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현대차 배터리 수주? "확신하기 이르다"
SK이노베이션, 현대차 배터리 수주? "확신하기 이르다"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2.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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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난 1일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의 3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7'에 들어갈 배터리로 SK이노베이션 제품이 선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1차 물량을 한 번 수주한 적이 있어 다른 업체가 선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는데, 의외의 소문이 터져 나온 것이다. 20조원 규모의 3차 물량 수주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돼 지난 1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2.86% 오른 31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태 이후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SK이노베이션이 선택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SDI도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선전했지만, 현대차그룹이 원하는 '파우치형 배터리'가 아닌 '각형 배터리'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은 이러한 소문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사의 3번째 전기차 '아이오닉7'에 탑재될 배터리로 SK이노베이션 제품이 들어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3차 물량 케이스는 아직 진행 중이고, 논의 단계에 있어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보도된 SK이노베이션 제품 낙점 소식에 대해서는 "3차 물량 수주사는 복수로 선정할 예정이다"고 밝히며 아직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2차 배터리 물량을 모두 단일 제조사에 맡긴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고객사와의 거래 상황은 알려주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만약 SK이노베이션이 이번 현대차의 3차 배터리 물량을 수주한다면 호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연매출은 1조6000억원 대로 7000억원에 못 미쳤던 전년 매출 대비 크게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배터리 사업의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오는 2023년까지 미국 제1·2공장을 모두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 3분기에는 헝가리에 제3공장도 새로 착공한다. 현대차의 3차 물량 수주는 이러한 흐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와 화학 사업이 여전히 적자 기조여서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을 두고 "배터리 사업의 고성장은 긍정적 요인이나 배터리 사업은 연간 4조원 수준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재무적 리스크가 동반한다는 분석이다. 대규모의 현대차 물량 수주는 SK이노베이션에 재무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기차 관련 사업은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카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399만대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주요 국가의 자동차 수요가 회복 중이고, 친환경차 우호정책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가 "3차 물량 수주사는 복수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SK이노베이션이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아예 닫힌 상황은 아니다. 현대차의 최종 발표에 따라 웃음을 짓게 될 회사는 어디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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