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Q&A] 우리 아이 사마귀 예방과 치료
[건강 Q&A] 우리 아이 사마귀 예방과 치료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11.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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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영 생기한의원 강남역점 대표원장
박치영 생기한의원 강남역점 대표원장

“엄마, 손에 뭐가 났어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손에 사마귀가 발생한 지 벌써 6개월이 지나고 있다. 아이 엄마는 사마귀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자신이 어렸을 때도 손발에 흔하게 생겼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 손에 발생한 사마귀는 사라지지 않고 다른 부위로 퍼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동네 병원에서 사마귀치료를 받았지만 계속 재발하는데다 사마귀 치료 때 발생하는 통증으로 아이가 치료받는 것을 힘들어한다. 오늘도 엄마는 한숨을 내쉰다.

Q. 사마귀는 어떤 질환인가?

A. 피부 또는 점막에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HPV는 여성의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의 감염이 면역이 약한 소아에게서 사마귀를 유발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경우 사마귀가 손에 발생하면 얼굴과 몸을 자주 만지기 때문에 전신으로 퍼지게 될 확률이 높다. 발에 발생하는 사마귀는 초기에 티눈이나 굳은살과 감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Q. 사마귀의 증상은?

A. 피부의 표피에 과다한 증식이 발생하여 피부가 1cm 이내에서 솟아오르는 구진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보통 사마귀는 표면이 거칠고 오톨도톨하며 쌀알만 한 크기부터 콩알만 한 것까지 있다. 주로 손이나 발에 생기는데 손발톱 주위, 팔다리 등 각질이 두꺼운 부분에 많이 생긴다.

편평사마귀는 크기가 3mm 이내며 납작한 모양이다. 얼굴, 목, 손등과 같이 각질이 얇은 부위에 생긴다.

물사마귀는 HPV와 달리 몰로스컴 바이러스라고 하는 MCV(Molluscum Contagiosum Virus)에 의한 감염이다. 물사마귀가 생긴 자리가 가려워서 아이들이 긁는 경우가 있는데, 긁은 방향으로 물사마귀가 퍼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Q. 우리 아이 사마귀를 방치하면 어떤 위험이 있는가?

A. 사마귀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의 집단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사마귀가 발생하면 아예 등원이나 등교를 제한한다. 다른 아이들에게 전염될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다.

손발톱 주변에 발생하는 사마귀는 손발톱의 영구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 눈에 잘 보이는 얼굴이나 손에 발생하면 아이의 성격과 사회성 형성에 영향을 주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Q. 한의학에서는 사마귀를 어떻게 치료하는가?

대부분의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사마귀의 원인이 되는 HPV 역시 일부의 아형들을 제외하고는 백신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서양 의학적인 사마귀치료는 대증치료, 즉 겉으로 드러난 증상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레이저치료와 냉동치료로 대표되는 서양 의학적인 치료는 사마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사마귀 부위의 각질을 제거한다. 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므로 쉽게 재발이 된다. 또한 치료시 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시술 부위에 영구적인 흉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한의학적인 사마귀치료는 부정거사(扶正袪邪, 정기를 도와서 사기를 물리친다)라는 고유한 개념으로, 사마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400년 전에 편찬된 동의보감에도 사마귀치료가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다.

한의학적인 사마귀치료는 한약, 침, 뜸으로 대표된다. 이러한 치료는 흉터 걱정이 없는 안전한 치료로, 냉동치료와 레이저치료와 비교해 통증이 덜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의학적인 사마귀치료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전신적인 면역 개선을 위한 치료다.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도록 인체의 전반적인 면역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 전신의 혈액순환, 림프순환을 개선하여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도록 인체를 재정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약의 복용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물론 침이나 뜸도 인체 전신의 면역을 개선하지만, 제일 강력한 작용을 하는 것이 바로 한약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다양한 한약이 개발되어 한약 특유의 맛과 향을 개선한 증류 한약은 아이들의 사마귀치료에 용이하다.

둘째는 사마귀가 발생한 부위에 직접적으로 시술하는 치료다. 사마귀 부위에 직접적으로 침과 뜸, 약침치료를 진행한다. 이러한 치료법은 정기적인 내원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주 1회 혹은 2주에 한 번 정도 내원하여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통증에 민감한 아이들도 충분히 가능하다.

안타깝지만 한의학적인 사마귀 바이러스 치료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비용 부담이 있는 것 역시 현실이다. 하지만 이 글을 통해서나마 한의학적인 사마귀 바이러스 치료가 좀 더 널리 알려지고 정부의 제도적인 혜택이 적용되기를 소망해본다.

<박치영 원장 프로필>
- 생기한의원 강남역점 대표원장
-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박사
-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겸임교수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외임상강사
- 저서: ‘피부가 살아야 내 몸이 산다’, ‘개원 한의사를 위한 아토피 진단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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