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가 뭐길래… ‘폭풍’ 성장
소셜커머스가 뭐길래… ‘폭풍’ 성장
  • 뉴시스=박상권
  • 승인 2012.11.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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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돌잔치를 앞두고 스튜디오 촬영을 준비하던 A씨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돌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마다 공동구매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공동구매를 하게 될 경우 정상가보다 최대 20% 가량 저렴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정상가가 100만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A씨는 주저하지 않고 공동구매를 선택했다.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중구에서 지난해 커피전문점을 연 김모씨(42)는 가게를 알리기 위해 소셜커머스를 많이 이용했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묶은 상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쿠폰을 한 소셜커머스 업체와 거래한 것. 김 씨는 “초기에 매출을 늘리는 데는 큰 도움이 됐다. 손님도 많이 오고, 일단 주변 직장인들에게 가게를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가정주부인 B씨는 최근 한 보험사의 웹진을 방문했다가 쏠쏠한 재미를 맛봤다. 이 웹진에서 영화, 전시, 연극 관람 등 문화 행사의 체험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무료 도서 구입의 기회도 있었다. 평소 생활비 걱정에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했던 B씨로서는 보물과도 같은 장소를 발견한 셈이다.

▲ 소셜커머스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소셜커머스가 채 2년이 되지 않았지만 젊은이들을 위한 가장 ‘핫’한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았다. 중소업체까지 포함한 업체 수만 500여군데, 시장 규모는 1조 원을 넘어섰다. 말 그대로 ‘폭풍성장’이다.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자 한때 500개가 넘는 업체가 난립했다. 그러다 지난해 몇몇 주요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을 거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두 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성장 속도라면 2015년까지 연평균 50% 가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소셜커머스가 단기간에 급성장한 배경은 무엇보다 스마트족의 등장이 있다.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소셜커머스 상품들은 ‘반값 할인’을 일반적으로 내세울 수 있을 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단체 구매가 기본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의 파워가 커진 셈이다.

초기 국내 소셜커머스 형태는 하루 동안 특정 상품을 50% 이하의 파격적인 가격에 공동구매하는 원어데이몰이 대부분이었다. ‘몇 명 이상 모이면 거래 성사’란 조건이 걸려 있기 때문에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은 공동구매 인원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이벤트 상품을 적극적으로 알리게 된다. ‘입소문 마케팅’ 구조는 소셜커머스 마케팅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수많은 업체가 생겨나고 없어지는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미숙한 처리가 소비자의 불신으로 남기도 했다.

실제 소셜커머스 원년으로 불리는 2010년 우후죽순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만 수백 개에 달했다. 이 중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업체는 불과 몇 개 되지 않았다. 1년 만에 옥석 가리기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현재 소셜커머스 시장은 4강 체제로 불린다. 티켓몬스터(티몬),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그루폰코리아 등 상위 4개 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메타사이트인 다원데이는 지난 2월 상위 4개 업체의 거래액이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0년 500억 원 규모에 지나지 않았던 소셜커머스 시장은 2년이 안 돼 월 거래액 1000억 원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연간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다. 실제 다원데이는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월별 거래액을 조사한 결과 총 1조2600억 원 이상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데는 지역 요식업종에 국한하지 않고 배송 상품과 여행, 공연까지 영역을 넓힌 게 주효했다”며 “최근에는 여행, 레저 부문도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의류 패션잡화의 경우 젊은층 사이엔 소셜커머스를 통한 구매가 대세. 최근엔 40대 이상 중장년층 사이에도 입소문이 나며 소셜커머스를 찾는 손길이 늘고 있다. 티몬과 함께 소셜커머스업체 1,2위를 다투는 쿠팡에 따르면 올 3분기 의류 패션잡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배나 많을 정도로 폭풍 성장했다.

10월 판매 기준으로 의류 잡화 카테고리 1위를 기록한 ‘페이퍼플레인 운동화’는 3만여 개가 판매되며 약 6억10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슬레진저 런닝화’는 2만2000여개 3억2000만 원어치 판매됐고 ‘온더리버 니트·가디건 3+1’ 은 9100여개 1억6000만 원 가량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의류패션잡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1,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대표적인 의류 패션잡화 판매 채널로 소셜커머스가 뜨고 있는 셈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이들 업체는 지상파 TV 광고도 주저하지 않는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집계한 100대 광고주에도 진입했다. 위메프가 38위, 쿠팡 48위, 티몬이 75위를 기록했다. 또한 쿠팡은 지난해 인터넷 배너 광고에 삼성전자보다 많은 금액인 176억 원을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장은 티몬과 쿠팡의 1위 다툼과 위메프와 그루폰의 3위 경쟁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티몬이 미국의 리빙소셜에 인수됐을 때는 전 세계 소셜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그루폰과 리빙소셜의 대결이 국내에서도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그루폰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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