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호중 대표 "어린시절 봉사활동, 리더 자질 함양에 도움"
[인터뷰] 김호중 대표 "어린시절 봉사활동, 리더 자질 함양에 도움"
  • 안무늬
  • 승인 2014.07.1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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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특별전형, 사회봉사자 특별전형 등 성적보다 인성을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입 전형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적은 노력해서 올릴 수 있지만, 인성은 학습이 아닌 습관이기 때문에 이미 인성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됐다.

이처럼 학습으로 키워지지 않는 인성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봉사활동’이 그 첫 번째 단계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의 경우, 용돈을 모아 정기 후원을 하는 일도 힘들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기도 어렵다. ‘봉사활동 전도사’, 시민옴부즈맨공동체의 김호중 대표를 만나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 시민옴부즈맨공동체란?

김 대표는 ‘시민옴부즈맨공동체’라는 기관이 다소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기관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민옴부즈맨공동체는 쉽게 생각하면 21세기 ‘호민관’이다. 시민들의 억울한 일들을 해결해주는 일과 함께 불우이웃을 돕는 일, 그리고 최근에는 반려동물 지원사업도 시작하면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타임즈가 단독으로 보도한 필리핀 노동자의 딸 ‘별이’ 역시 이 기관이 먼저 별이 측의 도움을 요청 받고 지원 사업을 시작한 것이었다. 또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100만 명 서명운동에 많은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 봉사활동은 자발적이어야 해

어린이들에게 봉사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인성교육’ 때문이다. 대개 어린이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힘든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려와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봉사활동이 ‘자발적’이었느냐 하는 문제다. 만약 부모로부터 용돈 등 대가를 약속 받고 하는 봉사활동, 혹은 ‘사회봉사’와 같이 잘못한 일에 대한 처벌로 하는 봉사활동이라면 봉사활동의 의미가 없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의 경우,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나서는 일이 드물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어린이들은 봉사활동보다는 ‘봉사학습’이라는 것을 경험한다”며 “이처럼 봉사활동을 직접 배우고 몸으로 체험한 뒤, 이것을 습관으로 만든다면 그 이후 그 아이의 인생은 남을 배려하는 인생일 것”이라고 말했다.

◇ 어린이들의 봉사활동, 리더로서의 자질이 돼

 


김호중 대표는 봉사활동의 습관화를 언급하며 박원순 시장을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박원순 시장은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등 없던 단체까지 만들어 활동했다”며 “지도자란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체험’이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외국의 경우 RCY, 에딘버러 포상제도가 있고,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역시 에딘버러 포상을 받은 지도자”라고 말했다.

에딘버러 포상제도란 14~25세 청소년들이 4가지 영역의 청소년활동에 대한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 활동을 통해 이루면 포상하는 제도로, 오바마 대통령 외에도 고(故)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역시 이 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어린이들이 봉사학습부터 시작해 단계별로 봉사를 접하고 봉사가 습관이 되면, 지도자로서의 소양이 생긴다”며 어린 시절의 마음가짐이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우리 아이 봉사활동, 어떻게 시작할까?

미취학 아동의 경우,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 많지 않다. 김호중 대표는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면 봉사활동 현장에 가서 무리한 활동을 하기보다는 부모들이 하는 일을 지켜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2~3세는 자신의 봉사활동을 다 기억 못하더라도 그 이후 어린이들은 기억할 수 있어 약 4세 어린이들이 봉사활동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어린이들의 봉사활동 참여뿐만 아니라 활동 현장을 직접 보는 것 역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의 경우, 어떻게 봉사활동을 시작해야 할까? 김 대표는 우선 ‘노인복지시설’을 추천했다.

김 대표는 “사람이 그리운 노인복지시설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말벗이 돼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그림을 그리며 소통하는 것도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덧붙였다.

◇ 내가 우리 동네의 ‘명예 감시관’?

 


시민옴부즈맨공동체의 지원사업 중 어린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어린이들이 자신이 사는 동네의 ‘명예 감시관’이 되는 일이다.

김호중 대표는 “아이들의 시선과 눈높이는 우리와 다르다. 따라서 우리가 못 보는 것까지 아이들은 쉽게 볼 수 있다”며 “자신들이 불편하다, 이상하다고 여기는 것을 사진 찍어 우리에게 제보하면 사진 1개당 1시간의 봉사 시간을 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 같은 명예 감시관의 활동은 예를 들면 맨홀 뚜껑이 없다던가, 놀이터 시설에 녹이 슬었다던가, 쓰레기들이 장시간 방치됐다던가 하는 일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에게는 사소한 일일지라도 어린이들에게는 이 같은 일들 하나하나가 전부 칭찬거리이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일이 된다. 또한 자기의 활동에 자부심을 갖고, 더욱 의무감을 갖고 열심히 동네를 휘젓고 다니게 된다.

◇ 봉사활동 끝난 뒤, 포상은 안 돼

봉사활동을 끝마친 자녀가 기특해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고, 옷이나 장난감 등을 사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김호중 대표는 봉사활동은 ‘자발적’인 활동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인식시켜야 하기 때문에, 자녀에게 포상을 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이들에게 봉사활동은 ‘상을 주는 일’이 아니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일’이어야 한다”며 “용돈 개념으로 아이들에게 물질적 포상을 해주면 봉사활동의 의미를 잃고, 오히려 역효과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가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대표는 ‘봉사 일기’를 추천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봉사활동에 대해 자세하게 적는 봉사 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어디서 누구와 무슨 봉사를 해서 무엇을 깨달았는지 적게 하면 아이들은 이 일기들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 일기는 부모가 모아서 파일로 관리할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봉사는 강제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릴 때부터 봉사활동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봉사활동에 대한 의무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가 봉사활동을 자발적으로 하도록 하려면 우선 부모가 먼저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번 여름방학, 매년 가는 워터파크와 놀이공원이 아닌 요양 시설, 복지관 등을 찾아 가족들과 의미 있는 휴가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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