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0~2세 아이들, 오감 체험공연 ‘베이비드라마’ 절대 놓치지 마세요"
[인터뷰] "0~2세 아이들, 오감 체험공연 ‘베이비드라마’ 절대 놓치지 마세요"
  • 백지선
  • 승인 2014.07.0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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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대학로는 아이들을 동반한 엄마 아빠들로 붐을 이룬다.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가 매년 대학로(혹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어린이청소년공연예술축제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연극계에는 이미 꽤 알려져 있다. 매년 초청된 해외 우수작들은 한국 관객의 수준을 올리고 한국 연극 및 공연의 질을 올리기 때문이다.

베이비타임즈는 아시테지 한국본부 김숙희 이사장을 만나 관객이 이번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얻어갈 수 있는지 알아봤다.

▲ 아시테지 한국본부 &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김숙희 이사장.

 


◇"부모 품에 안긴 영유아 관객들 환영해요"

- 베이비타임즈 독자들에게 아시테지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

아시테지는 국제기구로, ‘연극 등의 공연을 통해 세계시민으로 성장해 문화티켓을 지키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아시테지가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 연극계의 많은 샛별 같은 선배들이 모두 아시테지 멤버였다. 현재는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 개인적으로 방정환 선생님이 살아계셨던 그 시절이 아이들의 인성을 진정으로 걱정하고 사랑했던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아이들의 문화운동을 발로 뛰며 실천하는 분들을 찾기 많이 어려워져서 아쉽다.

2014년은 덴마크와 한국이 수교 55주년이다. 제22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는 덴마크 외 8개국의 초청작이 무대에 오른다.

- 육아예능 열풍으로 전과 달리 연극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지 않았나?

요즘 엄마들은 백일이 되기도 전에 아이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온다. 엄마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형식은 ‘체험’이다. 그래서 공연을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에는 0~2세를 위한 공연이 거의 없다. 그러나 어린이공연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영유아들을 위한, 오감을 자극하는 공연이 많다. 공연관람은 엄마 혹은 아빠가 아이를 안은 채로 진행된다. 공연이 시작될 때만 해도 어둠에 익숙치 않은 아이들은 울기도 하는데, 막상 공연이 시작되면 몰입도가 엄청나게 올라간다. 공연 내내 아이는 부모의 품에 안겨 공연을 관람하게 되고 오감 체험 공연을 통해 집중력과 오감을 높인다.

0~2세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보는 공연을 ‘베이비드라마’라고 부르는데, 이번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서도 이 베이비드라마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덴마크 정부가 지원하며, 공연 집중도를 위해 관람인원(30명 이하)이 한정돼 있다.

▲ 페기와 데리(영국).

 


◇수준 높은 공연 봐야 아이가 성장한다

- 부모가 아이들에게 권하는 공연, 아이들이 보고 싶은 공연이 다를 수 있다.

연극을 만들었던 입장에서 보면, 눈높이의 기준은 ‘나’다. 내가 고려하는 것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다. 즉 나의 예술적 기준에서 만들기 때문에 어른이 와서 봐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는 아동극과 어른극 구분이 없다. 그저 공연을 만드는 극단이 있고 그 공연이 아이와 어른 모두가 봐도 좋다는 평가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유치하다’는 평가를 받는 극을 보면, 아이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공연이 대부분이다.

작가와 연출가가 예술적인 측면에서 본인의 뚜렷한 예술관을 갖고 공연을 만들었을 때, 타깃을 아이로 하는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지를 고려한다면 어른들도 아동극을 마냥 유치하게 보지 않을 것이다. 관람 권장연령이 5세라고 해서 5세만을 위한 연극이 아니다. 자기 눈높이와 똑같으면 왜 공연을 보나? 차라리 유치원을 보내 공부시키는 게 낫다. 자신의 눈높이보다 높은 공연을 봐야 교육 효과가 있다.

◇매년 문화소외지역 돌며 무료공연 연다

- 아시테지 한국본부는 어린이연극을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나?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해외의 우수 공연을 초청해 무대에 올려, 우리나라 관객의 수준과 극단 질을 올리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현재 아시테지 한국본부는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문화혜택을 받기 어려운 시군 아이들을 위해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일은 5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2013년 가을 12개 지역 아이들에게 공연을 선보였다. 2014년 가을엔 10개 지역 아이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공연을 보지 않는다고 큰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밥만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 반찬도 골고루 먹어야 한다. 즉 공연도 봐야 한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공연을 접할 기회가 없다면 결국 나라가 문화적으로 부강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아시테지 한국본부는 기업의 도움을 받아 지역 아이들을 상대로 무료공연을 계속해오고 있다.

