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픈박스연구소 김종호 대표 ‘따뜻한 클라우드 세상을 꿈꾸다’
[인터뷰] 오픈박스연구소 김종호 대표 ‘따뜻한 클라우드 세상을 꿈꾸다’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1.02.0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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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라이브를 통한 미아추적 시스템 “인생을 걸고 싶은 일”

오픈박스연구소 김포 사무실에서 만난 김종호 대표 [사진=최주연 기자]
오픈박스연구소 김포 사무실에서 만난 김종호 대표 [사진=최주연 기자]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레이드라이브를 개발한 IT 솔루션 기업 ‘오픈박스연구소’ 김종호 대표를 만났다.

베이비타임즈와 김 대표의 만남은 오픈박스연구소의 스마트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독자들과 공유하고픈 이유도 있었지만, 이를 통해 미아추적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그의 공익적 목표가 더 궁금했기 때문이다.

레이드라이브(RaiDrive)는 전 세계 227개국에서 95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 인기 윈도우용 클라우드 스토리지 게이트웨이(Cloud Storage Gateway) 소프트웨어다. 국내에서는 업계 후발주자임에도 2017년 출시 이후 전세계 1위를 선점하고 있다.

레이드라이브는 원격 파일 저장소를 윈도우 탐색기의 드라이브로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자료사진=오픈박스연구소] 

레이드라이브의 설명은 간단하다.

엄마들이 아이 사진이나 영상 데이터를 구글 드라이브나 네이버 마이박스에 저장하는데 이게 용량이 넘어가면 유료 구독을 해야 한다. 무료로 계속 쓰려면 여기저기 클라우드를 이용해야 하고 일일이 로그인도 필요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레이드라이브는 이러한 여러 개의 클라우드를 하나로 합친 파일탐색기다. PC에 설치만 하면 매번 로그인할 필요없이 한눈에 모든 클라우드의 자료를 볼 수 있다. 레이드라이브가 지원하는 클라우드는 네이버 마이박스(MYBOX), 구글 드라이브, 원드라이브, 드롭박스, AWS S3 등 현재 28개에 달한다.

넉넉한 용량의 클라우드 공간이 한 번에 내 컴퓨터에 들어오는 셈으로, 간단한 사용법과 깔끔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안정성은 덤이다. 재택과 출근을 번갈아 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집과 회사 PC에 레이드라이브를 설치하면 usb로 자료를 이리저리 옮길 일도 없어지고 워드, 엑셀, 포토샵 등으로 작업한 파일도 전용 소프트웨어 없이 즉시 편집 저장할 수 있다.

“구글과 드롭박스 등 전 세계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100개 이상입니다. 보통 10기가 정도씩 무료 용량을 주는데 이게 100개면 1테라잖아요. 이걸 무료로 손쉽게 사용해보자는 아이디어로 레이드라이브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구글트렌드에서 비교해본 레이드라이브와 웹드라이브, 익스팬드라이브.

김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 사업을 목표로 했고 그의 계획은 맞아떨어져 레이드라이브는 세계무대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 그래프를 써 내려가고 있다. 구글트렌드를 검색해보면 경쟁사인 웹드라이브(webdrive)나 익스팬드라이브(expandrive)를 압도적 추이로 따돌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영어로 소프트웨어를 만든 덕에 글로벌화는 쉽게 되었지만 온갖 언어로 들어오는 민원처리(?)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었다.

“레이드라이브 포럼에는 다양한 문의가 올라옵니다. 영어로 답변을 하는 게 어렵지만, 우리 제품에 관한 것뿐 아니라 사용자 컴퓨터 문제까지도 최대한 원인을 찾아주려 노력합니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어느 한순간에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꾸준한 노력이 쌓여 나타나니까요”

이렇듯 레이드라이브의 포럼은 고객밀착형이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들을 최대한 반영한다. 김 대표도 그것이 신뢰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레이드라이브의 궁극적 목표 ‘미아추적 시스템’이다. 관공서 우편물에 20년도 지난 아이 사진을 미아 찾기라고 올려놓는 요식행위에 어떤 사명감을 느꼈다는 김 대표는 클라우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미아추적 관련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미아 찾기 캠페인 사진은 한참 세월이 지난 것들이죠. 아이 얼굴을 모핑 기술을 이용해 성인 얼굴로 바꾸기 위해서는 영상이나 이미지가 필요합니다. 그 자료들이 어디 있냐면 바로 폰 속에 있고 지금도 전 세계의 엄청난 이미지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문제를 떠나 기술적 측면으로만 본다면 70억 명에 달하는 데이터로 충분히 미아추적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레이드라이브의 100만 사용자로는 턱없이 부족한 계획이지만 앞으로 사용자가 늘어나면 미아추적 시스템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일반 사용자들의 동의가 전제조건이고, 악용될 소지도 있어 고민이지만 그의 결심은 확고하다.

“인생을 걸고 하고 싶은 일입니다. 아이 잃은 슬픔을 가진 단 한 사람이라도 달랠 수 있다면 제가 쏟아부은 노력이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의지는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둔 아빠의 마음도 분명 작용했을 것이다.

아이들이 아빠의 영향을 받아 IT에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아직’이라고 답했다. 또한 스스로를 일만 하는 빵점 아빠라고 표현하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보는 뿌듯한 마음은 숨길 수 없어 보였다.

“아이들이 부모의 행동이 다 옳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부모로부터 무엇을 받을지 스스로 판단하는 모습입니다. 그렇기에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는 것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픈박스연구소 김포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김종호 대표 [사진=최주연 기자]
오픈박스연구소 김포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김종호 대표 [사진=최주연 기자]

김 대표는 살아온 인생을 한 단어 표현해 달라는 주문에 주저 없이 ‘갈증’을 택했다.

“항상 모자라고 충족되지 않았어요. 지금도 여전히 갈증 상태고요. 좋은 말로 하면 호기심이 끝나지 않는다고 할까요. 나이가 들어도 이렇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힘이 나오는 건 복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레이드라이브는 이용자 200만 달성과 매출 2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오픈박스연구소는 레이드라이브에 영감을 받은 ‘세상이 관심 가질 만한’ 표준규격의 새로운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시장이 경쟁사들에게는 레드오션이지만 김 대표는 아직 블루오션이라고 말한다. 그가 내놓을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 대표는 “따뜻한 클라우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말과 함께 작은 바람을 털어놓았다.

“우리나라는 업계에서 아직 이렇다 할 글로벌 사업자가 없습니다. 난관이 많은 거죠. 오픈박스연구소는 앞으로 성공적인 글로벌 소프트웨어 사업자가 되어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제가 걸어온 길의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전달해주고 싶은 바람입니다”

그의 바람과 미아추적 시스템이라는 궁극적 목표가 꼭 이뤄지기를, 우리 아이들의 부모로서 힘찬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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