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소녀, 한국서 귀를 선물받다
우즈베키스탄 소녀, 한국서 귀를 선물받다
  • 백지선
  • 승인 2014.07.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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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강남세브란스병원.

 


우즈베키스탄 소녀 무하밭 후다이베르게노바이(12)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보건산업진흥원의 도움으로 ‘귀’를 선물받았다.

무하밭의 오른쪽 귀는 태어날 때부터 귓바퀴와 귓구멍이 발육되지 않고 흔적만 남아 있는 선천성 소이증을 보였다. 귓구멍이 뚫리지 않았지만 속귀의 구조물 보존상태가 좋기에 소리가 뼈를 통해 전도돼 어느 정도 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무하밭은 어렸을 때 우즈베키스탄의 한 병원을 찾았으나 성장 후 찾아오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이후 무하밭의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정기적 검사와 귀 수술에 대한 계획을 세울 여력이 없었다.

지난해 박진석 성형외과 전문의(박진석성형외과 원장)는 우즈베키스탕의 카라칼파스탄 누스크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중 무하밭을 만나게 됐다. 박 전문의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선천성 소이증을 치료하기 쉽지 않음을 알고 한국으로의 이송을 계획했다. 이후 해당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가진 윤인식 강남세브란스 성형외과 교수에게 연결해줬다.

▲ 사진 제공 = 강남세브란스병원.

 

▲ 사진 제공 = 강남세브란스병원.

 


윤 교수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무하밭을 위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의 도움으로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나눔의료사업에 무하밭의 지원을 요청했다. 또 병원측에 무하밭을 위해 수술 및 치료비 지원을 요청해 ‘강남세브란스병원 1%’ 나눔기금의 도움을 받아 무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윤 교수팀은 무하밭의 갈비뼈 연골을 이용해 귀 형태를 만들어 이를 삽입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선천성 소이증 수술은 갈비뼈 연골 귀 형태를 1차로 삽입하고 약 6개월간 여유를 둔 후, 붙인 귀의 뒷면을 들어올려 정상적인 귀의 각도를 세워주는 2차 수술로 구성된다. 그러나 무하밭의 형편상 한국을 두 번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윤 교수팀은 한 번에 정상적인 귀 형태를 만드는 과정으로 수술을 진행했다.

무하밭의 어머니인 나지굴 씨는 “딸 아이가 정상인과 다름없는 귀 형태를 갖게 돼 무척 행복하다”며 “고대하던 대한민국에서 수술을 받고 나니 행복하고 엄마로서 딸에게 무언가 해준 것 같다는 마음뿐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은 무하밭은 “소아과 의사가 돼 어린이들의 아픈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치료해주고 싶다”는 소망을 말했다.

▲ 사진 제공 = 강남세브란스병원.

 


윤 교수는 “어린 소녀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힘써준 보건사업진흥원과 병원 측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에 거주하는 소이증 환자들이 치료에 관한 문의를 많이 해온다”며 “여러 단계의 수술 절차 때문에 선뜻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들었으나 이번 나눔의료사업이 널리 알려져 마음의 고통을 받는 환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편 무하밭은 병원 측에서 마련한 환송회 행사를 24일 치렀고 기쁜 마음을 안고 우즈베키스탄 고향 집으로 25일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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