▲ 스노우아이즈(덴마크).

 


◇참여형 연극 어떤 게 있을까?

- 베이비타임즈 독자들을 위해 연극 몇 편을 추천해달라.

베이비드라마 ‘스노우아이즈(덴마크)’는 무용극이다.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모든 관객들을 대상으로 제작돼 호평을 받고 있다. 영아들이 감각적-시각적에 민감하다는 것을 착안해 만든 작품으로, 관람객이 직접 참여 가능하고 라이브음악이 흘러나온다. 이 공연에는 따로 대본이 없다. 움직임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아기는 엄마 품에서 안겨 30분 정도 공연을 관람한 뒤 나머지 10분은 참여하면서 놀게 된다. ‘스노우아이즈’ 공연은 특성상 1쌍으로 티켓을 판매한다. 보통 ‘엄마와 아기 = 1쌍 티켓’을 예약-판매하는데 엄마, 아빠, 아기 셋이서 공연을 보게 될 경우, 아빠는 따로 1쌍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리틀 필링스(러시아)’ 정교한 복합인형극이다. 관객은 연극을 관람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피식’ 웃을 수 있다. ‘어린 시절’이라는 키워드로 자녀와 부모가 하나 되는 시간을 함께 가질 수 있다.

‘페기와 데리(영국)’ 무대에는 흙이 깔려 있다. 이 연극은 친환경놀이극으로, 관객들이 참여해 극을 만들어나간다. 주인공 페기는 새 집 꾸미는 것을 도와줄 관객들을 초대해 관객의 도움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집을 만들어나간다. 무대에는 노래하는 나뭇가지, 춤추는 이끼 등이 있다. 어린이 관객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사물로 훌륭한 예술작품을 창조할 수 있다.

부대행사로 안데르센 책 전시회 및 캠핑장, 브리마스터 레고아트전, 명사와 함께하는 재미 쑥쑥 책 읽기, 안데르센 에코인형 만들기 등이 있다.

▲ 아시테지 한국본부 &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김숙희 이사장.

 


◇부모의 막무가내 행동은 참교육 아니다

-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를 방문할 엄마와 아빠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부모들이 아이에게 연극을 보여주는 목적은 결국 ‘교육’이다. 즉, 엄마아빠의 태도 또한 교육이다.

예를 들어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거나 불만을 갖는 분들이 있다. 주최측의 규율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되게 하는 것을 마치 부모의 ‘권리’라 생각한다. 엄마아빠의 작은 행동이 아이 ‘교육’에 영향이 간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 올리는 연극은 공연시간이 대체로 40~60분인데, 20분 늦게 와서 들여보내달라고 떼쓰는 엄마아빠도 있다. 아동극은 특유의 집중력 코드가 극 초반에 있기에 극 초반을 놓치면 안 된다. 차라리 다음회 티켓을 끊어서 보는 게 교육에 훨씬 좋다.

- 연극 외에 추천하는 문화활동을 알려달라.

아기가 태어났을 때는 음악을 들려주고 조금 자라면 색을 가르쳐줬으면 한다. 예를 들어 엄마가 집을 예쁘게 꾸미거나 식탁에 올리는 음식도 예쁜 그릇에 색에 맞춰 담는다면 아이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색감을 익히게 될 것이다. 따로 미술에 대해 고민하거나 공부하기보다는, 엄마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아이에게 알려준다면 아이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색들을 정리하면서 스스로 색감을 기르게 될 것이다.

▲ 리틀 필링스(러시아)

 


◇국내 제작 불가한 '베이비드라마'극, 꼭 보길!

-많은 분들이 공연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

해외 나가서 공연을 보기 어렵다.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1년 단 한 번 해외작이 초청되니 이때 꼭 와서 보길 바란다.

베이비드라마의 경우, 국내에서 거의 볼 수 없다. 국가의 지원 없이 베이비드라마가 만들어지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극 특성상 인원이 30명 이하여야 하는데 티켓값만 수익으로 해 극을 만들 수 없다. 연극은 음향, 조명, 무대 등 많은 요소를 필요로 하지 않은가? 단 한 번 국내에서 올려질 이번 공연을 관객들이 지나치지 말고 찾아와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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