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신임 KISA 원장 내정자가 보안 전문가?”
“이원태 신임 KISA 원장 내정자가 보안 전문가?”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1.01.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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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없다?”…보안커뮤니티에서 비판·불만 목소리 봇물
“원장 내정자,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정책기획위원”

[베이비타임즈=지태섭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차기 원장으로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책임자가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보안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 불만과 자괴감 섞인 글이 쏟아지고 있다.

8일 보안 전문가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임 KISA 원장 내정 기사를 인용해 “KISA 원장을 10년째 비전문가로 임명했다”는 내용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커뮤니티에 ‘KISA 신임 원장에 이원태씨 내정’ 제목으로 올라온 글은 “역시, 한국에서는 비전문가, 청와대 대변인, MBC 국장 정도는 돼야...정보보호 기관장으로 임명된다”며 이원태씨의 KISA 원장 임명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원태 KISA 내정자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국민주권분과 정책기획위원을 역임했던 경력을 꼬집어 정권의 핵심과 연결돼 있지 않으면 KISA 등 보안업계 기관장으로 임명되기 힘들다는 뜻으로 ‘낙하산’ 인사임을 비꼰 것이다.

글은 또 “한국 인재들, 미국에 가면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가 대접받고 자리도 많다”면서 “얼마나 화려한 경력인지...전세계에 소개해야...10년째 비전문가 임명?”이라며 KISA 신임 원장으로 내정된 이원태 KISDI 연구책임자의 비전문성을 지적했다.

이어 내정자는 ‘사회평론’ 기자, ‘당대비평’ 편집기획위원을 거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저널편집위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글은 “(이 내정자가) 성남 풍생고를 졸업한 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서강대 대학원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강대, 한신대 등에서 정치학을 강의했으며 ‘인터넷 정치참여에 관한 연구’ 등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고 적었다.

이원태 KISA 내정자가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말하는 것과는 달리 “인터넷·보안 전문가가 아니며 오히려 정치권 및 청와대와 가까운 ‘정치전문가’”라고 지적한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차기 원장으로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책임자가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보안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 불만과 자괴감 섞인 글이 쏟아지고 있다.(사진=보안 전문가 커뮤니티 갈무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차기 원장으로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책임자가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보안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 불만과 자괴감 섞인 글이 쏟아지고 있다.(사진=보안 전문가 커뮤니티 갈무리)

이원태 연구책임자는 ‘사회평론’ 기자를 거친 언론인 출신으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KISDI 연구위원으로 근무 중이다. 또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부회장, 한국인터넷윤리학회 부회장, 한국인공지능법학회 부회장,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도혁신자문단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원태 연구책임자의 AI와 인터넷윤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연구 전문성을 인정해 청와대에 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디지털뉴딜 추진으로 국가사회 디지털 전환과 정보보호 관련 정책연구 필요성 대두 등 KISA의 정책역량 강화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과거 정치권 인사들이 진출해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디지털뉴딜 등을 이끌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실무형 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이원태 연구책임자 제청 배경을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12일 임기가 끝난 김석환 KISA 원장 후임으로 이원태 KISDI 연구책임자를 임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 만료된 김석환 원장까지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임명했으나 지난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KISA 임추위가 후보군을 추천하면 과기정통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KISA는 옛 인터넷진흥원과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정보보호진흥원 등 3개 기관이 2009년 통합해 출범한 과기정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KISA는 초대 김희정 원장과 2대 서종렬, 4대 백기승, 5대 김석환 원장까지 대선 캠프 출신이거나 정치권 인사 등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원장 자리에 앉았다. 3대 이기주 원장만이 유일하게 관료 출신이었으나 이 또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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