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례, 변옥순 위탁모의 사랑 이야기
[인터뷰] 이종례, 변옥순 위탁모의 사랑 이야기
  • 송지나
  • 승인 2014.07.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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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탁모 이종례 씨가 아이를 안고 꽃 사이에 앉아 사진을 찍고 있다.(제공=이종례 씨)

 

"위탁모를 맡고 행복해졌어요"

위탁모 이종례 씨(57)는 1993년 12월부터 위탁모 활동을 시작해 지난 6월 26일 대한사회복지회로부터 위탁모 20년 근속상을 받았다. 그는 남편과 같이 살고 있으며 장성해서 결혼한 아들 둘을 자녀로 두고 있다.

이종례 씨는 워낙 아이를 좋아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당시 동네 친구가 위탁모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 등교 후에는 친구 집에서 아기 돌보는 것을 도울 정도였다. 남편도 아이를 무척이나 좋아해 위탁모를 시작하게 됐다.

위탁모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이종례 씨의 가족들은 모두 좋아했다. 다만 8남매를 키우셨던 친정어머니가 아이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며 걱정하셨으나 어려운 아이들 사정을 듣고는 격려해주셨다. 지금은 가족들 모두 집 밖에 있을 때면 전화해서 아이 안부를 먼저 묻는다. 또 아들들이 얼마나 아이를 잘 보는지 웬만한 초보 엄마보다 나을 정도라고 한다.

이 씨는 아기를 키우면서 아기가 ‘엄마, 엄마’하고 재롱부릴 때 가장 사랑스럽다며 웃었다. 아기가 예쁜 짓하고 율동을 하면 가족들이 얼마나 많이 웃는지 모른다. 아기 때문에 많이 웃게 돼 아이와 함께하면 늘 기쁘다고 말했다.

물론 위탁을 하면서 마음이 아플 때도 있다. 아이가 아프면 대신 아파줄 수 없어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다. 다리에 장애를 가진 아기를 키운 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늘 제 자식이라고 생각했고 남의 자식이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그래서인지 아픈 손가락이었던 그 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특히 아기를 입양 보낼 때는 항상 고통을 느낀다. 가슴에 덩어리가 치밀어 오르고 몇일동안은 가슴앓이를 한다. 첫 아기를 보냈을 때는 너무 고통이 심했으나 지금은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주고 아이가 좋은 부모를 만났으니 축복해주자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래도 아이와 이별하고 난 다음에 허전함이 찾아오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그래서 바로 또 다른 아이를 위탁한다고 했다.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기가 없으면 허전하고 아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아이와 떨어질 수 없다고. 또 입양 보낸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보람이 위탁모를 계속할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조금이라도 아이한테 사랑을 주면 아이가 더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위탁모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아이가 없으면 그의 마음이 허전해서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위탁모의 나이제한인 70세까지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는 위탁모는 아이를 제 자식같이 사랑해서 아기가 좋은 부모님을 만날 때까지 사랑으로 돌봐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탁모를 하려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가족들이 모두 똑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사랑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위탁모 변옥순 씨가 아기 돌잔치에서 아이를 안고 사진을 찍고 있다.(제공=변옥순 씨)

 


‘내 아이들 키울 때도 이렇지 않았다’
오는 12월이면 위탁모 7년차가 되는 변옥순 씨(47)는 자녀가 고등학생이 됐을 때 할 일을 찾기 위해 구인광고지를 보다가 위탁모 모집광고를 발견하고 직접 연락해 위탁모를 시작하게 됐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TV에서 위탁모 관련 방송을 보고 아이들이 크면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변 씨가 위탁모를 하기 위해 가족들에게 설명했을 때 그의 가족들은 흔쾌히 찬성했다. 차라리 직장을 다니지 그러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행히 주변사람들 모두 찬성했다.

변 씨는 아이들이 항상 예쁘고 귀엽기만 하다. ‘내 아이들을 키울 때도 이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기들이 무지 예쁘다. 아이들도 분명 처음 치아가 나고 걸음마를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도 아기들을 키울 때마다 유치가 나고 첫 걸음을 뗄 때 정말 신기하고 새롭다.

하지만 아이가 아플 때면 마음이 찢어지듯 아프기도 한다. 감기가 심해지거나 어딘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병원에서는 다른 사람이 봐주기 때문에 떨어져 지내야 한다. 병원에 가서 볼 수 있지만 잠깐 보고 돌아오면 아이가 엄마를 더 찾아 아이도 봐주는 사람도 힘들까봐 자제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를 입양 보낼 때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처음이나 지금이나 힘든 것은 똑같다고 한다. 아이가 결연됐다는 연락을 받으면 마음이 쿵 내려앉고 조바심이 난다고. 아이를 입양 보내고 나서 시간이 지나도 정말 보고 싶고 한 번만 안아보고 싶은 때가 찾아온다.

변 씨는 이런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바로 다른 아기를 위탁한다고 말했다. 아기를 키우다 보면 그 아기한테 정을 붙이고 집중하게 된다. 변 씨는 이래서 위탁모를 계속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한다. 물론 아이를 키운다고 해서 보낸 아이들이 아예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리워지기도 하고 잘 자라고 있나 궁금해 하고, 길에서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보면 늘 생각난다고 한다.

특히 아픈 아이들이나 오래 입양이 되지 않아 위탁기간이 길었던 아이, 입양보낼 때 안 떨어지려고 많이 울던 아이들은 더 기억에 많이 남는다. 돌 지나고 입양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입양갈 때 많이 울었다. 그 아이를 보내고 난 후엔 비행기만 봐도 눈물이 났다.

이런 이별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위탁모를 계속하게 되는 건 아이 키우면서 힘든 점보다 좋은 점이 더 많아서인 것 같다. 또 집에 아기가 없으면 마음이 허전하고 집도 텅 빈 느낌이다. 아마 지금까지 아이들이 없었다면 나도 주부우울증을 겪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혼자 있으면 내 자신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위탁모는 아이들을 ‘내 아이’라고 생각하고 사랑으로 키우는 사람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위탁모를 할 수 있다. 다만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만 각오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가족들이 아이를 더 예뻐하면 좋을 것 같다. 가족들이 더 좋아하면 아이를 돌보는데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많은 주부들이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다 우울증에 걸린다. 그런 엄마들에게 위탁모를 추천하고 싶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이 덕분에 많이 웃게 되고 자신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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