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경쟁력 갖춰야” 농심, 故신 회장 당부처럼 순항할까
“세계시장 경쟁력 갖춰야” 농심, 故신 회장 당부처럼 순항할까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4.16 11: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농심그룹 제공)
(사진=농심그룹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난 27일 ‘라면 거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별세했다. 고인은 영면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품질 제일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신 회장의 당부처럼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흥행하면서 ‘짜파구리’가 전 세계에 알려지고, 미국 뉴욕타임즈에서는 ‘신라면 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 1위로 꼽는 등 이미 ‘농심 라면’의 세계적 위상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농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6398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을 기록해 2019년 대비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무려 103.4%가 늘었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 대를 넘긴 것은 5년 만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식 경향이 늘고 미국 등 해외에서는 라면 사재기 수요가 발생하면서 라면 판매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농심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지난해보다 실적을 더 급격히 끌어올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예상하면서 “전년 동기 베이스 부담과 디레버리지 효과에 따라 시장기대치(435억원)를 밑도는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내수 라면 시장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가정 내 비축성 재고가 늘어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지혜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는 미디어 매체 관련 홍보 효과로 기존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내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며 “올해 1분기 라면과 스낵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고 신춘호 회장의 바람처럼, 농심의 세계시장 공략은 순탄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미국에 제2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제2공장이 완공되면 농심이 남미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농심의 글로벌 인지도가 확대되면서 수출 및 해외법인은 두 자리 수 매출 증가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농심의 해외 비중이 지난 2019년 30%에서 올해 38%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높아졌던 매출이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기존 사드 이슈로 악화했던 시장 지배력의 회복에 가속도를 더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서부 내륙으로 지역 확대 전략이 용이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심이 올해 첫 실적을 어떻게 가져갈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