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미의 진심 인터뷰] 대구 S한방병원 정운승 원장
[정경미의 진심 인터뷰] 대구 S한방병원 정운승 원장
  • 정경미 기자
  • 승인 2021.02.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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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고통을 함께 통과해야, 차가운 의학에서 벗어날 수 있어”

[베이비타임즈=정경미 기자]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춥다. 20년 만에 찾아온 북극발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고, 역대급 추위가 찾아와 한강이 얼어붙었다.

추위와 함께 눈 소식이 유난히 많았던 이번 겨울. 눈이 만든 진풍경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의 세계로 안내했다. 오리 모양의 눈 집게와 눈썰매가 전국적으로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춥지만 눈이 오랜 시간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준 건 분명하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들었지만, 특히 큰 위기를 맞았던 곳이 있다. 바로 대구다. 의료진과 시민들이 힘을 합쳐 엄청난 위기를 이겨낸 그곳. 그럼에도 코로나로 인한 심각한 경제적 위기로 가게들이 줄지어 문을 닫고, 직원을 줄이는 마당에 지난해 9월 대구 한복판에 개업을 한 병원이 있다.

대구 S한방병원 정운승 원장을 만나 어려운 시기에 개원을 선택한 이유와 병원 이야기 등을 들어봤다.

대구 S한방병원 정운승 원장
대구 S한방병원 정운승 원장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운 2020년에 진료를 개시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저 혼자 하는 개인 병원이었다면 아마 미뤘거나 개업을 포기했을지도 모르죠. 총 6명의 의료진이 함께 힘을 합쳐 5년 전부터 준비를 했고, 코로나19로 어렵다 해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한의사로 30년 가까이 일을 하면서 치료의 한계가 보였고, 양방과 한방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면 환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라는 확신이 오늘을 만들었죠.

보통 병원에 가면 증상 위주로만 접근을 하기에 우리 몸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통합해서 치료하는 곳이 없습니다.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통증을 잠시 없애는데 급급하지요.

단순히 증상만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나타나게 하는 원인’을 바로잡는 것이 저희 병원 의료진들의 기본 신념입니다.

이게 가능하게 하려면, 한방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양방 역시 혼자서는 안 되지요. 도수치료도 병행돼야 합니다. 골격계, 신경계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서 우리 몸의 자생력, 자연치유력, 면역력이 제대로 작동하게 도와 여러 질환들을 스스로 물리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그게 진짜 치료라고 생각했습니다.

썩은 꼬리를 잘라내는 것은 임시방편이지요. 병의 진원지인 머리를 찾아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특히 턱관절은 만병의 근원지입니다. 턱의 움직임이 나쁘게 되면 머리뼈가 틀어지거나 어그러지게 만들고, 머리뼈를 지나가는 9개의 뇌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때문에 우리의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머리뼈, 턱관절, 경추’ 3박자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양한방치과 협진 병원이 된 것이군요.

양한방 협진은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치과가 협진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요. 턱관절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뇌신경계와 체형불균형 문제를 FCST 턱관절 치료를 통해 바로잡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턱관절의 중요성과 FCST 치료가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최근 들어 턱관절의 중요성과 그 불균형이 초래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조명되면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신답니다.

턱관절은 단순히 그 부위의 문제와 통증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턱관절 주위로 지나가는 신경계와 그 신경계와 이어진 우리 몸 곳곳의 부위, 머리뼈 전체, 또 척추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무너진 신체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턱관절이랍니다.

언변이 뛰어나신데요. 비결이 있으신가요?

카메라 앞에서도 떨지 않는 비결은 풍부한 상담 덕분입니다.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를 직접 상담합니다. 원장이라고 명패만 앞에 두고, 뒤로 물러서지 않습니다. 상담과정에서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제가 가야할 길이 보입니다.

30년 간 저만의 진료철학이 있습니다. ‘소통되면 아프지 않고, 소통되지 않으면 아프다(通則不痛 不通則痛)’

환자와 깊이 만나려고 합니다. 결국 소통이 되지 않으면 병의 원인도 찾기 어렵습니다.

의사는 바쁜 경우가 워낙 많다보니, 현실적으로는 환자에게 냉정할 수밖에 없지 않나요? 

몸이 아픈 사람은 마음도 함께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두려움이 함께 오거든요. 환자의 눈을 마주치지도 않은 채 기계적으로 문진을 하고 약을 처방하는 것은 그만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와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환자의 걱정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해요. 논리로 설명하는 대신 환자의 신체 언어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고통을 함께 통과해야, 차가운 의학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대구 S한방병원 로비 전경
대구 S한방병원 로비 전경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운 시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통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때문에 병원 방문을 꺼리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대구는 더 조심하는 분위기예요.

코로나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고, 핸드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보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잘못된 자세로 인한 척추관절 질환도 덩달아 증가추세입니다. 허리, 목, 무릎, 어깨가 아프고, 만성 근육통에 시달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체육시설이 전면 금지되면서 운동도 줄어들었고, 집콕이 길어지며 햇살을 보며 걷는 일상도 낯설게 느껴지고 있지요.

아픈데도 병원이 무서워 오지 못한다면 그보다 끔찍한 일은 없을 겁니다. 개원 준비과정부터 감염에 대비해 설계했습니다.

원내 모든 병실을 강제 흡배기 방식의 개별 환기 시스템을 설치해 히터, 에어컨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고자 했고, 세스코 바이러스 케어를 설치해 24시간 자동으로 감염관리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도 주 3회 이상 환기, 매일 방역 소독을 하는 등 환자분들이 안심하실 수 있는 코로나19 청정 병원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사실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물적 자원보다 중요한 것은 인적 자원이라는 생각입니다. 오랜 시간 사람과의 접촉을 차단하면 사람들은 외로워져요. 대화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날카로워집니다. 병원에 왔을 때 환자들이 편안하려면 함께하는 직원들이 즐거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준비완료! 이상무!

대구 S한방병원은 최근 복지관 어르신들에게 보약을 지어드렸다고 한다. 보여주기식의 일회성 나눔보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인터뷰어 정경미 작가는 13년 교사생활을 끝내고 마음의 소리를 쫓아 ‘글쓰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퇴사 후 오랜 꿈이었던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책 쓰기 멘토로 저자를 브랜딩하고 있다. 북콘서트 MC로 활약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로미TV’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프로 N잡러, 정경미가 인터뷰를 통해 만난 사람을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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