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다소 줄었지만...“여전히 높은 수준”
‘코로나 블루’ 다소 줄었지만...“여전히 높은 수준”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8.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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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일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성인들 사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위험군과 자살 생각 비율이 1분기보다 2분기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2021년 2분기 결과를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본 조사는 국민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해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020년부터 분기별로 실시해 오고 있다.

연령대별 자살 생각 비율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연령대별 자살 생각 비율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2분기 조사 결과 우울 위험군(3월 22.8%→ 6월 18.1%)과 자살 생각 비율(3월 16.3% → 6월 12.4%) 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 대비 정신건강 수준이 다소 개선된 것이다.

이는 조사 시기(6월15일~25일)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400명대로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백신 접종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발표 등에 따라 일상 복귀 기대감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우울과 자살 생각 비율은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 7월에는 거리두기 강화 등 방역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심리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울 평균 점수는 5.0점(총점 27점)으로 지난 3월 조사 결과(5.7점)에 비해 감소했다. 우울 위험군(총점 27점 중 10점 이상) 비율도 18.1%로 지난 조사 당시 결과였던 22.8%보다 4.7%p 감소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우울 2.1점, 우울 위험군 3.2%)에 비해서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연령대별 우울 평균 점수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연령대별 우울 평균 점수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특히 20대와 30대의 우울 평균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대와 30대의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24.3%, 22.6%로 50대‧60대(각각 13.5%)에 비해 1.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젊은 층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

자살 생각 비율은 12.4%로 지난 조사 결과인 16.3%에 비해 3.9%p 감소했다. 다만 그래도 지난 2019년 4.6%의 약 2.5배 수준이기 때문에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우울 분야와 마찬가지로 20대와 30대가 17.5%, 14.7%로 가장 높았고 50대는 9.3%, 60대는 8.2%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평균 1.6점(3점 기준)으로 지난 조사 결과보다 전반적으로 줄었다. 백신 접종 확산, 치명률 감소 등이 두려움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불안 점수도 평균 3.9점(총점 21점)으로 3월 조사 4.6점에 비해 0.7점 감소하였으며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필요 서비스를 묻는 질문에는 감염병 관련 정보(87.6%), 경제적 지원(77.5%), 개인 위생 물품(77.5%) 지원 순으로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 심리상담 등 정신건강 서비스 수요도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비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7월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심리방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건강한 일상 복귀를 위해 전 국민 심리지원을 한층 강화하여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은 앞서 지난해 1월부터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고 관계부처 합동 심리지원 대책을 마련해 심리지원을 이어왔다. 향후 관계부처‧시도 코로나 우울 협의체 운영을 통해 관계부처, 지자체와 함께 확진자와 격리자, 대응인력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청년‧여성‧대응인력 등 대상별 코로나 우울 예방 프로그램 운영을 활성화하고 심리상담 핫라인,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심리지원과 마음안심버스 등을 활용해 ‘찾아가는 심리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6월 30일 5개 국립병원 내 권역별 트라우마센터 출범으로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선제적 심리지원을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코로나19 이후로도 감염병·사회 재난 시 국민의 마음 건강을 위해 체계적·전문적인 심리 지원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염민섭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종식되면 국민들의 마음 건강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정신건강 수준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심리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전문가들도 재난 발생 2~3년 후 자살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국민 마음 건강 회복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촘촘하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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