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중보 한국친환경홈케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심중보 한국친환경홈케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1.04.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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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위생업 통해 보호종료아동의 홀로서기에 도움되길”
청소위생업 종사자의 불합리한 수익구조 개선하려 조합 설립
“금천구 취약계층 청소지원 통해 생활 환경 개선에 도움되길”
심중보 한국친환경홈케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심중보 한국친환경홈케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베이비타임즈=지태섭 기자]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 생활 공간의 위생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심중보 한국친환경홈케어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청소는 단순히 쓸고 닦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청소를 통해 아름답고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더 나아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까지도 이뤄낼 수 있도록 청소위생업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청소위생업 종사자의 수익 구조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베이비타임즈는 심중보 이사장을 만나 사회적협동조합을 하게 된 계기와 향후 청소위생업의 발전 가능성 등에 대해서 들어봤다.

Q. 이사장님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제 사업을 오래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실패도 여러 번 경험했었습니다. 주로 유통 분야를 했었고요. 실패 이후에 재기하기 위해 청소위생업을 배웠는데 기존에 했던 유통업과 연결이 되면서 협동조합을 하게 된 겁니다.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하니 그 당시에는 희망이 없었습니다. 희망이 없을 때는 어느 누가 좋은 충고를 하더라도 사실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시 재기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자식 때문이었습니다. 가족의 힘이었죠.

저도 아직 부유하게 살지는 못하지만 저보다 생활 환경이 더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려면 어떤 걸 해야 할지 생각하면서 준비하는 과정 중에 주변에서 저와 생각이 맞는 분들이 계셨고 그분들의 도움이 있어 조합을 만들고 운영하는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Q. 사회적협동조합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청소위생업이라는 분야가 대부분 가정형편 등이 어려워지면 선택하는 직종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사업 실패 후 이 직종에 들어왔으니까요. 

이 청소위생업 시장의 일 대부분은 대형기업들이 플랫폼을 통해서 용역을 받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형기업들이 받은 용역을 다시 일반 청소위생업을 하는 분들이 받아서 진행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제로 일하는 분들은 총 용역비용의 50~60%밖에 못 받는 겁니다. 

일은 개인사업자분들이 하는데 수익이 생각보다 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사업자들끼리 모여서 협동조합을 세우고 브랜드를 만들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사회적협동조합을 하게 된 겁니다. 

기존에는 개인사업자가 영업을 하더라도 큰 기업이나 관공서 등의 일을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관공서는 물론 큰 회사의 일을 하려고 해도 명함 자체를 내밀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거죠. 그래서 ‘각자 개인사업자인데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뭉치면 큰 조직이 되니 관공서나 큰 회사에 명함을 제시할 수 있지 않냐’라는 취지로 시작이 된 겁니다.

보훈회관 신축건물 입주 전 청소 모습
보훈회관 신축건물 입주 전 청소 모습

Q. 조합원 수 및 조합원들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A. 지금 조합원 수는 한 49명 정도입니다. 그중에 실제 청소를 하는 회사는 20개 정도 됩니다. 나머지 29개 정도는 일을 받아오는 영업 조합원들입니다.

조합원분들의 수익구조는 실제 청소업무를 하는 분이 70% 비율로 수익을 가져가고, 그다음에 일거리를 가지고 오기 위해 영업하는 분이 20%를 가져가고, 나머지 10%는 조합 운영비로 쓰고 있습니다. 

기존 개인사업자로 일을 하던 분들은 기존 50~60%를 가져가는 것에 비해 10~20%를 더 높게 가져가고 있어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본인이 일거리를 갖고 오게 되면 조합 운영비를 제외한 90%를 가져갈 수 있어 조합원들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개인사업자 명함을 사용했을 때보다는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공식적인 조직 타이틀이 있는 명함까지 사용할 수 있다 보니 좀 더 환경이 좋아진 것이죠.

Q. 조합원들이 주로 어떤 일을 많이 하시나요?

A. 저희 직업은 일하는 주기가 있습니다. 주로 여름에는 에어컨을 주력으로 합니다. 보통 매년 4월 19일부터 8월 15일까지는 에어컨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이 기간에는 에어컨 청소 주문량이 많다 보니 어쩔 수가 없는 겁니다.  이 업종이 다 그렇습니다. 현재 청소위생업에 종사하는 분 중 대략 70% 정도는 에어컨만 합니다.

이렇다 보니 4월 19일 이전에 전화를 주시면 일주일 안에 처리가 됩니다. 하지만 5월로 넘어가게 되면 최소 한 달 정도는 기다리셔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에어컨 청소는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도 신청을 많이 하십니다. 오히려 개인의 비중이 크다고 보면 됩니다. 

