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낙태에 대한 형사처벌규정 존치는 여성의 기본권 침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인권위는 31일, 국회에 제출된 형법과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낙태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권과 생명권, 재생산권을 침해하므로 개정안에 대한 심의･의결 시 낙태 비범죄화 입장을 견지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4월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법률 개정을 추진중으로, 개정안에 따르면 형법에 낙태 처벌규정을 존치하되, 낙태 허용요건을 두어 처벌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인권위는 “낙태죄는 낙태의 감소보다는 낙태가 불법이라는 인식을 줘 여성에게 안전하지 못한 낙태를 선택하게 해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침해하는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면서 “국가는 낙태한 여성을 형사 처벌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의 예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임신한 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조건 마련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 각 조약 기구 역시 낙태죄에 대한 비범죄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낙태의 비범죄화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권, 평등권, 차별받지 않을 권리 및 존엄권 등 인권 향유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 “낙태에 대한 형사처벌규정 존치는 여성의 기본권 침해 우려뿐만 아니라 유엔 등 국제기구의 낙태 비범죄화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므로 낙태를 한 여성에 대한 처벌규정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낙태에 대한 새로운 장벽을 도입하는 방식이 아닌 여성이 임신·출산 전 과정에서 국가의 의료적, 사회적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자기결정권, 건강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