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소변을 찔끔찔끔 볼 때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소변을 찔끔찔끔 볼 때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11.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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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나이가 들면 나타나는 노화현상은 제일 먼저 우리 몸의 구멍 꿇린 곳에서부터 문제를 일으킵니다. 특히 남성분들에게서 소변 문제가 잘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소변기 앞에 서기만 하면 자꾸만 약해지는 자신을 바라보며 슬픔에 잠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일단 소변을 보려고 하면 한참을 쥐어짜내야 나오기 시작하고, 소변줄기의 힘까지 떨어지다 보니 소변이 여기저기 튀게 됩니다. 그래서 공중 화장실의 소변기 앞에는 ‘한 발 더 가까이’라는 말도 붙어있고, 심지어는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할 것은 눈물 말고 또 하나가 있습니다.’라는 말도 붙어 있습니다.

또 자다가도 소변이 마려워서 일어났는데 소변은 못보고 몇 번이나 소변기 앞에서 끙끙거리다 보면 그나마 잠도 설치게 됩니다. 그리고 누구에게 말하기도 어렵고 정말 어처구니없는 것은 소변을 다 본 것 같아서 바지 지퍼를 올리려는 순간 소변이 찔끔 나와서 바지에 묻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러면 정말 짜증이 납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변을 한번 보고나면 변기 옆으로 튀는 것 때문에 요즘은 변기에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자 분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이 정도 되면 ‘아 옛날이여’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전립선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합니다. 전립선은 정자의 생존과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인데, 정상 성인의 경우는 크기가 밤알 정도이고, 무게가 약 20g정도 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전립선의 크기가 점차 커져 전립선비대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왜 이것이 문제가 되냐 하면 전립선이 커진다고 해서 전체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요도주변의 특정부위만 커지기 때문에 소변을 볼 때 불편을 줍니다.

잘 아시다시피 소변은 콩팥에서 만들어져서 요관을 타고 방광에 모입니다. 방광에서 어느 정도 소변이 차서 소변을 보고 싶다고 느끼게 되면 소변이 요도를 따라 나오게 되는데, 이 방광 바로 아래에 전립선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전립선이 커지게 되면 주로 통로 부분부터 커지게 되므로 소변을 보는데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원인을 신장(腎臟)의 기혈이 부족하거나 명문화기(命門火氣)가 부족해서 발생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바깥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가을철이면 요도 주변 근육이 수축함으로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전립선의 문제는 한마디로 양기(陽氣)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양기가 부족해지면 이불을 덮어도 몸이 차갑게 됩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명문화기를 덥게 해주려고 전립선을 따뜻하게 해주는 치료를 합니다.

전립선 비대증은 피할 수 없는 노화의 과정이지만 몇 가지 생활습관을 고치게 되면 전립선이 비대해서 생기는 증상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는 있습니다.

첫째는 저녁에 음료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잠자기 한, 두 시간 전에는 어떤 것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는 카페인이나 술을 줄이는 것입니다. 카페인이나 술은 소변을 잘 생기게 하므로 방광을 예민하게 하여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소변은 참지 말고 마려울 때 즉시 보아야 합니다. 당장 소변이 마려운데 오랫동안 참고 있다가 소변을 보게 되면 방광근육이 늘어나게 되므로 증상이 나빠지게 됩니다.

넷째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입니다. 몸이 차가워지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자꾸 소변이 마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따뜻한 구들장에 눕거나 발열 기능이 있는 방석을 사용해서 엉덩이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면 증상이 가라앉게 됩니다. 아울러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해도 좋습니다. 좌욕을 할 때는 물의 온도가 약 40도 정도 되게 하시고 좌욕하는 시간은 5분내지 10정도면 충분합니다.

다섯째는 지속적인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오래 동안 움직임이 없이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하게 되면 소변이 정체되게 되므로 전립선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자주 일어나 걷고 다리 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자전거를 타는 것은 회음부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충격과 압박을 주게 되므로 될 수 있으면 적게 타는 것이 좋고 자전거를 탄 이후에는 뜨거운 물로 좌욕을 해서 회음부에 있는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전립선 비대에는 전음(前陰)과 후음(後陰)사이에 위치한 회음(會陰)이라는 혈을 지압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회음의 부위는 말 그대로 전음인 성기와 후음인 항문을 연결한 선상의 정 가운데 위치해 있습니다. 이 부위를 지압하면 전립선 쪽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소변을 보느라고 지나치게 아랫도리에 힘을 줘서 근육이 뭉친 것을 풀어주게 됩니다.

천장을 보고 누운 다음 다리를 약간 벌리고 회음에 가운데 손가락을 대고 3초정도 있은 다음 5초정도를 지긋하게 압력을 주면서 지압을 하면 됩니다. 다른 곳처럼 너무 세게 지압을 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가볍게 지압해야 합니다. 이렇게 지압하기를 한 번에 1, 2분정도 아침저녁으로 정해진 시간에 지압을 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항문 괄약근 운동이나 골반 근육운동을 해주게 되면 골반저근육을 강하게 해주므로 전립선에 문제가 있을 때 도움이 됩니다. 소변을 보다 갑자기 멈출 때처럼 항문에 힘을 주었다 풀었다 하시면 됩니다. 항문 괄약근 운동은 때와 장소를 가릴 것 없이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법입니다. 이런 운동은 자주하면 할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전립선 비대에 좋은 식품으로는 호박씨가 있습니다. 독일의 한 연구에 의하면 평소에 호박씨를 즐겨 먹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전립선비대를 호소하는 환자가 적었다고 합니다.

또 토마토와 같은 붉은색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라이코펜(lycopene)은 전립선암의 발생률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으며 마늘, 녹차, 굴 등이 전립선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굴에 들어있는 인과 아연은 이뇨와 소염 작용이 뛰어나 전립선 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육류 같은 동물성 지방은 전립선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안면마비 센터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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