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경섭 대표 “동물과 교감 잘해야 사회서도 소통 잘해”
[인터뷰] 정경섭 대표 “동물과 교감 잘해야 사회서도 소통 잘해”
  • 안무늬
  • 승인 2014.07.08 17: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 정경섭 대표

 


형제 없이 외동으로 외롭게 자라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아도 둘째를 가지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당장 낳는 것부터 시작해 대학교를 보내기까지도 경제적 부담도 크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교감’만큼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없다.

이렇게 형제, 친구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반려동물’은 더 없이 좋은 친구이자 가족이다. 배신하지 않고, 화내지도 않으며 언제나 곁에 있어준다. 이처럼 반려동물은 어린이들에게 동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소중한 가족인 동물들이 아플 때 가는 동물병원, 그 병원비는 지나치게 비싼데다가, 보험 적용도 안 돼 사랑하는데도 불구, 유기하고 방치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동물병원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 시민 단체가 최초 협동조합 형식의 동물병원이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이다.

베이비타임즈는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의 대표이자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을 꿈꾸는 정경섭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초 동물병원 협동조합인 ‘우리동생’에 대해 알아봤다.

◇ 어린이에게 ‘협동’ 알려주는 ‘우리동생’


어린이들이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갖춰야 할 덕목이 있다. 바로 ‘협동심’이다. 하지만 협동심은 혼자서 기르기 어려운 것이고, 요즘 아이들처럼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는 특히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어린이들에게 있어 ‘동물’의 의미를 묻자 정경섭 대표는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의 약자인 ‘우리 동생’ 그 자체다. 반려동물은 아이들에게 동물, 즉 어린이들도 돌볼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아이들은 자신보다 약한 존재인 동물을 돌보며 성숙해질 기회를 가진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사람과 동물과의 교감은 ‘기적’ 그 자체”라며 “아이들은 언어가 안 통해도 직관의 능력을 발휘하고, 동물의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며 자랄 수 있다. 이런 경험은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서도 소통의 능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 8명의 어린이 조합원과 함께

 


현재 이 협동조합에는 515명의 조합원과 900여 마리의 동물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우리동생에는 다른 조합과는 다른 점이 한 가지 있었다. 바로 ‘어린이 조합원’들이 있다는 점이다.

“8명의 어린이 조합원이 같이 회의에 참여하는 특별한 협동조합이죠”라며 우리동생의 특징을 설명한 정 대표는 어린이들을 회의에 참석하도록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 대표는 “요즘은 어린 아이들마저도 경쟁 위주의 체제에서 주변 사람을 동료가 아닌 경쟁상대로 본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모두 협업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는 단체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도 협동조합을 통해 협동을 배우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같이 노력하는 자세를 갖는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우리동생’ 자체가 동물병원협동조합인 만큼 동물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며 “아이들에게는 이익이 아닌 ‘동물’, ‘생명’ 그 자체를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이 있다. ‘우리동생’에 필요한 것은 어린이들의 이 같은 순수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우리동생,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국내 최초 동물병원 협동조합인 ‘우리동생’, 그 시작에 대해 정 대표가 입을 열었다. 정 대표는 “기존 동물병원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 새로운 동물보호 운동을 하고자 시작하게 됐다”며 ‘우리동생’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정 대표는 “애견인들은 병원비에 대한 불신,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료, 저렴한 병원비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며 “이 같은 애견인들의 고민에 ‘우리가 직접 풀어보자’고 생각해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동물병원의 진료비 등에 대한 표준 비용 대책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일반 병원은 표준 수가가 있지만, 동물병원은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다. 보험 적용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늘어나고, 펫 산업도 활성화되고 있지만, 국내 법과 인식의 발전은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동생’은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 동물보호는 우리 동네부터

 


‘우리동생’은 서울 마포구에 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이 협동조합은 또한 수익금을 환원하겠다고 그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정 대표는 지역 사회 사업에 대해 “‘우리동생’이 지역 동물보호 활동도 함께 하기 때문에 우리 지역의 동물들을 위해서도 더욱 힘 쓸 것”이라며 “‘인간만의 세상’이 아닌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마포우리동생’을 시작으로 전국에 ‘우리동생’이 생겼으면 좋겠고, 생명과 평화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더욱 확장됐으면 좋겠다”며 동물과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따듯한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따듯한 마음들이 모여 만들려는 협동조합에 대해서는 아직 못미덥다는 의견이 많다. 수의사 신문 데일리벳에서 실시한 ‘국내 최초 협동조합 동물병원, 성공할까?’라는 설문조사에 응답자의 약 60%가 ‘실패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불구, 5월 25일 창립총회를 가진 ‘우리동생’의 조합원은 벌써 515명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일지라도 멈추지 않겠다는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출자금도 동물병원 개원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우리동생’은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강좌와 워크샵을 개최하기도 하며, 서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조합원 반려동물 돌봄 품앗이를 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동생’은 이윤이 아닌 ‘공존’과 ‘나눔’을 추구하고 있는 비영리 동물병원협동조합이다. 정경섭 대표은 오늘도 성공의 꿈을 안고, 오는 11월 개원을 위해 멈추지 않고 도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