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장항지구 행복주택부지, 매립 폐기물 확인
고양시 장항지구 행복주택부지, 매립 폐기물 확인
  • 채민석 전문기자
  • 승인 2020.10.1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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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LH 자체 실시 지반조사에서 대량의 폐기물 발견
“고양장항지구 지하 수백만톤의 폐기물 매립” 힘 실려
시민단체 “LH는 성토공사 중단하고 전면적 조사하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폐기물 매립’이 확인에도 고양장항지구에서 성토 등 부지조성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해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를 진행하는 LH 현장사무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폐기물 매립’이 확인에도 고양장항지구에서 성토 등 부지조성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해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를 진행하는 LH 현장사무소.

[베이비타임즈=채민석 전문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에 “수백만톤의 폐기물이 매립됐다”는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13일 자체 실시한 지반조사에서 대량의 매립 폐기물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총 1만4000 가구를 짓는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행복주택이 거대한 폐기물 더미 위에 세워질 위험성이 현실화됐다.

또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 폐쇄된 1993년부터 1997년까지 5년간 약 200만톤의 산업용 폐기물과 생활 쓰레기가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일대에 매립됐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더해졌다.

시민단체는 “LH는 고양장항지구 성토 및 택지조성 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고양시 주도의 대대적인 폐기물 매립 조사에 협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LH는 13일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땅속에 실제로 폐기물이 매립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형 굴착기를 동원해 일부 지역에 대한 지반조사에 나섰다.

이날 실시된 조사에서 일부 지역의 지하에 썩지 않은 비닐과 건축자재 등 폐기물이 대량으로 매립된 흔적이 발견됐다.

조사를 참관한 전문가는 “굴착 과정에서 발견된 폐비닐 및 지질을 확인한 결과 폐기물이 매립된 것이 맞다”고 밝혔다.

LH가 그동안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에 매립된 폐기물이 없다”고 고양시와 고양시의회, 언론에 주장해 온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고, 고양시민을 우롱하는 ‘속임수’를 썼음이 드러난 것이다.

LH는 최근 고양시의회에 제출한 ‘장항동 행복주택부지 폐기물 논란에 대한 LH의 공식 입장 보고서’에서 “장항지구 착공 이전 지반조사 및 착공 이후 추가 지반조사 시 폐기물 존재 여부를 확인하였으나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LH는 이어 “장항지구 관련 폐기물 논란이 최초 언론 보도(베이비타임즈) 등으로 가시화된 시기는 공사 착공 이후로, LH가 장항지구 부지 내 폐기물 논란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베이비타임즈 2020년 9월 10일자 [고양시 장항동 행복주택, 폐기물 더미 위 건축 ‘의혹’] 기사 참조>

LH의 이날 자체조사는 베이비타임즈의 ‘장항지구 대규모 폐기물 매립’ 보도와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본부장 고철용)의 철저한 지반조사 요구에 따른 고양시의 대대적인 지반조사를 하루 앞두고 실시됐다는 점에서 ‘은폐 의혹’까지도 제기된다.

LH가 “고양시의 공식적인 지반조사에 앞서 먼저 파봐서 문제가 있는 지역은 피하고, 문제없는 지역에서만 민관 합동조사가 진행되도록 ‘꼼수’를 부리려던 것 아니냐”하는 의심을 받기 충분한 행위를 했다는 지적이다.

고양시는 14일 오후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담당 부서인 도시정비과, 자원순환과, 일산동구청 환경녹지과 관계자와 고양시민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장항지구 행복주택부지에 폐기물이 매립돼 있는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다.

이와 관련, 고철용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장은 “고양장항지구 50만평 지하에 200만톤의 폐기물이 매립됐다는 주장에도 LH가 KCC건설에 하도급을 줘서 부지 평탄작업을 강행해온 것은 ‘폐기물 은폐’를 시도한 것”이라면서 “고양시는 폐기물 매립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매립 폐기물 처리를 고양시민들과 함께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LH가 13일 실시한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일부 지역에 대한 지반조사에서 지하에 썩지 않은 비닐과 건축자재 등 폐기물이 대량으로 매립된 흔적이 발견됐다.
LH가 13일 실시한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일부 지역에 대한 지반조사에서 지하에 썩지 않은 비닐과 건축자재 등 폐기물이 대량으로 매립된 흔적이 발견됐다.

앞서 베이비타임즈는 9월 10일 LH가 ‘폐기물 매립’ 주장을 묵살한 채 고양장항지구에서 성토 등 부지조성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행복주택이 거대한 폐기물 더미 위에 세워질 위험이 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폐기물업계에 따르면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고양시 동구 장항동 일대에 지난 1993년부터 건축폐기물 등 특정 폐기물이 지하 3m~5m 깊이로 약 200만t 정도 매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장항동 일대에 폐기물 매립작업을 했던 한 폐기물업체 관계자는 “난지도에 버리지 못한 쓰레기와 산업폐기물이 고양시 장항동 일대 논에 대거 매립됐다”면서 “정부와 고양시가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한 50만평 부지의 70~80% 지역에 폐기물이 매립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990년대 초부터 5년 동안 장항동 일대에 매립된 폐기물은 덤프트럭으로 10만대 분(약 200만t)은 될 것”이라면서 “폐기물 매립으로 지목 변경이 됐기 때문에 현재 고양장항지구 내 밭이나 창고, 공장부지 아래에는 폐기물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156만2123㎡에 신혼부부 2000가구, 사회초년생 2000가구, 대학생 1500가구 등 행복주택 5500가구를 포함해 공공주택 1만400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2016년 4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고 2018년 4월 지구계획이 승인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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