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디지털 네이티브와 미래 교육
[교육칼럼] 디지털 네이티브와 미래 교육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1.04.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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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홍대부속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홍대부속초등학교 교사

최근 TV에서 ‘응답하라 1997’을 시청했다. 자연스럽게 드라마의 배경인 1997년도의 추억이 떠올랐다.

슈퍼마켓이나 문방구 앞에 있는 미니 오락기에서 오락을 하거나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하곤 했다. 친구들과는 학교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팽이 돌리기, 딱지치기 등을 하면서 같이 놀았던 기억도 생생하게 살아났다.

어느날 부모님께서 컴퓨터를 사주셨다. 컴퓨터가 들어온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관심이 크게 없었다. 컴퓨터를 사용해 본 적도 없었고 무엇인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에 컴퓨터가 생기면서부터 생활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컴퓨터 안에 있는 지뢰 찾기, 슈퍼마리오 등의 게임을 무료로 할 수 있었기에 100원씩 손에 들고, 그것도 오래 하면 옆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오락실이나 문방구, 슈퍼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놀이터나 학교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거나 다치지 않고도 친구들과 집에서 같이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얼마 뒤, 부모님은 지금은 사라진 전화선을 사용하는 하이텔 모뎀 인터넷을 설치하셨다. 이는 컴퓨터가 들어왔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그전까지는 오프라인 상태에서 컴퓨터를 했는데 온라인 상태에서 외부와 연결된 컴퓨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다른 지역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알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지 않고도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도 하이텔에서 처음 커뮤니티를 접했을 때의 신기함과 경이로움이 잊히지 않는다.

이후 전국적으로 메가패스 등 초고속 인터넷망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과거 하이텔은 전화선을 기반으로 하기에 속도가 느린 편이었고 인터넷을 할 때는 전화를 사용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

초고속 인터넷은 속도도 빠르고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기에 친구들과 전화를 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부터 리니지, 바람의 나라, 디아블로2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반, 핸드폰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그전에는 폴더폰이 주를 이루었고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아이폰은 카메라, 전화, 문자만이 아니라 작은 컴퓨터라고 생각될 만큼 핸드폰 안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스마트폰’이라 불렸다.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이 나오기 시작했다. 노트북 등의 컴퓨터 기기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나 원할 때 디지털 세계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고 일반화된 지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 우리의 삶은 이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졌다.

디지털은 1990년대부터 일반인들에게 소개되기 시작했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은 디지털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젊은 세대들은 디지털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디지털에 대해 익숙하다.

과거에는 보통 10년(年) 주기로 강산이 바뀐다고 했다면, 최근에는 년(年) 단위보다 더 짧게 기술이 개발되고 생활에 적용되고 있다.

2016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제4차 산업혁명 담론이 처음 제기됐다. 이후 4차 산업혁명 담론은 비대면과 디지털의 키워드로 교육 현장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1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교육이 학교에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여러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반 비대면 교육은 현장에서 짧은 시간 내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냈으며, 현재는 중요한 교육 패러다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자료 이미지)
(자료 이미지)

디지털 기반 비대면 교육이 효과적으로 정착된 이유는 무엇일까?

통신 기술의 발달, 교사의 노력 등이 있지만 우리는 학생들이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 디지털 언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세대를 말한다.

이 용어는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랜스키가 2001년 그의 논문 ‘Digital Native, Digital Immigrants’에서 처음 제안했으며 ‘밀레니얼 세대’, ‘Z세대’, ‘MZ세대’ 모두 디지털 네이티브를 지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과거 시공간적인 제약이 있어 소통에 한계가 있었던 것과는 달리, 디지털을 기반으로 소통하는 것에 아주 익숙하다.

TV, 신문 등의 매체는 같은 공간의 사람들과 한 방향으로만 소통하는 데 비해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디지털 세상은 생산자와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전 세계의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다.

또, 다양하고 새로운 디지털 도구와 기술들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디지털 네이티브는 이를 다루는 것에 익숙하다.

이들은 디지털 세계 속에서 능동적으로 본인의 개성 등을 고려하며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해 활용한다. 이에 따라 자신의 개성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자기 성찰도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영상과 3D 등의 사용도 익숙해서 유튜브 등을 활용해 디지털 안에서 여가 생활을 하고, 학습하는 것을 선호한다. 만약 모르는 것이 나올 경우 영상을 활용해 이해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에 맞추어 교육에서도 학생들의 특성을 반영한 영상이나 3D 등의 교육용 도구가 점차 일상화되고 있다.

최근 교육계에도 급작스러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언젠가는 도래할 4차 산업이라는 미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변화는 계속될 것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교육계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성에 맞춘 미래 교육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방승범 프로필>
- 홍대부속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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