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합병' vs 네이버 '인수'...콘텐츠 경쟁 승자는?
카카오 '합병' vs 네이버 '인수'...콘텐츠 경쟁 승자는?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1.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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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출범한다. 이같이 카카오가 콘텐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네이버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으며,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거친 후 3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사 매출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카카오 자회사 간 대규모 합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에서 콘텐츠 사업을 이끌고 있는 두 자회사가 합병을 통해 연매출 1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은 이번 합병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할 계획이라고 밝혀, 최근 콘텐츠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고 있는 네이버와 정면으로 경쟁하게 됐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 등을 연재하고 판매하는 서비스 회사다. 웹툰과 웹소설을 중심으로 IP비즈니스를 주도해 대한민국의 '스토리 엔터테인먼트'라는 영역을 개척한 바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웹툰 등의 스토리 콘텐츠와 라이벌인 셈이다. 특히 얼마 전 네이버는 세계적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약 9000만명의 글로벌 이용자를 추가로 확보했다.

카카오M은 10여 개의 연예 매니지먼트사를 인수해 운영 중이다. 영상과 음반 콘텐츠를 유통하기도 하고, 회사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 네이버도 V라이브, 바이브, NOW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최근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꾸준히 힘써 왔다. 특히 YG엔터테인먼트,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대형 엔터 사들과 손을 잡고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지분 교환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두 기업의 성장 전략은 분명 차이가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 분야별로 계열사를 운영하면서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덩치를 키운 뒤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가져가려는 모습이다. 반면 네이버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본사 내에서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신사업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증권가는 두 기업이 전략은 다르지만 동일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 페이지가 지난 4분기에도 콘텐츠 부문에서 매출 증가를 견인했을 것"이라며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선전 중"이라고 봤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카카오TV가 본격적인 과금모델 구상에 나섰다"며 "이용자 저변 확대와 충성 고객 위주의 수익화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콘텐츠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CJ, SM, 왓패드에 이어 빅히트 지분스왑 가능성까지, 최근 6개월 안에만 콘텐츠 사업 부문 내 M&A 및 파트너십이 급증하는 추세다"며 "내년 콘텐츠 매출 1조원을 겨냥하며 폭발적 외형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왓패드 인수로 네이버가 2021년 글로벌 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새해부터 여러 분야에서 맞닥뜨리며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핀테크 분야 초미의 관심사인 마이데이터 사업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예비허가를 통과하고 카카오페이가 탈락하면서 희비가 갈렸다. 네이버가 왓패드 인수를 발표하자 카카오도 두 콘텐츠 사업 자회사의 합병을 발표하며 경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양새다. 두 기업 모두 영업일 기준 5일 연속으로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두 기업의 경쟁을 판가름할 변수는 무엇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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