Q. 그러면 보통 일은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A. 저희 조합원 중에서 이 직종에서 오래 일한 분은 경력이 한 10년 정도 됐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보다 더 오래 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일이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만 조금 위험하기는 합니다. 세탁기의 경우 조금 무거울 수 있어서 힘들기도 하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청소위생업 종사자 중 많은 이들이 에어컨 청소를 하는데, 에어컨은 무겁지 않아서 여성들도 할 수 있고, 연세가 많은 분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본인이 고객 관리만 잘 한다면 꾸준히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를 위해 먼저 처음에는 내가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을 알리고, 두 번째는 내 고객을 만들어야 합니다.

Q. 만약 새롭게 청소위생업에 종사하고자 한다면 받는 교육 과정이 있나요?

A. 네, 있습니다. 우리 사회적협동조합의 주목적이 바로 교육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공간이나 인력이 부족해서 위탁을 통해서 하고 있죠.

이 교육은 직접 에어컨이나 세탁기 등을 만져 봐야 해서 온라인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아 오프라인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예 못 하고 있습니다. 

교육 과정은 4주로 되어 있습니다. 4주 교육을 받고 나오면 초보자가 되고 거기서 숙달이 되면 숙련자가 됩니다. 초보자나 숙련자나 한 건당 금액은 똑같습니다. 다만 깨끗하고 안전하면서 빨리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늦게 하는 분이 있는 등 개인차가 있는 것뿐입니다.

Q.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떤 대응 방안을 가지고 계신가요?

A. 지난해 같은 경우 저희도 코로나19 초반에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코로나19가 터지자 청소 예약을 하셨던 분들이 코로나가 끝나면 하겠다고 미루신 겁니다. 그런데 결국은 안 끝나고 계속되다 보니 청소를 다시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다행히 크게 매출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가 청소를 진행할 때 고객의 집을 방문하면 고객에게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되도록 가까이 오지 마시라고 일단 이야기해드립니다. 

그리고 실제 고객과 대면하는 경우가 적습니다. 대부분 에어컨 및 가전제품이 있는 곳에서만 청소하고 화장실에 가서 세척하고, 그리고 다시 복원해 주고 난 이후에 인사하고 나옵니다. 비용도 플랫폼에서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접촉을 할 부분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코로나19에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요즘에는 신기술이 접목된 가전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A. 저희가 가장 많이 하는 에어컨 청소를 예로 든다면 제 생각에 청소를 로봇이 대신하기 전까지는 저희 업종은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로봇이 청소를 한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가격이 싸거나 하지 않을 거고요. 시행착오도 많을 것 같고요. 또 청소가 필요한 가전이 다양하기 때문에 아직은 꾸준히 일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향후 에어컨이나 세탁기 자체가 자기 스스로 일정 시간마다 청소하는 기술이 개발, 보급된다면 그때는 저희 직종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교육과정에 신기술 트렌드에 맞는 내용을 추가로 구성해 교육하는 등 신기술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금천구 돌봄 청소 현장 청소 전(사진 위쪽)과 청소 후 모습
금천구 돌봄 청소 현장 청소 전(사진 위쪽)과 청소 후 모습

Q. 금천구 돌봄 청소 서비스를 진행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간략하게 소개해 주신다면요?

A. 저희는 환경이 어려운 분들을 위한 일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금천구 돌봄 서비스 청소입니다. 

금천구 돌봄서비스 청소를 맡아주는 조합원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돌봄 서비스 청소를 한번 나가게 되면 최소 견적이 100만원 정도 나오는데, 그보다 적은 비용으로 일하거든요. 실제 금천구 돌봄서비스 담당자와 협의를 통해 인건비를 1인당 12만원으로 책정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정말 뿌듯했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요.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 50대 후반 정도 되는 어르신이 한 분 있었습니다. 근데 아이뿐만 아니라 고양이 네 마리에 개 두 마리도 키우는 상황에다 청소가 되지 않아 생활조차 어려운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집에 들어오질 않았던 거죠. 그래서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빨리 청소해달라는 요청이 온 겁니다. 

저희가 집을 방문해 깨끗하게 청소해준 후 나중에 구청 담당자분에게 들어보니 아이가 집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더라고요. 그 얘기 듣고 정말 뿌듯했습니다.

Q. 보호 종료 아동들에 대한 계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것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이 만 18세가 되면 보호 종료가 되어서 사회로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그 나이에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습니다. 음식점 배달일을 하거나 좋지 않은 경우에는 유흥업소 등으로 빠지기도 하죠.

그래서 저희 조합에서 이러한 아이들에게 일자리를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크게 두 가지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하나는 먼저 보호 종료 아이들을 대상으로 청소위생업에 대한 교육을 해주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일거리를 꾸준히 주면서 관리를 해주는 것이지요. 이 업종은 남자나 여자나 누구든지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하기 싫어하는 친구들도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것으로는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와서 먹는 것은 아니고 배달주문 플랫폼인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에 등록해 놓고 배달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일도 배우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올해 이 계획에 대한 사업 목표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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