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진흥원(KISA) 차기 원장, 민간 보안전문가 임명 ‘절실’
인터넷진흥원(KISA) 차기 원장, 민간 보안전문가 임명 ‘절실’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0.12.03 08: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계 “정보보호·ICT ‘경험·역량’ 갖춘 민간전문가 임명” 촉구
김석환 원장 임기만료 속 인선 지연에 ‘비전문가 내정’ 의혹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전경.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전경.

[베이비타임즈=지태섭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차기 원장 임명을 놓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꼼수 인사’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정보보호 및 사이버보안 분야 민간전문가를 인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보안업계는 4차산업 시대에 지능화·고도화하는 사이버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민간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정보보호·ICT·보안 전문가가 차기 인터넷진흥원장에 임명돼야 한다고 촉구한다.

청와대와 과기정통부가 KISA 업무에 능통하지 않은 ‘자격없는 사람’을 앉히려고 ‘시간끌기’ 한다는 의혹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3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KISA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추천된 제6대 원장 후보 5명에 대해 최종 인사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KISA는 지난 9월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9월 28일부터 10월 14일까지 모집공고를 내고 10월 29일 면접을 진행했으며, 11월 초 5명의 후보를 과기정통부에 추천했다.

문제는 제5대 김석환 원장의 임기가 지난 11월 12일 끝났음에도, 신임 원장 인선이 까닭없이 계속 미뤄지면서 업무 전문성이 부족한 인물을 낙점하려는 ‘꼼수 인사’ 의혹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보안업계에서는 “차기 KISA 원장에 대통령 측근을 등에 업은 ‘중량감 낮고 전문성 떨어지는’ 인물의 하마평이 돌고 있다”고 비판하며 “인터넷·정보보호 분야의 유일한 전문기관으로 중요성이 커진 KISA 원장에 경험이 풍부한 정보보호·ICT·보안 전문가가 임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ISA 간부들은 “인터넷·정보보호 분야의 유일한 전문기관으로 위상이 높아져 올해부터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가 된 KISA 원장에 KISA보다 규모가 작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팀장급이 거론된다는 것에 자괴감이 든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 출신으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책임자(팀장급)로 재직 중인 이모 씨가 정치권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원장 후보 5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KISA 노동조합도 비전문 ‘자격 미달 인사’ 대신에 정보보호 및 사이버보안 전문가를 신임 원장으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재영 KISA 노조위원장은 “김석환 원장의 임기가 종료된 상황에서 차기 원장을 제때 임명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또다시 신망없는 인물을 낙점하려고 꼼수를 부린다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인터넷진흥원은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다루는 곳으로, 원장은 상당한 수준의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한다”면서 “사업 역량과 기관 위상 정립을 위해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신임 원장으로 임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KISA 노조는 지난달 12일 입장문을 내고 “과기정통부에 추천된 것으로 알려진 5명의 후보 가운데 몇몇 후보는 전문성이 떨어져 민간 사이버보안 분야의 업무 독립성 침해가 우려된다”면서 “인터넷진흥원은 고유 업무와 관련 없는 낙하산 인사로 인해 지난 2년간 경영평가 부문에서 연속 D등급을 받았다”며 비전문가 코드인사의 폐해를 비판했다.

KISA는 2009년에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등 세 기관을 통합해 출범할 당시부터 관료나 정치인 출신 비전문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켰다.

또 통합 설립 의도와 달리 준정부기관으로 규모가 커지고 공무원 조직처럼 운영되다 보니 혁신적이고 진취적인 업무를 통해 산업진흥과 일자리 창출, 세계적 기술혁신을 이끌어 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KISA는 초대 김희정 원장에 이어 2대 서종렬 원장, 4대 백기승 원장, 5대 김석환 원장까지 대통령 캠프 출신이거나 정치인 출신이 원장을 맡아 왔다.

김희정 초대원장은 국회의원 출신이다. 2대 서종렬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다 2010년 원장에 앉았다.

4대 백기승 원장은 대우그룹 홍보이사와 박근혜 정부 1기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출신이다. 5대 김석환 원장은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캠프 방송분야 미디어특보단으로 활동했다.

3대 이기주 원장도 옛 정보통신부 통신기획과장 등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관피아’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편, KISA 원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올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임명하던 기존과 달리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가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