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법무부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제’ 도입 추진 환영
세이브더칠드런, 법무부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제’ 도입 추진 환영
  • 채민석 전문기자
  • 승인 2021.02.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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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등록 외국인 아동 2만여 명 출생신고 불가
(이미지 제공=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베이비타임즈=채민석 전문기자] 국제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은 국제아동인권센터, 굿네이버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과 함께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아동의 인권보호를 위해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제의 신속한 도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지난 15일 법무부 정책위원회 심의결과 발표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18일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모든 아동은 국적이나 지위와 무관하게 아동으로서 권리를 누리고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아동이 그 권리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출생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법은 지금까지 출생신고 대상을 대한민국 국적자로 한정하고 있어 외국인 아동들을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국제 인권법에도 반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 제1항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제24조 제2호는 모든 아동에게 '출생 후 즉시 등록될 권리'와 '이름과 국적을 가질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유엔아동권리위원회 등 다수의 유엔조약기구들이 한국 영토 내 모든 아동이 출생 등록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한국 정부에 거듭 권고해온 이유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 정부는 외국인 아동들은 본국 대사관에서 출생 신고하면 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러한 아동들을 외면하는 동안 이들은 분명히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나고 있지만, 서류상으로 존재하지 않아 학대, 매매, 착취 등 사회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한 의료, 교육, 사회보장 등의 공적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있어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게 현실이다.

법무부는 지난 15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첫 번째 정책위원회를 비대면 영상회의로 개최해 ‘외국인아동 출생등록제 도입’에 관해 논의하였다.

제16기 법무부 정책위원회 3차 화상회의에서 박범계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법무부 제공)
제16기 법무부 정책위원회 3차 화상회의에서 박범계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법무부 제공)

회의에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인사말과 함께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외국인 자녀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논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히 경청해 ‘공존의 정의’ ‘민생에 힘이 되는 법무행정’을 구현할 수 있는 정책 수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행법상 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은 부모가 미등록 상태이거나 출산 후 귀화하는 등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 아동에 대한 출생신고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한 현재 국내에는 미등록 외국인 아동이 2만여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특성상 구체적인 실태조사가 어려워 미등록 아동인구에 대한 기본정보마저 미비한 상황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간 출생등록제 도입 방안 토론회를 개최(‘18. 11.)하고, 아동 관련 연구자 및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출생등록제 이행추진 자문단’을 구성(‘18. 12.~‘19. 7.)해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위원회에서 법무부는 법무부 소속 인권국으로부터 추진 중인 ‘외국인아동 출생등록제’를 보고받고, 외국인아동 인권보호를 위해서는 출생등록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공감하면서, 신속하고 적극적인 특별법 제정의 추진을 심의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우리는 외국인에 대한 출생등록이 외국인 아동에 대한 또 다른 낙인이나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제도를 설계할 것을 법무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권보호의 관점에서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제의 추진을 결정한 정책위원회 심의결과를 다시 한번 환영하며, 법무부가 정책위원회 심의결과에 따라 외국인 아동을 포함한 모든 아동의 인권 보호를 위한 출생등록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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