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코로나’로 말하기가 늦어지는 아이들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코로나’로 말하기가 늦어지는 아이들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1.06.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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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지난해 이후 코로나19를 겪으며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란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원래 이 말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피해를 입은 세대(1883∼1900년대 생)를 지칭한 표현이었지만 이제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는’ 세대가 등장했다는 뜻이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은 ‘코로나19 학습결손’이 심각한 수준이고 말하기를 배워야 하는 영유아들은 말하기가 느려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들이 말이 늦은 이유는 무엇이고, 아이들이 말을 잘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집에서 돕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아이의 말이 늦게 되는 이유

말을 잘하지 못한다고 하는 경우도 자세히 보면 증세가 천차만별이다. 가장 흔한 경우는 말귀를 알아들으면서도 또래에 비해 말이 술술 나오지 않는 경우다.

이럴 땐 부모가 말을 많이 들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말을 하지 못하다가 놀이방에 가서 또래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고 말을 배우게 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발음이 분명하지 않아 알아듣기 어렵거나 발음을 잘못하는 경우가 많아 친구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거는 아이들, 또는 혀 짧은 소리를 내는 아이들도 있다.

이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혀의 이상을 살펴봐야 한다. 혀와 입 바닥을 연결하는 점막이 짧은 경우엔 ‘설소대단축증’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엔 우선 이비인후과에서 수술치료를 받은 후 그동안 혀가 굳어 있어 수술치료만으로 발음이 좋아지기는 어려우므로 언어치료를 함께 받아야 한다.

동생이 태어났거나 몸이 아프면 어리광 섞인 목소리로 아기처럼 말하는 ‘베이비 토킹’을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일시적인 퇴행 현상으로 잠시 아기로 돌아가고 싶다는 표현이다. 이때는 부모가 무관심하게 대하고 의젓한 행동을 보일 때 관심과 칭찬으로 격려하면 아기처럼 말하는 버릇이 쉽게 사라지게 된다.

 

말을 더듬는 아이들

보통 아기들도 기분에 따라 ‘어, 어-엄마’ 하면서 말을 더듬을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시작된 말더듬이 버릇이 되어 계속되거나 심해지는 예도 있다.

처음에는 대게 첫마디를 반복하면서 말을 더듬지만 진행되면 말하는 도중에도 더듬게 되고 또 말을 더듬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 보니 손으로 책상 위를 치거나 발길질을 하면서 말하는 버릇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병적인 말 더듬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부모는 말을 더듬는 아이에게 빨리 말하기를 재촉하거나 말을 더듬지 말라고 혼을 내기도 하는데, 부모의 이런 행동으로 아이는 두려움 때문에 더 많이 더듬게 된다. 긴장하게 되면 누구나 말을 더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일시적인 불안으로 말을 더듬는 아이들도 있다. 부모는 천천히 말하기의 모범을 보이면서 아이 말을 열심히 듣고 부드럽게 천천히 말하면서 대꾸해 줘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언어 반응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

생후 3년 동안의 경험이 아이의 언어발달을 좌우한다. 따라서 아이를 자주 얼러주고 의미 없는 옹알이에도 적극적으로 대꾸해 줘야 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아기가 말을 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은 영어나 한국어나 모두 같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느 나라에 태어나 자라든지 지능과 상관없이 3세경에는 모국어를 배워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엄마가 우울해서 아이에게 충분히 자극을 주지 못하거나 할머니가 아이를 돌보면서 아이가 말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과잉보호하는 것은 아이가 말할 기회를 뺏는 것이다.

아이한테 말을 많이 시키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의 말을 끝까지 재미있게 들어줘서 아이에게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자라도록 해야 한다. 아기를 안아주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동화책을 함께 읽는 것은 아이의 언어발달과 정서발달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말 잘하게 하는 엄마의 말 실천하려면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상대의 입 모양을 보고 배우는 말하기의 결정적인 시기를 놓치고 있다.

정상적인 언어발달을 위해 생후 3년간의 주위 환경과 초기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부모들은 가정에서 1~3세 영유아의 언어발달을 위해 다음과 같은 언어자극을 주는 놀이를 더욱 실천해야 한다.

1. 함께 신나게 놀면서 대화하기

: 신체 놀이가 더해진 대화를 해야 한다. 아이 혼자서 TV나 스마트폰으로 영상 시청을 하고 부모와 대화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친다.

2. 신체부위를 직접 만지면서 이름대기

: ‘코코코’ ‘입입입’하면서 신체 부위 이름을 대고 스킨십과 함께 한다. ‘쭉쭉’ 하면서 몸을 만지는 놀이도 함께한다.

3. 말보다 의성어, 의태어를 먼저 가르치기

: ‘멍멍’ ‘꿀꿀’ ‘반짝반짝’ 등 의성어, 의태어를 먼저 가르치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따라 하도록 한다.

4. 같이 노래 부르기

: 엄마와 같이 율동과 노래를 하는 것은 기분 좋은 언어 자극이다.

5. 아이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길게 늘여 말하기

: 아이 말에 몇 마디 살을 붙여 따라서 말하면 아이의 언어표현이 더 다양해진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 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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