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유리 원장 ‘‘음주 후 임신 알았을 때, 정기검진 꼭 받으세요’’
[인터뷰] 김유리 원장 ‘‘음주 후 임신 알았을 때, 정기검진 꼭 받으세요’’
  • 백지선
  • 승인 2014.07.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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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출한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여성들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회식에서 상사가 따라주는 술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절하기 어렵다.

신혼부부의 경우, 단란한 분위기를 위해 식사에 와인을 곁들이기도 한다. 배우자와의 음주는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묘약이다.

그러나 음주 후 다음날, 임신테스트기에 빨간 두 줄이 선명하게 떠오른 것을 확인한다면? 머릿속에 복잡해진다. 산부인과로 달려가는 예비맘은 불안하기만 하다. 임신 후 술을 입에 댔으니, 이 아이는 지워야 할까?

세린산부인과 김유리 원장(산부인과 전문의)는 산부인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으며 관리를 잘 하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임신 중 술을 마시고 싶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임신부의 알코올 섭취, 어느 선까지 괜찮을까?

▲ 세린산부인과 김유리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음주 후 임신? 정기검진 반드시 받아야

-계획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면 임신하기 몇 달전부터 금주를 하는 게 좋나? 예를 들어 1월에 임신 계획이 있다면 최소 언제부터 금주를 해야 하나?

임신 기간 내에 임신부가 섭취한 알코올 양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친다. 즉, 임신 얼마 전부터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 하지만 임신 준비 중이라면 건강한 몸을 유지해야 하므로 과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일주일 1~2회 정도 알코올을 섭취한 여성이 뒤늦게(예를 들어 임신 2개월째)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의학적으로 볼 때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이후로 절대 금주를 해야 한다. 이후 태아가 잘 자라는지 기형아 검사나 정기 검진을 잘 지켜서 받으면 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임신 기간 내내 알코올에 노출되는 양이 중요 하므로 알코올 중독 수준의 무분별한 음주만 아니라면 이후 잘 관리하며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 사진 제공 = 보인당 신비고 한의원(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

 


◇요리할 때 넣은 술 괜찮나?

-알코올 도수가 가장 높다고 해서 임신부에게 해로운지, 아님 알코올 도수와 함께 다른 요인도 포함돼 임신부에게 특히 해롭거나 위험한 술이 있는지 궁금하다.

알코올 도수와 마신 양으로 노출된 알코올 양이 결정된다. 임신부와 태아에게 위험한 정도는 그 알코올 양에 비례하므로 도수가 낮은 술도 많이 마시면 높은 술 못지 않게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임신을 안 시점에서부터 도수 낮은 술이라도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요리할 때 잡내를 없애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청주나 소주를 사용하기도 한다. 임신부가 청주나 소주를 넣은 요리를 먹어도 괜찮을까?

청주나 요리술을 넣어 조리할 때 끓이게 되는 요리는 상관없다. 조리 과정에서 알코올 성분은 날아가기 때문에 알코올이 섭취되지 않는다. 약간의 양념으로 들어가게 되더라도 그 양이 미미하므로 음식에 들어가는 정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 사진 제공 = 전라남도청(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

 


◇임신 전의 음주는 태아에 어떤 영향 끼치나?

-여성이 아이를 갖기 전부터 꾸준히 술을 마시다 임신 계획을 세운 후부터 술을 마시지 않을 경우, 태아는 알코올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나?

꾸준히 술을 마시면서 간이 손상된 경우 임신 기간 악화될 수도 있다. 임신 초기 검진이 중요하다. 술을 마셨더라도 여성의 몸이 건강한 상태라면 태아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태아가 어느 단계일 때 알코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나?

알코올은 태아 내부 장기가 발달할 단계와 태아 성장에 모두 영향을 준다. 신체적 기형뿐만 정신적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신체적 기형으로는 뇌 기형(소뇌증), 심장 기형, 척추 기형, 두개안면 기형 등이 있다. 정신적 장애는 주의 집중의 이상, 행동 장애, 과잉 행동성, 충동성, 지각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 역시 계획 임신 시, 3개월 전부터 금주를 하기도 한다. 꾸준히 알코올을 섭취한 남성과 관계를 했을 때, 태아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알고 싶다.

남성의 알코올 섭취는 직접적으로 태아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는 남성의 건강과 생활 습관에 영향을 줘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

▲ 사진 제공 = 튼튼마디 한의원(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

 


◇수유부 음주 시, 4시간 이내 모유는 짜내야

-여성은 임신 계획을 하는 순간부터 임신-출산-모유수유를 마칠 때까지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임신중 술을 마시고 싶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쌉쌀한 탄산수에 얼음을 넣어 마시면 시원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탄산음료는 당과 첨가물이 있으므로 가급적 소량만 먹길 권한다. 너무 쓴맛이 싫으시면 유자청이나 매실청 등을 넣어 마시는 방법도 있다. 그 외 무알콜 맥주나 맥주맛 음료 들이 나와 있는데 이런 것들은 열량이 높은 경우가 많아 임신성 당뇨나 내당능 장애 진단 받으신 분들은 천연 탄산수만 마시길 권한다.

임신 중기 이후 술 한 잔 정도는 마셔도 된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술이 한 잔으로 잘 멈추어지지 않는 특징을 생각한다면 가급적 알코올은 안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수유부는 섭취 알코올이 신생아에게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절대 금주해야 한다. 수유부가 섭취한 알코올은 모유로 분비돼 태아가 직접 마시게 된다. 만약 수유부가 음주했다면 4시간 이내에는 모유를 먹이지 말고 그동안 찬 것은 짜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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