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공감] 사교육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워킹맘 공감] 사교육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10.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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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최근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교육정보를 주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 교육전문기자라는 이력을 살려, 교육고민을 대신 물어보는 기자라는 의미로 ‘교육대기자tv’로 채널명을 정했다. 아직 채널 오픈 초기임에도 반응이 정말 뜨겁다. 엄마들이 얼마나 교육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는 중이다.

엄마들의 교육고민을 물어보는 인터뷰 채널인 만큼 교육계 리더를 정말 많이 만난다. 교육 분야의 교수님부터 교사, 대치동 학원가 원장님까지 다양한 교육전문가들을 찾아가 인터뷰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저마다 경험과 전공분야가 다름에도 이분들의 조언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일단, 요즘 학부모들의 교육 수준이 이전보다 훨씬 높고 교육에 대한 관심 또한 지대하다는 점이다.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들도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예컨대 입시설명회를 하면 예전에는 참가하는 아빠들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면 지금은 20~30%에 육박한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관심이 잘못된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점이다. 인터넷, SNS 등을 통해 다양한 교육정보가 넘치다 보니, 이러한 정보를 그대로 흡수해 아이에게 무조건 적용하는 경우다. 내 아이에게 맞는 정보를 잘 찾아서 취사선택을 해야 하는데, 무분별하게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교육정보를 맹신하고 아이에게 맞지 않는 행위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물론 우리가 학교 다닐 때와 지금은 입시정책, 입시제도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부모들이 공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전제돼야 할 것이 바로 아이의 상태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지금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떤 점이 강점인지를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같은 초등학생이라도 유학을 앞둔 경우와 국내에서 초중고를 다니는 것의 사교육 접근법이 달라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사교육을 많이 시킬 경우, 사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전문가들은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학원을 다녀온 이후라고 말한다. 배운 것을 반드시 복습하지 않으면 아무리 1타 강사의 수업이라도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아이가 학원 수업을 제대로 활용하는지 학부모가 학원비만 줄 것이 아니라 엄마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많은 가정의 경우 학원에 가기만 하면, 실력이 바로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엄마들이 가장 흔들리는 순간은 바로 옆집 엄마의 사례를 들을 때다. 옆집에 공부 잘하는 아이가 산다면 더욱 그렇다. 그 아이가 어떤 학원에 다니는 것을 알게 되면, 그 학원을 꼭 다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파고든다. 안 다니면 뒤처지는 것 같은 느낌까지 받는다. 다른 엄마들과 모임을 갖고자 것도 이러한 정보를 듣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교육정보에 누구보다 밝다고 자부하지만, 내 아이 앞에서는 흔들릴 때가 잦다. ‘이렇게 학원을 안 다녀도 될까?’ ‘지금이라도 대치동으로 이사 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한 번 들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 아이 앞에서 화를 내거나 조급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공통점 중에 마지막은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 아이들이 입시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자녀와의 관계가 좋아야 입시라는 살벌한 싸움에 맞서 계획을 세우고 전략을 제대로 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인터뷰를 위해 대치동에 다녀왔다. 우리나라 사교육의 메카라는 그곳은 사방이 학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학원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많은 아이가 다니는데 우리 아이는 안 다녀도 되는지 순간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다 이곳의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다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보내지는 않겠다고 차분히 생각하며 발길을 돌렸다.

 

<방종임 조선에듀 편집장>
공교육과 사교육을 막론한 교육전문기자다. 그러나 일곱 살, 두 살배기 아들 둘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며 아이를 맡아 돌봐주시는 친정엄마, 아이는 알아서 자라는 줄 아는 남편과 때론 웃으며 때로는 투닥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7년차 엄마다. 유튜브에서 ‘교육 대기자’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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