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LG전자-마그나, 삼각동맹으로 전기차 올라운드 플레이어 노리나
애플-LG전자-마그나, 삼각동맹으로 전기차 올라운드 플레이어 노리나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3.1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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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애플카 아웃소싱 마그나 거론에 LG전자도 관심
램프-파워트레인-인포테인먼트 갖춘 LG 전장사업에 기회
(출처=LG전자)
(사진=LG전자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최근 미국 씨티그룹에서 내놓은 애플 관련 리포트가 화제다. 짐 수바 씨티그룹 연구원은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을 때 시가총액을 얼마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 리포트를 작성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애플이 전기차 사업에 진출해 이른바 '애플카'를 만들어내면 애플의 시가총액은 현 2조달러에서 3조달러 규모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분야였던 스마트폰 분야를 벗어나 전기차 사업에 진출할 경우 수년 안에 시가총액을 50%나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 애플이 전기차에 관심을 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업계는 애플이 최소 지난 2014년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타이탄'을 시작했을 때부터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스템에 관심을 둬왔다고 보고 있다. 산업 규모의 한계가 명확한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 산업의 규모는 훨씬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바 연구원 역시 리포트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하드웨어 시장은 스마트폰, PC, 태블릿, 웨어러블 시장을 합친 것보다 커질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리포트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전기차 사업을 통한 애플의 성장 조건으로 내세운 '아웃소싱'이다. 수바는 자신의 리포트에서 애플이 스스로 전기차 시장 진출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기보다는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자동차를 디자인만 하고, 제조업체에 생산을 맡길 것이라는 예측이다.

따라서 업계의 관심은 애플이 어느 업체와 협력할지에 쏠리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카 위탁생산이 유력한 업체로는 캐나다 마그나와 대만 폭스콘 등이 꼽힌다"고 밝혔다.

대만 회사인 폭스콘은 아이폰 조립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이미 애플과의 관계가 탄탄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애플카 사업에서도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캐나다의 자동차 제조업체 마그나는 BMW, 다임러, 재규어, 랜드로버 등의 모델을 조립하는 회사로, 업계에서는 이미 한번 애플카 생산 논의 가능성이 제기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애플의 전기차 협업 상대로 지목되는 마그나는 오는 7월 LG전자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JV)을 출범하기로 한 기업이다.

마그나는 풍부한 사업 경험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포함해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인버터 등에 대한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애플카 협력사로 마그나가 언급되면서 LG전자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마그나와 애플의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LG전자가 마그나의 전기차 플랫폼에 구동 모터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애플카에 전기차 구동시스템을 공급하고, 마그나가 차량생산을 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왼쪽에서 세번째)과 룩소프트 미하일 비코브(왼쪽에서 네번째) 오토모티브 솔루션즈 부사장 (출처=LG전자)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왼쪽 세 번째)과 미하일 비코브(왼쪽 네 번째) 룩소프트 오토모티브 솔루션즈 부사장 (사진=LG전자 제공)

게다가 LG전자는 파워트레인뿐 아니라 인포테인먼트와 차량용 램프 등 폭넓은 전기차 부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LG전자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Luxoft)와 함께 합작법인 '알루토(Alluto)'를 출범시켰다. 알루토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합작법인으로, '정보(information)'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합친 시스템을 다룬다. 즉 단순한 정보 안내를 넘어 문화·일상생활까지 차에서 누릴 수 있는 기술을 다루게 된 것이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됐을 때, 전기차가 향후 하나의 '가전제품'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예측에서 비롯됐다. 업계에서는 미래의 자동차가 고객의 핵심 생활권이 된다면, 그 자동차의 가치를 매기는 핵심 기술은 바로 인포테인먼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차량용 램프 분야에서 LG전자는 지난 2018년 세계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에서 5위를 달리는 ZKW사를 인수하며 역량을 강화하기도 했다. 리어램프 중심이었던 LG전자의 자동차용 조명 사업이 헤드램프를 포함한 전 영역으로 확대된 것이다.

전기차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램프까지 갖춘 LG전자는 향후 전기차 부품 시장을 선도할 만한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 시장 역시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해 16일 LG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4.29% 상승한 15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애플이 자신의 전기차 사업 파트너로 마그나를 선택한다면 LG전자 역시 전기차를 비롯한 '전장' 사업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가전의 명가' LG전자가 올해 전장 사업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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