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수연 소장 “집안일 잘하는 남편 만들려면…”
[인터뷰] 이수연 소장 “집안일 잘하는 남편 만들려면…”
  • 안무늬
  • 승인 2014.07.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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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들에게 남편의 가사 분담은 큰 도움이 된다. 회사에서도 과다한 업무로 몸과 마음이 지친 그녀들에게 싱크대 속 쌓인 설거지, 세탁기 속 밀린 빨랫감들은 보는 것만 봐도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 어떤 워킹맘들은 “일은 같이 하면서 집안일은 왜 나만 하느냐”고 묻기도 할 정도로 가사 분담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내는 모르는 남편들의 이야기가 있다. 남편들은 도와주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방법을 모르고,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아내가 “이걸 왜 이렇게 해”라며 핀잔을 주면 의욕에 불타던 남편들도 김이 새고,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잘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남편, 남편의 분담이 필요하지만 일처리를 보면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아내, 이 둘을 위해 한국워킹맘연구소의 이수연 소장이 나섰다. 그녀가 제안하는 ‘남편 집안일 잘 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 워킹맘 가정의 가사 분담, 잘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젊은 남편들이 아내를 도와줘야 한다는 인식은 한다. 하지만 대부분 도와주기는 하지만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내들이 이를 참지 못하고 남편을 나무라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남편은 자존심에 타격을 입고, 해도 욕먹고 안 하도 욕먹는다면 차라리 안 하고 욕먹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가사 분담은 더욱 어려워진다.”

- 이런 것들이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하나?

“그렇다. 남편들은 정말 몰라서 실수하기 때문에 아내들이 격려를 해줘야 하는데 소리 지르고 반말로 명령하는 경우가 많아 남편들은 이를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맞벌이 부부가 실제로 부부 사이가 안 좋은 경우도 많고, 섹스리스 부부가 많기도 하다.”

- 맞벌이 부부의 가정불화,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우선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파악해야 한다. 남자가 하루에 말하는 단어는 7천 개, 여자는 2만5천 개다. 당연히 남녀의 대화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남편은 회사에서 7천 개 단어를 다 써서, 집에 오면 말할 수 있는 배터리가 정말 없는데, 아내는 2만 5천 개 단어 쓰기 위해 남편에게 잔소리를 한다.

그리고 여자 화법은 공감형인데, 남자는 결론형이다. 여자들은 공감 받길 원하고, 남자들은 인정받기를 원한다. 또한 여자들은 사랑한단 말을 듣고 싶어 하는데 남자들은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사랑의 유효기간 2년이다. 그 뒤부터는 노력 있어야 한다. 부부들은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생각하지만 절대 해결 안 된다."

- 워킹맘을 돕는 아빠들의 육아, 집안 살림 어떻게 이끌어내야 하나

“우선 남편이 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고, 잘하면 칭찬해주고, 못하면 다시 기다려줘야 한다.

또한 남자는 ‘도와줘’라는 말 부담스러워 하는 것을 명심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한 뒤 기다려줘야 한다. 해보지 못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당연하고, 무언가를 열심히 했는데 인정받지 못했을 때 힘들어 한다.

요즘 남편들은 참 힘들다. 한 달 열심히 일해도 월급을 손에 쥐어보지도 못하는 게 남편들의 삶이다. 예전에는 노란 봉투에 월급을 받았지만, 이제는 한 달 동안 일하고 나서도 하루 5천 원씩 용돈을 받아서 쓴다. 남편의 육아 참여도 중요하지만, 아내도 남편의 권위를 세워줘야 한다. 그래야 남편도 더욱 적극적으로 아내의 집안일을 돕는다.”

 


- 남편들의 육아 휴직은 정착이 잘 된 편인가

“현재 1.2%에 불과하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여성들의 육아 휴직도 제대로 안 돼 있으니 아빠 육아 휴직 역시 정착이 잘 안 돼 있는 것은 당연하다.

프랑스는 육아 휴직 본월급의 80%지만 한국은 100만 원 정도다. 그렇다 보니 아내들이 남편의 휴직을 반대한다. 아이에게 써야 할 돈이 많은데 남편이 그렇게 번다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육아 휴직 중 급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 규모에 따른 차등 지원, 맞춤 지원 등이 필요하다."

- 남편의 가사 분담을 원하는 워킹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 가정의 중심은 아이다. 한국 엄마들은 자기 에너지의 90%를 아이에게 쏟는데, 가정의 중심은 ‘부부’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쏟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남편에게 쓴다면 남편은 바뀔 수 있다.

또한 앞서 말했듯 남녀의 차이를 이해하고, 남편에게 큰소리로 명령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살살 달래듯 말하는 것이 남편의 가사 분담을 더욱 잘 이끌어낼 수 있다.”

△ 이수연 소장은?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현)
화성시보육정책위원회 위원(현)
경기도북부 여성비전센터 운영위원(전)
MBC KBS SBS EBS 방송 및 신문 잡지 등에 국내 대표 워킹맘 & 대디 전문가로 활동
여성가족부 ‘위민넷’ 등 칼럼리스트 활동
저서 : 세일즈의 神(공저), 똑똑한 여자보다 매너 좋은 여자,  일 하면서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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