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왜 토종 캐릭터와 애니매이션에 환호할까?…2014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아이들은 왜 토종 캐릭터와 애니매이션에 환호할까?…2014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 안무늬
  • 승인 2014.07.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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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TV 속에서는 외국 애니메이션이 강세였다. 탑블레이드, 포켓몬스터 등 일본 애니메이션과 미국 월트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은 오랫동안 한국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하지만 ‘뽀통령’으로 어린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뽀롱뽀롱 뽀로로’를 시작으로, 이제는 제작부터 방영까지 전부 국내 기술로 실시되는 순수 국산 애니메이션이 대세다. 서울 코엑스에서 16일 개최된 2014 서울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서도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엄마들, 왜 국산 애니메이션을 선택하나

 


이번 박람회에서도 가장 큰 부스(체험 시설 제외)는 ‘뽀롱뽀롱 뽀로로’와 ‘꼬마 버스 타요’의 제작사 ‘아이코닉스’의 차지였다. 체험 시설을 포함해 가장 큰 시설은 ‘로보카폴리’의 제작사 ‘로이비쥬얼’의 부스였다. 이 두 부스는 각각 A홀과 B홀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어린이 손님들도 붐볐다.

이처럼 국내외 캐릭터가 다 모인 자리에서 국산 캐릭터가 강세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자리를 찾은 엄마들을 직접 만나 그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이 전시회를 위해 아들을 어린이집에도 보내지 않고, 안산에서 온 주부 하미진 씨는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라바’와 ‘애니팡’ 캐릭터들”이라며 국산 캐릭터에 대한 아들의 각별한 사랑을 소개했다.

하씨는 “요즘은 TV 속 애니메이션들이 대부분 국산이기도 하지만, 당연히 국산 작품이 아이들의 정서에 더욱 맞고, 외국의 선정적인 애니메이션에 비해서 ‘안전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씨는 또한 “국산 애니메이션이 꾸준히 발전해 왔기 때문에 세계에 우리 작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도 있어 더욱 좋다”고 덧붙였다.

30개월 딸과 전시회를 찾은 이지혜 씨 역시 “국산 애니메이션은 외국 작품처럼 난폭하지도 않고, 가족친화적인 ‘착한 작품들’”이라며 “특히 ‘변신자동차 또봇’에서는 주인공들이 먹는 것도 떡볶이 등 우리 정서에 맞는 것들이어서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엄마들의 답변을 통해 그들은 애니메이션을 단순히 캐릭터, 콘텐츠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의 선전성, 애니메이션 전체적 흐름과 교훈까지 판단해 자녀에게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국산 작품들, 일본 작품과 달리 자극적이지 않아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년 ‘짱구는 못 말려’에서 주인공 ‘짱구’가 ▲ 여성의 치마 속을 훔쳐보는 장면 ▲ 여성의 다리에 엉덩이를 비비고 바지를 벗겨 속옷이 드러나도록 하는 장면 ▲ 아빠 목을 향해 낫을 겨누는 장면 ▲ 성기와 엉덩이를 빈번히 드러내는 장면 ▲ 엄마 속옷을 머리에 쓰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장면 등은 어린이가 시청하기에 선정적이고 모방의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동의 올바른 행동양식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짱구의 못 말려’의 선정성은 이미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이 전시회를 찾은 두 남매의 엄마 이예은 씨는 “‘짱구는 못 말려’를 보면 비속어가 심할 정도로 많이 나오고, 짱구가 ‘아이스께끼’도 서슴지 않는다”며 “이미 엄마들은 ‘짱구는 못 말려’의 이런 특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두 자매의 엄마 정은영 씨는 “일본 애니메이션 중 ‘변태적’이기도 한 작품도 많은데 한국 애니메이션은 그와 달리 따듯한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엄마는 국내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배려, 타협, 양보를 알려주는 것’이라며,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교육용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특히 정은영 씨는 애니메이션 ‘코코몽’을 통해 아이들이 편식을 고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 국산 애니메이션, 그 인기 비결은 무엇?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착한 애니메이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이번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에 참가한 업체들을 통해 국내 애니메이션의 흥행 요인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의 라이선스팀 김현준 대리는 “5월 타요 버스 이후 타요 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욱 많아졌다”며 “이젠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젠 ‘타요’를 많이 안다”고 말했다.

김 대리는 이 같은 ‘뽀로로’, ‘타요’의 인기에 대해서는 “최근 로컬 애니메이션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아이코닉스의 경우, ‘뽀로로’를 5기까지, ‘타요’는 3기까지 제작을 하며 그동안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며 “그동안 쌓은 노하우가 어린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라바의 제작사 ‘투바앤’의 마케팅사업본부 이두진 대리는 “이번 전시회서도 ‘라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특히 ‘라바 부스’에 대해서는 “이곳은 TV 속 캐릭터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완벽한 어린이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라바 캐릭터가 인기를 끌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이 대리는 이에 대해 “‘라바’는 6~7세 어린이를 타깃으로 나온 애니메이션이지만 모든 연령층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이며, 국산 캐릭터이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게, 한국적 감성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 국산 애니메이션의 발전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이처럼 국산 애니메이션들이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에 대적할 만큼 성장을 하며,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시장에 도전하고 있었다.

우선 ‘뽀롱뽀롱 뽀로로’는 130여 개국에 수출됐으며, 후발주자인 ‘라바’ 역시 40개국에 수출됐다. 특히 ‘뽀로로’는 자국 애니메이션 ‘시양양과 회색 늑대들(喜洋洋与灰太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을 공략,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테마파크를 만드는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뜨고 있는 두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있었다. 바로 ‘부릉! 부릉! 브루미즈’의 제작사 삼지애니메이션과 ‘유후와 친구들’의 제작사 오로라월드였다.

▲ 사진=최강전사 미니특공대 홍보 영상 캡쳐

 


최근 삼지애니메이션은 ‘브루미즈’에 이어 8월 말 EBS를 통해 첫 방영될 ‘최강전사 미니특공대’를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지애니메이션 관계자는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활성화로 이젠 애니메이션에서도 스토리 경쟁이 필수”라며 “미니특공대는 스토리에 최고의 기술력까지 더해 제작되는 작품”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삼지애니메이션은 특유의 3D 애니메이션 기술을 인정받아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과 손을 잡기도 했으며, 이번 ‘미니특공대’ 역시 사람이 탈을 쓰고 연기하는 기존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내 최초 3D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모든 애니메이션이 국내서 흥행한 뒤 해외 진출을 하는 반면, 해외에서 먼저 큰 사랑을 받고 ‘금의환향’한 애니메이션도 있다. 바로 ‘유후와 친구들’이다.

‘오로라월드’에서 제작한 이 애니메이션은 독일, 러시아 등 유럽과 동남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다음 국내서 방영한 특이한 작품이다. 오로라월드 콘텐츠사업팀의 이기홍 대리는 이에 대해 “국내에는 이미 유아 타깃 애니메이션이 많았다”며 “해외에서 인형으로 큰 사랑을 받았고,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인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았다는 것은 신기한 일인데, 이 같은 애니메이션이 고국에 돌아와 다시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이 대리는 “국산 애니메이션의 ‘고유 정서’ 때문”이라며 “‘겨울왕국’ 같은 외국 작품도 한국에서 인기가 많았지만, ‘유후와 친구들’을 비롯한 국산 애니메이션에는 한국적 감성이 있다”며 ‘유후’의 국내외 인기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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