것들을 손으로 가르킬 수 있게 됩니다.

만 18개월 경부터는 간단한 지시 (옷 입자, 밥 먹자) 등에 따를 수 있게되고 몸의 부위를 이야기하면 가르킬 수 있게 됩니다.

만 2세 경 놀이의 양상은 상대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나란히 앉아서 따로 노는 모습인데 비해 만 3세 쯤부터는 서로 주고받는 상호적 놀이가 출현하게 됩니다. 수 개념의 발달로 보면 만 2~3세에는 다섯까지 셀 수 있지만 일정한 순서를 모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만 3~4세 부터는 50~100 까지 셀 수 있게 되며, 숫자의 순서와 역할을 점차 이해하게 됩니다. 만 7~8세 쯤에는 간단한 수 덧셈과 뺄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2. 정상적인 사회성 발달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생애 초기 사회성의 발달에서 중요한 평가 항목은 눈맞춤, 호명반응, 관심이나 즐거움을 나누는 행동 등입니다. 대개 만 18개월~2세 가량부터는 사회적인 행동이 의미있게 나타나는데 부모님과 눈을 맞추고 웃음을 보이거나, 이름을 불렀을 때 돌아보는 등의 행동이 뚜렷이 나타납니다.

만 18개월 경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르킬 때 부모님의 눈을 보고 다시 물건을 주목하는 합동 주시 (joint attention) 행동이 출현합니다.

이 시기가 지나 만 2-3세 경 이후에는 점차 표정이나 제스처 등의 비언어적인 사회적 단서들을 잘 이해하고, 언어, 표정, 제스처가 동반해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주세요. 하고 이야기 하고 손 내미는 행동) 사회성이 발달함에 따라 주고받는 놀이나 상징 놀이는 만 3세 이후에 출현하게 됩니다. 

3. 그럼 어떤 경우에 병원에 와야 할까요?

발달은 아이들의 기질에 따라서 속도가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때로는 한동안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다가 갑자기 계단식으로 급격하게 늘기도 합니다.

다만 만 2세까지 한 단어의 말도 하지 못하고 만 3세까지 두 단어의 간단한 어구를 말하지 못할때는 명백히 언어 지연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 2세가 되어도 호명반응이 별로 없거나, 눈맞춤이 아주 짧은 경우 관심이나 즐거움을 나누는 행동이 없는 경우는 사회성 발달의 지연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발달의 단계가 6개월 이상 멈춰 있다고 생각되시는 경우에도 전문가의 세심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생애 초기는 뇌의 발달 및 성숙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발달 지연이 의심되는 경우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아이 발달 수준에 맞는 적절한 자극 제공, 긍정적 행동의 강화, 사회적 단서의 활용 촉진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아이 발달에 대한 상의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문을 두드려 주세요.

<서울성모병원 유재현 교수 프로필>

삼성서울병원 교육인재개발실 인턴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박사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정회원

현) 아동정신치료학회 정회원

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진료조교수

연구분야

소아청소년정신의학, 뇌자기공명영상 분석, 빅데이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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